[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국내 게임업계 최대 행사인 ‘지스타’가 언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여느 해보다 올해 특히 지스타의 부족했던 점을 지적하는 기사가 많이 보인다. 아마도 PC온라인에서 모바일로 전환기를 거치다보니 이래저래 지스타에 허점이 많았던 탓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올해만큼은 지스타를 준비한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K-IDEA, 이하 게임협회)와 참가기업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쉽지 않은 대내외 여건 속에서 지난해 대비 전시 규모를 늘리고 관람객을 더 많이 유치한 것만 따져도 절반 이상의 성공은 이뤘다고 본다.
지난 2010년부터 지스타를 취재하고 있는 입장에서 오히려 올해의 경우 ‘잘 된 행사’라고 평가하고 싶다. 사상 최대 관람객이 방문했지만 이렇다 할 안전사고 이슈도 없었고 현장 통제도 잘 된 편이다. 부스도 역대 최대로 늘어났지만 예상과 달리 전시관이 더욱 넓어 보이기도 했다. 이는 게임협회가 전시 부스를 최대한 벽면에 붙이도록 업계에 주문한 까닭이다. 이 때문에 통로 폭이 확대돼 관람이 한결 수월했다.
또한 정작 있어야 할 게임사 부스는 적고 PC부품 업체들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는 비판도 있으나 이는 지스타가 가야할 방향 중 하나라고 본다. 앞으로 지스타는 게임업계 전후방 연관산업까지 같이 포용해 전시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어야 한다. 지스타가 더욱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이다.
올해 지스타에선 참가기업들도 새로운 시도를 했다. 그 중 넥슨이 모험을 했다. 수십억을 투자해 만든 300부스 중 100부스를 모바일게임으로 채워 전시에 나섰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모바일게임이 온라인게임 대비 전시 효과가 떨어진다는 업계 일각의 우려가 있었지만 현장에선 그러한 점을 느끼긴 어려웠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온라인게임 MXM(마스터엑스마스터) 출품과 블레이드&소울 뮤지컬 공연에 나서 지스타 전시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과 ‘게임 지적재산권(IP)의 다변화’ 측면에서 한 단계 발전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처럼 참가기업들이 전시문화의 변화를 이끌어냈고 올해 지스타는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이 때문인지 내년 지스타를 걱정하는 시선이 느껴진다. 올해 구세주 역할을 했던 넥슨이 내년에도 300부스 규모로 참가하리란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와 네시삼십삼분(4:33)의 참가 여부도 불투명하다.
이러한 전시행사의 핵심 경쟁력은 참가기업들의 면면이다. 게임쇼라면 어떤 신작들이 출품되는지도 중요할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해선 협회가 업계 구심점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올해 선임된 첫 상근협회장이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금처럼 모바일게임 전시 방법론에 대한 고민을 협회에만 떠넘기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 올해는 넥슨이 앞장서 모바일게임 전시 효과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도 했다. 올해 참가기업들이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듯이 내년 지스타에서도 발전적 변화가 있기를 기대해본다. 결국 지스타의 흥행은 업계가 의욕적으로 나서야 할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