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 한주엽 이민형기자] 삼성전자가 4분기 실적 전망치를 보수적으로 제시했다. 3분기와 같은 우호적 환율 영향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29일 이명진 삼성전자 IR팀 전무는 3분기 실적발표 직후 열린 컨퍼런스 콜을 통해 “3분기 영업이익은 긍정적 환율 영향으로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다”며 “긍정적 환율 효과는 약 8000억원 수준으로 부품 사업에서 주로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4분기는 이 같은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3분기 대비 실적은 둔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4분기에는 부품(DS) 부문 시스템LSI사업부, 소비자가전(CE) 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전무는 “시스템LSI는 14나노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공급 확대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성수기를 맞이하는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의 4분기 TV 판매량도 3분기(1100만대) 대비 40% 중반 수준(약 1595만대)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의 외부 판매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4분기에도 3분기와 같은 견조한 실적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IT&모바일(IM) 부문 내 휴대폰 사업을 맡는 무선사업부의 경우 4분기 판매량은 3분기 대비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수익성은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3분기 삼성전자의 휴대폰 판매량은 1억500만대였다. 두 분기 만에 분기 판매량 1억대 수준을 회복했다는 점에서 반등 조짐이 보인다는 평가도 나온다. 프리미엄폰을 통한 수익성 확보, 중저가 폰을 통한 점유율 수성이 향후 무선사업부의 실적을 가를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반도체 분야의 시설투자액이 올해보다 다소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 전무는 “시설투자 방향성을 지금 확실하게 말하기는 굉장히 어렵다”면서도 “반도체의 경우 내년 투자를 앞당겨 올해 집행한 것이 있어서 일부 감소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백지호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무는 “현재 가동되고 있는 공장으로도 내년 원하는 메모리 비트(bit) 성장을 충분히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발언을 놓고 “급격한 수요 증가가 없는 한 공격적인 증설은 없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이날 삼성전자는 3분기 매출 51조6800억원, 영업이익 7조39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 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4%, 7.18% 증가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8.93%, 영업이익은 82.93%나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은 시장의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당초 증권가에선 3분기 삼성전자의 매출을 50조원대 초반, 영업이익은 6조원대 중반 수준을 예상했었다. 삼성전자가 3분기 시장의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반도체 사업의 힘이 컸다. 원가 경쟁력이 높은 20나노 D램 비중 확대에다 미국 달러화의 강세 영향으로 반도체사업부는 분기 역사상 최대 영업이익 기록을 경신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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