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TV/AV

글로벌 TV업계 연간 출하 목표 줄줄이 하향… 신흥국 통화 약세 탓

* 8월 25일 발행된 <인사이트세미콘> 오프라인 매거진 9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인사이트세미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상반기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TV 생산 목표량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현지 통화가 미국 달러 대비 약세인 지역에선 물건을 더 팔아봐야 남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 업체뿐 아니라 소니와 파나소닉, 도시바와 같은 일본 업체들도 일제히 목표치를 하향 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일부 중국 업체들은 오히려 출하 목표치를 늘린 것으로 나타나 향후 경쟁 구도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글 한주엽 기자 powerusr@insightsemicon.com

신흥국 통화 가치 하락에 따른 여파로 상반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와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가 올해 출하량 목표치를 당초 대비 하향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와 브라질 등 미국 달러 대비 현지 통화 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한 지역에선 제품을 팔아봐야 손해를 본다. 따라서 이 같은 극약 처방을 내리지 않고서는 하반기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다. TV 업계는 그나마 시장 상황이 좋은 북미와 중국 지역을 중심으로 출하량을 확대하고, 4K 해상도(3840×2160)를 지원하는 울트라HD(UHD) 제품군 판매를 늘려 이익을 보전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둔 것으로 전해진다. 1분기와 2분기 내내 적자를 기록한 LG전자를 비롯해 소니와 파나소닉, 도시바 등 일본 업체들은 출하량 목표치를 대폭 삭감한 탓에 전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도 점쳐지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다르다. 환율 여파에도 아랑곳 않고 올해 공격적인 출하 목표치를 크게 손대지 않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주요 업체들이 출하 목표를 줄일 때 일부 중국 업체는 오히려 목표치를 늘려 잡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국 TV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자국 내수 시장을 탈피, 글로벌 무대로 영업 전선을 확대하고 있어 ‘클 수 있는 여지’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톱15 업체 올해 LCD TV 판매 목표 7.3% 하향

시장조사업체 IHS디스플레이서치는 지난 7월 말 완성품 및 패널, 부품 업계 등 TV 생산과 관련된 전 공급체인의 출하량 계획을 조사했다. 그 결과 글로벌 톱15 업체의 올해 액정표시장치(LCD) TV 예상 출하 총량은 4월 목표치(1억9990만대)에서 7.3% 하락한 1억8530만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삼성전자의 LCD TV 출하 목표치는 지난해 출하량(4890만대) 대비 12% 확대된 5500만대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상반기 TV 시황을 확인한 뒤에는 목표치를 10% 줄인 5000만대로 잡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중국 업체들의 해외 진출에 따른 점유율 감소를 피하기 위해 다소 공격적인 출하 계획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1분기 적자에 이어 2분기에도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던 탓에 이 같은 ‘중국 견제’ 전략은 내년 이후로 밀렸다는 것이 삼성전자를 잘 아는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LG전자도 출하 목표치를 낮춰 잡았다. LG전자는 올해 LCD TV 출하 목표치를 전년(3190만대) 대비 8% 증가한 3450만대로 정했으나 상반기 적자로 실적 결산을 마감한 뒤에는 이 수치를 8.6% 깎은 3150만대로 정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목표치는 전년 출하량 대비로도 1% 가량 적은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외에도 일본의 소니(1150만대), 파나소닉(630만대), 도시바(480만대)도 각각 당초 대비 21.5%, 10%, 12.7%씩 목표치를 낮춰 잡았다.

중국 업체들은 ‘강공’

한국과 일본 업체와는 달리 중국 업체들 강공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이른바 ‘중국 6대 TV 브랜드’로 불리는 TCL, 하이센스, 스카이워스, 창홍, 하이얼, 콘카의 출하 성장률 목표는 한국과 일본 업체들 대비 높다. 하이센스의 경우 목표치를 유지했고, 스카이워스와 하이얼은 오히려 올해 초 대비 목표를 늘려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유는 있다. 지속 성장세를 구가하던 중국 TV 업체들은 지난해 하이센스를 제외한 모두가 전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중국 내수 시장의 경쟁이 워낙 치열했기 때문이다. 중국 업체들은 최근 해외 사업을 확대하고 물동을 늘리기 위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도 늘리고 있다. 예컨대 중국 하이센스는 최근 북미와 남미 지역에서 샤프 브랜드를 사용키로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고 멕시코 소재 샤프 LCD TV 공장도 인수했다. TCL과 콘카, 스카이워스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도시바의 브랜드를 사용하기 위해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주엽 기자>powerusr@insightsemicon.com

디지털데일리 네이버 메인추가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