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긴급상황에서 구조가 필요한 사람에 대한 위치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구축된 ‘와이파이 위치정보 활용 플랫폼' 서비스가 정작 긴급구조기관인 119소방관서 전혀 사용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호준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국민의 안전과 긴급구조를 위해 26억원의 예산을 들인 ‘위치정보 활용시스템’이 건당 30원의 통신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를 두고 방통위와 각 지역별 소방본부가 협의하느라 1년을 허비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기지국을 활용한 위치정보는 긴급구조기관이 빠르게 확보할 수 있으나, 오차범위(150m~수㎞)가 커서 긴급상황에서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위치확인시스템(GPS)를 활용한 위치정보는 기지국 정보보다 정확도가 높지만 실내측위가 어렵고 대형건물 등 주변환경의 영향을 받는 경우 측위가 실패할 수 있어 한계가 있었다.
반면, 와이파이를 활용한 위치정보는 오차범위가 약 30~50m로 정확도가 높으며, 실외뿐만 아니라 지하공간이나 실내지역에서도 활용 가능하다. 따라서 경찰이니 소방관서에서 긴급구조나 응급상황에 활용하기 위해 방통위가 예산을 투입해 ‘와이파이 위치정보 활용 플랫폼’을 구축해왔다.
지난해 상반기에 시험운용을 거쳐 11월부터 긴급구조를 위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최근까지 112경찰기관만 사용하고 정작 긴급구조를 책임지고 있는 119소방은 각 지역 소방본부별로 조회 건당 30원의 통신비용 과금체계를 정하고 통신사 접속ID를 발급받느라 지난 1년간 서비스를 사용하지 못했다. 지난 9월말에서야 국회의 지적을 받고 와이파이 긴급구조 시스템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통신사들의 비협조도 문제로 지적됐다. 위치정보 플랫폼이 수익사업이 아니다 보니 통신사로서는 경찰이나 소방의 업무협조에 대해 소극적일 수밖에 없고 시스템 구축이 지연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정호준의원은 “정부기관 간에 고작 30원 통신비용 협의 때문에 1년간이나 국민의 안전과 긴급구호가 뒷전으로 밀린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며 “사업주관을 맡고 있는 방통위와 국민안전처의 업무협조가 아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위치정보 플랫폼 활용이 지연된 이유에 대해 방통위는 "119가 각 지자체 소속의 소방본부로 구성돼 지역본부별 연동규격 개발이 복잡했고 이통사와 119간 협의가 필요했기 때문"이라며 "플랫폼 활용시 건당 30원 비용 문제는 방통위가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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