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게임업계에 잊힐만하면 반복되는 분쟁이 있다. 개발사와 퍼블리셔(서비스사) 간 다툼이다.
이러한 다툼은 주로 잘 나가는 게임이 퍼블리싱 계약이 종료될 즈음 발생한다. 퍼블리셔는 계약 유지를 원하고, 개발사는 직접 서비스 또는 타 퍼블리셔와 새 계약을 맺기 원하기 때문이다.
큰 틀에서 보면 이번 분쟁도 마찬가지다. 티쓰리엔터테인먼트(대표 김기영, 티쓰리)와 와이디온라인(대표 신상철)이 온라인게임 ‘오디션’을 두고 충돌했다.
양사 분쟁은 지난 10년간 와이디온라인이 오디션 퍼블리싱을 했으나 티쓰리가 직접 서비스를 하겠다는 의중을 전달하면서 시작됐다.
갈등은 지난해부터 불거졌으나 이번에 티쓰리가 법적 조치를 언급하고 여기에 와이디온라인이 맞대응하면서 최근 양사간의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보통 개발사-퍼블리셔 간 분쟁의 핵심은 이용자 정보가 들어있는 ‘데이터베이스(DB)’다. DB 이전을 놓고 분쟁을 벌인다. 개발사 입장에선 DB를 가져와야 기존 서비스를 그대로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티쓰리는 오디션의 기존 DB를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와이디온라인에 전달했다. 자체 모객을 통해 독자 서비스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에 와이디온라인은 “티쓰리가 처음엔 DB 양도를 요구하다가 대가를 요구하자 기존 DB를 배제하고 새롭게 서비스를 개시할 것을 통지받았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계약서 상 DB가 ‘공동 소유’라고 명시된 점을 들어 일정 대가를 원하고 있다. 티쓰리가 DB 포기 시에도 와이디온라인이 대가를 요구할 수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와이디온라인은 DB ‘대가’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은 하지 않았다. 양사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진 지금 상황에서 재계약은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와이디온라인 입장에선 금전적인 보상을 원하는 것인데 금전의 액수 등 이 부분에서 대해선 와이디온라인이 “양사가 얘기한 바 없다”고 말했다.
티쓰리 측은 DB 공동 소유와 관련해 “계약서 상 내용이라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 향후 법정에서 다룰 문제”라고 말했다.
지금은 양사 대화가 중단된 상태다. 법적 검토를 거친 공문으로만 의사를 전달하는 수준이다. 양사 모두 비밀유지협약 상 계약서 전문은 공개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드러난 부분만으론 계약서 내용과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많아 업계에서도 양사 다툼에 대한 입장을 내놓기 꺼려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개발사와 퍼블리셔 분쟁은 양사 경영진이 직접 나서서 협의를 하거나 아니라면 소송에서 결론이 날 수밖에 없다”며 “각자가 실리를 취하려다보니 분쟁이 발발하는데 업계 입장에선 보기가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