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25일 발행된 <인사이트세미콘> 오프라인 매거진 7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중국 정부의 LCD 패널 자급률 확대 정책과 맞물려 중국 현지에 8세대급 이상의 대형 생산 라인이 연이어 들어서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편광판과 유리기판 업체들도 중국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 지금까지는 한국, 일본, 대만에 편광판 및 유리기판 제조시설이 몰려있었다면 앞으로는 중국 쪽으로 투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글 한주엽 기자 powerusr@insightsemicon.com
중국 내 8세대(2200×2500mm)급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공장이 연이어 가동되고 있다.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인 BOE는 지난 4월 충칭 B8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이 공장은 BOE의 세 번째 8세대 LCD 제조라인이다. BOE는 베이징 B4, 허페이 B5 공장을 각각 2011년 9월, 2014년 1월부터 가동하고 있다. CEC-판다도 지난 4월 난징 8세대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2011년 10월 선전에서 첫 8세대 공장(T1) 운용을 시작한 CSOT 역시 4월부터 선전 T2 8세대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수입산 대형 LCD 패널에 적용되는 5%의 관세를 피해가기 위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일찌감치 중국 내에서 8세대 공장을 운용 중이다. 삼성은 2013년 10월부터, LG는 작년 7월부터 공장 가동에 돌입했다.
증설 투자는 계속될 전망이다. BOE는 2018년 가동을 목표로 허페이 B9 10.5세대(3370×2940mm) 공장 및 푸저우 B10 8세대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CEC-판다 역시 청두에 G8 8세대 공장을 내년부터 신규로 가동할 예정이다. 저가 TV를 주로 공급했던 중국 현지TV 업체인 HKC는 최근 일본과 대만의 기술진을 대거 영입해 충칭에 신규 8세대 공장을 짓는다고 밝혔다. 지난 6월 18일 착공식도 마친 상태다.
중국 정부는 LCD 패널 자급률을 2014년 60%, 2015년 80%로 끌어올린다는 큰 목표를 세우고 관세 인상 및 패널 기업에 공동투자, 법인세 인하 등 각종 우대 정책을 펼치고 있다. 중국 내 8세대급 이상의 대형 LCD 제조라인이 연이어 들어서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CSOT의 모회사 TCL의 리둥성 회장은 지난 6월 미국 산호세에서 열린 SID 2015 기조연설에서 “2014년 중국의 TV용 LCD 패널 자급률은 54%로 향후 2년 내 80%까지 높아질 것”이라며 “2017년 중국 내에서 생산되는 LCD 패널 생산량은 한국과 맞먹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편광판, 유리기판 투자도 연이어
이 같은 상황은 LCD 패널 후방 산업계의 투자 방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LG화학과 삼성SDI가 중국에 편광판 공장을 증설키로 한 데 이어 미국 코닝과 일본 니폰일렉트릭글래스(NEG)도 최근 중국 현지에 대형 유리 기판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LG화학은 약 1억달러를 투자해 중국 난징 편광판 공장의 생산능력을 기존 4000만㎡에서 6400만㎡로 확대할 계획이다. LG화학 난징 공장에서 생산되는 편광판은 LG디스플레이(광저우)를 비롯, 중국 패널 제조사인 BOE(베이징, 충칭, 허페이 등), CSOT(선전)와 CEC-Panda(난징, 청두) 등에 공급될 예정이다. 지난 4월부터 투자를 시작했다. LG화학은 2003년 중국에 후가공 공정 진출을 시작으로 2012년에는 외국계 기업 최초로 난징에 편광판 일관생산 체계를 갖추며 현지 시장점유율 30%로 1위 자리에 올랐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면적 출하량 기준 세계 편광판 시장은 일본 스미토모(26.6%), LG화학(26.3%), 니토덴코(24.1%)로 한국과 일본의 3개 회사가 전체 시장의 77%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편광 필름 시장 규모는 지난해 3억1200만㎡에서 2020년에는 4억2500만㎡로 연간 6%씩 늘어날 전망인데, 중국 시장만 2020년까지 연평균 16% 이상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LG화학과는 달리 스미토모나 니토덴코와 같은 일본 업체들은 중국 현지에 공장을 짓는 데 회의적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따라서 이번 중국 투자가 완료되면 LG화학은 스미토모를 제치고 시장 1위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편광판 관세(6%)를 아낄 수 있어 중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 역시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후발주자인 삼성SDI도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최근 중국 우시시와 편광판 공장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삼성SDI(구 제일모직)는 지난 2007년 에이스디지텍을 인수하면서 편광판 사업에 뛰어들었으나 이른바 ‘돈 되는’ TV용 편광판 비중은 10%를 약간 웃도는 수준으로 낮은 상황이다. 이번 중국 투자가 완료되면 중국 내 대형 TV용 편광판 공급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디스플레이 유리기판 업체들도 편광판 업체들과 같은 이유로 중국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세계 1위 유리기판 생산업체인 미국 코닝은 최근 중국 충칭에 8세대급 유리기판 라인을 짓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2위권 업체인 NEG도 난징에 8세대 유리기판 사업에 투자한다고 최근 공식 밝혔다. 코닝, NEG와 함께 세계 3대 유리기판 업체로 손꼽히는 일본 아사히글래스도 중국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한주엽 기자>powerusr@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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