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결국 정치가 주파수 정책을 결정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6일 EBS에게도 700MHz 주파수를 할당하기로 했다. 전체 700MHz주파수 108MHz폭 중 40MHz는 이동통신용, 30MHz는 지상파 UHD방송용, 20MHz는 재난안전통신용으로 사용하게 됐다.
이에 따라 수년간 답보상태였던 700MHz 주파수 분배 문제도 일단락됐다. 하반기 이후부터는 주파수 경매 등 할당절차 진행 등을 비롯해 UHD 방송 서비스 등 실질적인 이용이 추진될 예정이다.
이번 정부의 700MHz 주파수 분배의 일등공신은 정치권이다. 하지만 국회 700MHz 주파수정책소위원회가 보여준 일방통행은 심각한 문제를 남겼다. 소위 위원들은 위원장 포함해 미방위 소속 여야 5인의 국회의원들로 구성됐지만 의견이 충돌한 적은 없었다. 모두 일방적으로 방송편을 들었기 때문이다.
미방위 소속 최원식 의원의 경우 700MHz 주파수를 이동통신용으로 배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주파수소위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위원들은 물론, 위원장까지 모두 일방적으로 지상파 우선 할당을 주장하는 인사들로 소위가 구성된 것이다. 위원들간 찬반토론이 성립될 수 없는 구조인 셈이다.
반면, 정부는 지난해 1년 넘게 주파수 연구반을 운영해 나름의 결과를 도출했다. 논쟁이 뜨거운 만큼 이례적으로 주파수 한 대역에 대한 경제적, 사회적, 재정적 효과 등 과거에 없었던 방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하지만 주파수소위는 이동통신에 높은 점수가 부여된 결과는 인정하지 않았다. 전세계 주파수 이용동향도 세계 최초 지상파 UHD 서비스에 묻혔다. 결국, 1년 넘은 연구와 토론 결과 도출된 결과는 정작 최종 의사결정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했고 세계에서 유례없는 700MHz 지상파 할당이라는 촌극이 성사됐다. 정치가 개입하지 않고 연구결과가 정책결정에 제대로 반영됐다면 700MHz 주파수 분배표의 모습은 지금과는 달랐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방송통신 정책과 관련해 김성철 고려대 교수는 “정치과잉”이라고 평가했다. 산업을 다루는 부처지만 지나치게 정치가 개입되고 있다는 얘기다.
통신업계는 아이러니 하게도 이번 분배안에 대해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광대역 이동통신을 위한 40MHz는 확보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미래부가 EBS에 주기 위한 700MHz 주파수를 마련하기 위해 이동통신에서 10MHz를 제외할 수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며 “보호대역에서 1개 채널을 찾아내 다행”이라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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