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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BPR·차세대’ IT 현안속…주목받는 우리FIS의 역할

<인터뷰> 우리FIS 김종완 대표(사진)

“우리은행과 우리FIS 합병 여부, 올해 상반기중 결론 예상”

“2기 차세대시스템 컨설팅은 순수하게 합리적 대응방안을 알아보겠다는 것”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우리FIS는 지난 15년간, 우리은행을 비롯해 우리금융그룹 소속 계열사들의 IT아웃소싱을 전담해왔다. 2000년대 초, 금융지주회사 체제가 처음 등장했을 당시부터 금융그룹의 IT자원을 한 곳에 모아, 제공하는 셰어드서비스센터(SSC)방식의 가장 클래식한 모델로 손꼽힌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우리금융 민영화 스케줄에 따라 광주, 경남은행, 우리아비바생명 등 우리금융 소속 계열사들이 차례로 매각되면서 우리FIS의 역할도 자연스럽게 우리은행의 IT지원조직으로 조정됐다.

지난해 12월, 우리FIS는 우리은행 IT자회사로 소속이 변경됐으며, 이후 다시 우리은행과의 합병 스케줄이 공식화된 바 있다. 우리은행 IT부서로 흡수되는 것.

하지만 당초 합병이 예상됐던 지난해 12월 이후부터 현재까지 우리은행과 우리FIS의 합병 논의는 잠정 중단된 상태다.

‘다양한 IT환경의 변화가 예고돼있는 만큼 합병을 서두르기보다는 우리은행의 IT경쟁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IT거버넌스를 다시 한 번 따져보자’는 은행 최고 경영진의 판단이 작용한 결과다.

이에따라 현재 500여명 규모의 우리FIS는 기존대로 우리은행의 IT 실행조직의 역할을 맡고 있다. 외부 IT업체가 선정되겠지만 올해 우리은행의 주요 IT프로젝트들은 실질적으로 우리FIS가 주도적으로 실행에 옮겨야한다.

이와관련 우리FIS를 이끌고 있는 김종완 대표(사진)은 “(우리은행과 우리FIS 합병 여부와 관련) 올해 상반기중으로 결론이 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컨설팅을 통해 우리은행에 가장 효율적인 IT경쟁력을 창출 할 수 있는 방안에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함께 김 대표는 우리은행의 디지털 BPR 프로젝트, 2기 차세대전산시스템 추진 여부, 인터넷 전문은행 대응 등 관련 IT업계의 관심이 높은 주요 IT 현안들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우리은행 13년만에 전사적으로 추진하는 BPR 프로젝트에 대해 김 대표는 “컨설팅 결과가 나와봐야하겠지만 전자문서, 모바일, 스마트금융, 혁신적인 채널 전략 등을 고려한 미래형디지털 뱅크’구현에 초점이 맞춰지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우리은행 디지털 BPR 프로젝트는 수백억원대의 IT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사업으로 관련 IT업계의 관심이 높다. 현재 3개월 일정으로 PwC가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또 우리은행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와 관련해서는 “20186, IBM과의 OIO계약이 만료되기 3년을 남겨놓은 시점에서 순수하게 우리가 선택해야할 방향과 합리적 대안이 무엇인지 실무적으로 한번 알아보자는 차원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김 대표는 금융권에서 논의중인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에 대해서는 “경쟁력있는 금융상품을 제시한다면 인터넷전문은행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인터넷전문은행 모델이 성공할 수 있다면 이는 궁극적으로 은행권의 점포전략 혁신, 나아가 우리나라 금융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대표는 국내 e금융분야의 최고 전문가중 한 사람으로 손꼽힌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김대표 스스로가 오래전부터 마음속으로 꿈꿔왔던 모델이다. 실제로 김대표는 이미 지난 2009년에‘인터넷 전문은행’논문으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다음은 김종완 대표와의 일문일답.

우리은행의 우리FIS 흡수합병 논의가 중단된 이유는 무엇인가? 금융권에선 우리FIS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많다.

“지난해 최고 경영진이 새롭게 구성되면서 전사적으로 한번 더 재검토해보자는 견해가 있었던데다 핀테크, 스마트 디지털뱅크, 우리은행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 인터넷전문은행 등 다양한 IT 핵심 이슈가 제기된 상황이다.

우리은행과 우리FIS의 합병이 과연 IT부문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도출할 수 있는 방안이냐를 보겠다는 것이다. 어떤식으로든 한 번 방향을 잡아버리면 바꾸기 힘드니까 차분하게 검토해보자는 것이다.

또한 IT환경의 변화가 요동치고 있는 상황이기때문에, 금융IT 환경 변화에 따른 IT거버넌스의 재정립을 어떻게 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지도 고민하고 있다. 물론 올해 상반기까지는 결론이 나올 것이다. 그리고 올해 하반기까지 합병여부를 포함해 우리FIS의 역할이 정해질 것이다.

만약 검토결과 합병이 안된다면 지금처럼 우리은행의 IT아웃소싱 조직의 역할에 충실하게 되지 않을까 본다. 또 당초 예정했던대로 흡수된다면 기존 직원들은 우리은행으로 소속이 전환되고 우리FIS는 IT자회사로 남아 KB데이타시스템, 신한데이타시스템처럼 인력소싱을 하는 역할로 전환될 것이다.”

▶우리FIS가 우리은행 IT아웃소싱 자회사의 역할을 계속 맡게되는 것이 현행 금융감독 규정상 가능한가?

금융기관 100% IT자회사는 이 규정과 관계가 없다. ITO 비율 준수규정에 해당되지 않는다. IT자회사의 인력도 은행 인력으로 간주되고 있다. 현재로선 우리은행의 IT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우리FIS의 역할을 고민하고 있다.”

▶광주은행, 경남은행이 매각되면서 지난해까지 우리FIS 내에서 두 은행의 IT지원업무를 전담했던 직원들이 모두 떠났다. 우리FIS 내부의 최근 분위기는 어떤가?

“생각했던것보 별다른 동요없이 잘 운영되고 있다. 민영화에 대비해 미리 미리 대응한 결과가 아닌가 싶다. 그동안 우리FIS 내부에서는 200~250명 가량이 이미 광주은행 업무팀, 경남은행 업무팀으로 구분, 대비해왔었기다. 때문에 소속전환으로 인한 충격은 없었다.

그리고 우리FIS 설립때 광주은행에서, 경남은행에서 왔던 인력들이 다시 돌아가는 상황이다.때문에 기존 경남, 광주은행 소속 멤버들은 소속전환 결정에 큰 어려움이 없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젊은 직원들의 경우 광주은행, 경남은행으로의 소속전환에 고민이 있었지만 한편으론 IT자회사가 아닌 경남, 광주은행 소속으로 전환하는데 따른 메리트도 분명히 있기때문에 서로 합리적 선택을 했다. 때문에 서로 좋은 기억을 떠났다.”

3년뒤 IBM OIO 계약 만료에 대비해 준비하고 있는 우리은행 차세대시스템 컨설팅의 의도에 대해 설명해 달라. 지난해 KB국민은행의 사례와 비교해 무엇이 다른가?

“무슨 의도를 가지고 컨설팅을 진행한다는 것은 잘못된 표현이다. 지적했다시피 오는 20186월에 IBM과의 OIO 계약이 만료된다. 이에 앞서 우리은행 차원에서는 당연히 여러가지 상황을 염두에 두고 현재의 시스템의 발전방향을 고민해야한다.

우리은행 차세대시스템은 2004년에 오픈했는데, 이미 사용기간이 11년이 지났다. 시기적으로도 이제 2기 차세대시스템 사업을 구상할 때가 됐다. 아직 방향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2기 차세대시스템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대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다른 은행들의 사례도 참고할 것이다.”

▶차세대시스템 추진과 관련, 우리은행이 앞으로도 IBM 메인프레임을 유지시킬것인가의 여부가 관심이다. 어떤까?

“순수하게 접근해야 한다. 앞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여러 가지다. 다시 빅뱅방식으로 할 것인지 일부만 바꾸는 스몰 체인지를 할 것인지, 또 특정업무만을 선택해 시차를 두고 단계적으로 할 것인지 상황에 맞는 선택을 할 것으로 본다. 어떤 선택을 하든 투명하고 객관성을 확보한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은행에 맞는 가장 최적화된 IT 방향성을 찾는 작업이 중요하다. 현재 우리은행과 우리FIS가 관련 임원급 실무자로 TF를 구성해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민영화 이슈를 계속 안고 있지만, 우리은행의 IT투자는 다른 은행들에 비해 역동적으로 진행되는 느낌이다. 금융 IT업계에서 ‘디지털 BPR’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이 높다.

“PwC하고 컨설팅이 3개월 일정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컨설팅 결과가 나와봐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프로젝트는 늦어도 올해 9월전에는 시작되지 않을까 싶다. 비용도 많이 들어갈 것으로 생각되지만 기본적으로 전 점포의 하드웨어를 완전히 바꾸는 것은 좀 앞서나가는 예상인 것 같다. 디지털BPR 프로젝트의 핵심은 우리은행이 지향하는 스마트 디지털뱅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전자문서, ODS, 모바일 등을 활용한 스마트화의 강화가 예상된다. 문서를 스캔해 업무프로세스 효율성을 중시했던 기존 BPR 시스템과는 달리 디지털 BPR에서는 영업력을 강화하기위한 스마트 디지털뱅크 구현에 중심이 실릴 것으로 본다.”

▶최근 은행권에서는 ‘셀프뱅킹’확대 등 점포전략 혁신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e금융 전문가로써 미래형 점포전략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사실 셀프뱅킹의 개념은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많이 나왔다. 점포의 기능을 어떻게 유연화시킬 것인가에 은행들의 관심이 높다. 이는 분명한 방향성이 있다. 그러나 과연 국내 은행들이 얼마나 과감하게 시도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개인적으론‘스마트워킹존’(Smart Working Zone)을 주목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스마트워킹존을 활용한 좋은 사례가 있다. 화상시스템 등을 활용해 비대면거래로 가능한 것은 최대한 비대면 채널로 처리하되 실질적으로 창구 직원의 도움이되는 업무만 창구로 유도함으로써 점포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동시에 높이는 전략이다. 물론 이제는 직원이 자리에 앉아서 고객이 점포를 방문하기를 기다리는 시대는 지났다. 모바일과 태블릿 등 스마트금융 채널을 활용한 ODS(아웃도어 세일즈)가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고, 이 부분을 활성화시키기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조만간 인터넷 전문은행이 출범하게되고, 본인실명 확인을 비대면채널을 통해서도 가능하게된다면 금융권에 상당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인터넷 전문은행을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신데, 인터넷 전문은행이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는 요인은?

“과거 1990년 중후반 인터넷은행이 미국, 일본이 처음 만들어 졌을때를 생각해 보자. 지금과는 완전히 상황이 달랐다. 그때는 금융서비스의 수준을 떠나서 인터넷이란 혁신적인 도구로 뱅킹을 한다는 것, 그 자체가 차별화 요소였다. 인터넷은행 모델 초기, 일본의 세븐뱅크는 단순히 수수료사업만으로 큰 돈을 벌었다.

그러나 한국은 상황은 그 자체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 이미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등 전자금융의 편리성이 너무 잘돼있기 때문이다. 결국 인터넷전문은행도 금융상품의 경쟁력을 갖추지 아니면 성공할 수 없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저렴하고 경쟁력있는 금융상품을 제시하기위해서는 내부적으로 판관비 등 기타 부대비용을 줄여야만 한다. 이같은 비용절감을 위해서는 채널, BPR등 모든 프로세스와 금융서비스를 디지털화해야 한다. 전사적 경영목표의 코어 키워드를 디지털 스마트뱅크로 잡아야한다. 이 방향에서 모든 프레임웍이 맞춰져야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도입됨으로써 우리나라의 금융환경에 큰 변화를 줄 것이다. 비용효율적으로, 점포효율성을 더 강화하는 쪽으로, 고객서비스의 업그레이드, 기존 오프라인 제도권 은행들의 변화를 촉진시키는 매개체가 될 것이다.”

▶경쟁력있는 인터넷 전문은행의 등장, 기존 은행권의 점포전략은 어떻게 변할것인가?

“요즘에 앞으로 5~6년뒤 은행점포가 어떻게 바뀔까를 놓고 지인들과 얘기를 많이 나눈다. 과거에 은행 점포는 로케이션의 문제였다. 그러나 지금은 점포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내방하지 않는 고객을 어떻게 공략할 것인가. 비대면채널 전략이 구조적으로 중요해졌고, 그래서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새로운 영업력 강화전략이 필요하다. 빅데이터가 받쳐져야 ODS 등 스마트금융 채널도 위력을 발위하게 된다.

지난 2001년, 우리은행 e비즈사업부장으로 재직할 때 온라인 슈퍼마켓을 만든적이 있다. 그런데 활성화가 잘안됐다. 지금도 거의 모든 은행들이 온라인에서 금융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그런데 여전히 잘 안팔린다. 이는 본질적으로 상품의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점에서 온라인 다이렉트보험의 급성장, 키움증권의 사례 등 보험, 증권의 좋은 성공사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인터넷 전문은행들도 이러한 편리성과 상품경쟁력을 동시에 갖추게 되면 분명히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고용문제와 같이 논의하기에 불편한 측면도 있다.

“인터넷 전문은행에 개인적으로 상당히 관심이 많았다. 2000년 우리은행 e비즈사업부장 당시, 비대면채널로도 사이버채널이 가능하다는 것을 경험했고, 2003년 모바일뱅킹이 가능해졌을때 내손안의 뱅킹도 가능하다는 것을 경험했다. 그리고 이제는 폭발저긴 스마트뱅킹의 시대로 진입했다.

우리나라에서 인터넷 전문은행의 설립과 관련 그 동안 두 번의 시도가 있었지만 모두 무위에 그쳤다. 그러나 이제는 방향성을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본다. 인터넷 전문은행의 성공여부는 고객의 전환의도(Switching Intention)가 가장 핵심이다. 고객이 오프라인 은행에 비해 편리할 것 같다, 비용이 저렴할 것 같다, 안전할 것 같다하는 신뢰감을 주면 인터넷 전문은행으로 전환하게 된다.

인터넷 전문은행이 출범하면 기존의 오프라인 점포의 직원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에 고민이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인터넷 전문은행이 육성되면 기존 점포는 ODS 기능을 확산시키고, 궁극적으로 1인당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재조정되는 과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오프라인 점포의 직원들이 기존보다 더욱 생산성 높은 역할을 맡게된다면 이는 국가적으로 금융산업 경쟁력을 키우는 방향이 될 것으라고 생각한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리테일(소매금융)쪽에서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본다. ”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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