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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주파수 700MHz, 결국 누더기 주파수되나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황금주파수로 700MHz가 누더기 주파수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통신과 방송업계간 힘겨루기가 지속되면서 양측을 모두 만족시키기 위한 고육책이 나오고 있지만 어느 한쪽도 제대로 만족시키지 못하는데다 효율적 활용도 측면에서도 낙제점 수준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14일 정부 및 국회에 따르면 700MHz 주파수 활용과 관련해 광대역 이동통신용 40MHz폭, UHD방송용으로 4개채널(24MHz폭)로 나누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700MHz 주파수 108MHz폭 중 용도가 확정된 것은 재난안전통신망 용도 20MHz(718~728MHz, 773~783MHz) 뿐이다.

남은 대역을 놓고 통신업계는 트래픽 폭증, 경제성, 주파수 국제적 조화 등을 이유로 재난망 이외 남은 대역 모두를 요구하고 있다. 방송사 역시 UHD전국방송을 이유로 9개 채널, 즉 54MHz(채널 당 6MHz)폭을 요구해왔다. 보호대역을 감안하면 사실상 남은 대역 전체를 쓰겠다는 얘기다.

업계간 다툼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미래부-방통위간 힘겨루기 양상으로까지 진행됐다. 여기에 국회가 끼어들면서 700MHz를 둘러싼 논쟁은 그야말로 점입가경인 상황이다.

소모적 논쟁이 지속되다 최근 미래부와 방통위가 통신과 방송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 그 결과 최근 유력한 방안으로 제시되는 것이 재난망 앞에 각각 2개 채널(12MHz)을 상하향식으로 배치하고 재난망 뒤에 이동통신 주파수를 상하향으로 각각 20MHz를 배치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설계할 경우 이동통신에서는 하나의 광대역 주파수를 확보하게 되고 방송용으로는 EBS를 제외한 지상파 방송사에 1개 채널씩 할당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주파수 효율성 측면에서 손실이 많다는 점이다. 일단 방송과 통신 주파수가 옆에 배치되면서 보호대역으로 손실되는 주파수가 무려 24MHz에 달한다. 지난 2011년 1.8GHz 주파수 20MHz폭 경매가격이 9950억원이었다. 단순하게 비교하기는 힘들겠지만 최소 수천억원에 달하는 주파수를 보호대역으로 낭비하는 셈이다.

또한 광대역 주파수를 확보하기 위한 이동통신 3사간 경쟁도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 최근 이동통신 경쟁 트랜드는 3밴드LTE 등 주파수 보유량, 폭에 따른 속도 경쟁이다. 예전에 비해 광대역 주파수 가치가 훨씬 높게 평가받고 있는 만큼, 과도한 경매가격으로 사업자, 이용자 모두 피해를 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방송 역시 만족스러운 안은 아니다. 다채널서비스(MMS) 등의 이슈 때문에 EBS는 일단 논의에서 배제됐다. KBS(1, 2), MBC, SBS가 각각 한개 채널을 가져가더라도 당초 주장했던 지역 지상파들의 자체 UHD방송은 어렵게 됐다.

이 같은 방안이 채택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당사자인 통신, 방송업계의 견해와 함께 그동안 일방적인 지상파 지원사격을 펼쳤던 국회 주파수소위원회가 어떻게 입장을 정리할지에 따라 700MHz 주파수의 향방도 결정될 전망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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