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유명 게임엔진(개발솔루션) 업체들이 속속 무료화를 선언했다. 게임업계에선 이름만 대면 알만한 에픽게임스(언리얼)와 유니티테크놀로지스 얘기다. 코코스랩이란 엔진 업체도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공짜로 풀어 이 같은 무료화 대열에 동참했다.
우리나라가 ‘온라인게임 종주국’으로 불리고 있지만 국외 유명엔진의 품질에 견줄만한 국산 엔진이 전무한 상황이다. 지난해 초 온라인게임의 꽃으로 불리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 특화됐다는 외산 엔진까지 국내 진출을 선언했다. 전 세계에서 국내 업체가 가장 잘 만든다는 MMORPG도 기반 기술은 외산 업체가 장악했다.
일부 국내 게임사는 자체 엔진을 운용 중이기도 하다. 하지만 상용제품으로 출시할 만한 품질엔 미치지 못한다. 사실 상용화 계획 자체가 없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직접 개발한 회사에서만 쓰는 엔진’인 셈이다. 국산 상용엔진 얘기는 2~3년 전부터 자취를 감춰버렸다.
게임 개발에 10년 이상 몸담고 있는 업체 대표는 “우리나라가 엔진을 만들 수 있는 역량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도 엔진 상용화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업체 대표는 “우리나라 전체로 보면 기초과학은 약하고 응용과학에 치우쳐져 있지 않나”며 “게임에서 보면 가장 기초 기술이 엔진기술인데 이를 집대성해서 상용화할 만한 회사도 문화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업계 내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상황인 가운데 지난 2012년 중국 텐센트가 의미 있는 소식을 전해왔다. 에픽게임스 지분을 인수한 것이다. 당시 어느 정도 규모인지 추측만 무성했는데 다음해 실적발표에서 투자 규모가 공개됐다. 텐센트는 3억3000만달러를 들여 에픽게임스 지분 48%를 확보, 최대주주에 올랐다.
지금 와선 당시 텐센트의 투자가 옳았음이 드러나고 있다. 그사이 에픽게임스의 언리얼엔진은 온라인게임 개발 분야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굳혔다. 대다수 유명 온라인게임은 언리얼엔진으로 제작 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들어 기술 종속, 플랫폼 종속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이를 감안하면 미래를 대비한 투자라고도 볼 수 있다. 텐센트가 보통내기가 아니란 점이 재차 증명된 셈이다.
국내에선 매년 입시철만 되면 우수 인재가 기초과학 분야보다 의대로 쏠리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른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기초과학의 미래가 걱정된다는 얘기는 해묵은 사안이 됐다.
이러한 현상을 게임업계 내에서 그대로 볼 수 있다는 점이 대단히 아쉽다. 이제 국내 업체들이 응용기술에 해당하는 게임 개발력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에 만족해선 안 될 것이다. 기반 기술의 역량 취약은 언젠가 경쟁력의 약화로 돌아올 수 있다. 당장 눈앞의 이익보다 미래를 내다본 투자가 절실한 시점이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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