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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 마케팅비 영향, 누구 말이 옳았나…통신사도 증권사도 ‘반반’

- 향후 마케팅비, 전체 휴대폰 시장 규모 및 전략 제품 따라 증감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시행 첫 분기 통신사 마케팅비는 증가했다. 하지만 2014년 4분기 통신사 마케팅비는 통신사 말이 맞았다는 것을, 또 증권사 말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가 아니다. 통신사는 그동안 한 사람에게 많이 주는 것보다 여러 사람에게 골고루 주는 비용이 더 든다고 주장했다. 증권사는 불법 지원금 경쟁을 덜 하니 비용을 아껴 이익이 급증한다고 예측했다. 작년 4분기 마케팅비를 뜯어보면 단통법은 예측 가능한 시장을 만들기 위한 것이었지 통신사 배를 불리거나 마케팅비를 요금인하로 돌리기 위한 법은 아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30일 KT를 마지막으로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 2014년 4분기 실적발표가 마무리 됐다. 통신 3사는 작년 4분기 2조1469억원의 마케팅비를 지출했다. 전기대비 4.7% 증가했다. 전기대비 SK텔레콤은 1.9%를 줄였지만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9.6%와 8.6% 증가했다.

3사는 사업구조가 다르다. SK텔레콤은 무선만, KT와 LG유플러스는 유무선 합산이다. 하지만 마케팅비 방향성은 무선이 결정했을 것으로 보인다. 유선사업을 하는 SK브로드밴드는 작년 4분기 928억원의 마케팅비를 집행했다. 전기대비 9.1% 늘었다. 그러나 작년 4분기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마케팅비를 더해도 전기대비 0.9% 감소했다.

작년 4분기는 단통법 시행으로 통신사 마케팅 환경이 변했다. 한 분기를 두고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단통법은 통신사 마케팅비를 줄이는 효과도, 늘리는 효과도 있다. 증감은 회사매출구조와 관련이 있다. 그래서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의 모습이 달라 보이는 것이다. 차이는 휴대폰 판매를 직접 하는가 아닌가에서 갈린다. 특히 작년 4분기는 애플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 여파가 컸다.

마케팅비는 통신사의 판매비와 광고선전비를 더한 값이다. 여기에 휴대폰 직접 유통을 할 경우 단말매출이익을 제한다. 단통법 시행에 따라 공시지원금 즉 보조금은 판매수수료에서 빠지고 대신 단말관련매출을 그만큼 적게 잡는 것으로 변경됐다. SK텔레콤은 휴대폰 직접 유통을 하지 않지만 KT와 LG유플러스는 본사가 그 일을 한다. 즉 KT와 LG유플러스는 휴대폰 장사로 돈을 남기면 마케팅비를 줄일 수도 돈을 남기지 못하면 늘어날 수 있는 셈이다.

SK텔레콤의 작년 4분기 마케팅비만 놓고 보면 단통법이 마케팅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조금 더 관측이 필요하다. SK텔레콤은 별도기준 작년 4분기 7583억원의 마케팅수수료와 576억원의 광고선전비를 지출했다. 3분기 대비 마케팅수수료는 1.8%, 광고선전비는 3.0% 감소했다.

SK텔레콤 황근주 전략기획부문장은 “단통법 시행으로 일시에 수익성 개선이 예상되지는 않지만 예측 가능성은 증가할 것”이라며 “전기대비 4분기 인당 기기변경지원금은 21.5%, 가입자당 모집수수료는 13% 상승했다”고 말했다. 결국 SK텔레콤의 마케팅비 감소는 전체 휴대폰 시장 축소에 따른 지원금 지출 규모 감소 때문이다.

작년 4분기 KT와 LG유플러스의 마케팅비는 통신사 재무건전성에 휴대폰 유통이 더 이상 긍정적 효과만을 주지 않는다는 증거다.

이들은 회계기준변경으로 판매수수료가 급감했다. 작년 4분기 KT의 판매관리비는 5923억원(별도기준)으로 전기대비 23.8% 떨어졌다. 같은 기간 LG유플러스의 판매수수료는 3580억원(연결기준)으로 전기대비 36.4% 하락했다. 양사모두 광고선전비는 소폭 상승했지만 판매비 감소가 워낙 커 전체 마케팅비는 내려갔어야 한다. 이 같은 수치가 나온 이유는 KT와 LG유플러스가 휴대폰을 팔아 손해가 난 탓이다. 작년 4분기는 제조사가 지원금을 분담치 않는 애플 제품 판매가 많았다.

LG유플러스 최순종 무선마케팅영업담당은 “작년 4분기 아이폰 판매량은 40만대 정도”라며 “삼성전자 LG전자 폰 구매자가 고가 요금제에 가입하는 비중은 55%고 아이폰은 80% 정도로 상대적으로 많은 비용을 쓰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작년 4분기 통신사 마케팅비는 단통법 시행 여파에 대한 통신사의 주장도 증권사의 주장도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는 것을 증명했다. 3사는 올해 아이폰 판매 전념 뜻을 내비췄다. 애플이 정책을 바꾸거나 통신사가 휴대폰 유통 정책을 바꾸지 않는 한 올해 통신사 마케팅비는 작년 4분기 수준 또는 이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 통신사가 유통점에 지급하는 수수료(리베이트)가 변수지만 큰 폭의 조정은 없을 것으로 여겨진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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