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연속 순손실·영업익 적자전환…채산 악화 자산 매각 악순환 반복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KT의 우울한 겨울은 언제 끝날 것인가. 수장을 교체했는데도 실적부진에서 빠져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대부분의 악재를 털어냈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황창규 대표가 KT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지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은 이제 2년 남았다.
30일 KT는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 별도기준 2014년 4분기 매출액 4조1601억원 영업이익 16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4.9% 전년동기대비 10.3%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91.7% 감소 전년동기대비 흑자전환이다. 2014년 한 해 매출액은 17조4358억원으로 전년대비 2.8% 하락했다. 영업손실은 7195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은 2013년에 이어 2014년도 지속됐다. 2014년 당기순손실은 1조1419억원이다.
KT의 부진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전임 이석채 대표의 실기로 롱텀에볼루션(LTE) 경쟁에 제때 뛰어들지 못한 것이 컸다. 유선 매출 하락은 시대의 흐름인데 무선 매출이 이를 제대로 메우지 못하고 있다. KT는 작년 8356명의 임직원을 1조2357억원을 들여 내보냈다. 사업부진과 일회성 비용이 겹쳐 어쩔 도리가 없었다. 문제는 이 구조가 반복된다는 점이다.
작년 4분기 무선매출 감소는 작년 말 결정된 2014~2015년 접속료가 영향을 미쳤다. 접속료 매출은 3분기 1758억원에서 4분기 632억원으로 59.7% 줄었다. 무선서비스 매출은 전기대비 11.8% 상승했지만 이 손실을 상쇄치 못했다. KT의 2014년 4분기 무선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은 3만5283원이다. 누적 가입자는 1808만명으로 전기대비 0.7% 전년동기대비 4.5% 많아졌다. LTE 가입자는 1081만명으로 전체 가입자 중 62.7%다.
유선매출은 이번 분기에도 400억원 가량이 사라졌다. 연간으로는 4300억원 정도가 날아갔다. 다만 기가인터넷 출시로 초고속인터넷 매출 하락 속도를 늦추는데 성공했다. 인터넷TV(IPTV)는 유선의 희망이다. 작년 4분기 미디어 매출액은 3435억원으로 전기대비 1.1% 증가했다. 희망이긴 한데 역시 상승 속도가 관건이다.
KT 전체 매출에 악영향을 끼친 것은 상품매출이 가장 크다. 하지만 상품매출 하락은 마케팅비 감소로 이어졌다. KT도 LG유플러스처럼 2014년 4분기부터 단말지원금을 영업비용에서 매출할인으로 회계기준을 변경했다.
그럼에도 불구 KT의 상품매출 및 이익은 경쟁사에 비해 효율이 떨어진다. 애플 ‘아이폰’ 비중이 높다는 이유로 설명이 안 된다. 이제 LG유플러스도 아이폰을 팔기 때문이다. KT의 작년 4분기 상품구입비는 8187억원 상품매출은 6395억원이다. 마케팅비는 8127억원을 썼다. 단말지원금을 주는 이유는 가입자 요금을 받아 내는 수익이 더 큰 탓인데 수지타산이 경쟁사에 비해 떨어진다. 스마트폰 등에 대한 도입과 판매, 금융비용 등에 대한 전반적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한편 올해 KT는 흑자전환은 분명하다. KT렌탈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이 유입되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KT렌탈 매각이익을 9000억원대로 추산하고 있다. 대신 연결기준 매출 하락은 불가피하다.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작년 KT렌탈 매출액은 7689억원이다. KT가 성장 동력을 회복했는지 여부는 이 영향을 제거하고 분석해야 한다. 흑자전환 자체보다 무선 경쟁력 확인이 필요하다. 채산이 악화되고 자산을 매각해 재무를 개선하는 패턴은 전임 대표시절부터 이어져왔다. 결국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다시 뛰더라도 뛴다. KT는 무선 ARPU가 경쟁사 수준으로 올라오는 것이 관건이 아니라 유선의 추락을 대체할 수 있는 속도로 증가하는 때가 경쟁력이 자리 잡았다고 볼 수 있는 때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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