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세계 최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및 통신 모뎀칩 업체인 퀄컴이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4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칩 판매는 견조함에도 불구 중국 정부의 반독점 조사가 실적 확대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퀄컴은 이 조사가 이뤄지는 동안 중국 내 신규 라이선스 계약이 지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감안해 내년 실적 전망치도 보수적으로 제시했다.
5일(현지시각) 퀄컴은 2014 회계연도 4분기(7~9월) 매출 66억92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략적 투자 및 인수합병(M&A) 등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비일반회계기준(Non-GAAP) 순이익은 21억4300만달러(주당 1.26달러)였다. 전 분기 대비 매출은 2%, 순이익은 13% 줄어들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이 3%, 순이익이 18% 늘었다. 이 같은 퀄컴의 4분기 실적은 증권가의 예상치(매출 70억2000만달러, 주당 순이익 1.31달러)를 밑도는 것이다.
부문별로는 칩 판매를 담당하는 퀄컴CDMA테크놀러지(QCT)의 매출이 48억49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 늘었다. 그러나 라이선스 사업을 맡는 퀄컴테크놀러지라이선스(QTL) 부문의 매출은 4% 줄어든 17억9500만달러에 그쳤다. 모바일 AP와 모뎀칩을 지칭하는 MSM칩의 4분기 출하량은 예상치에 부합하는 2억3600만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칩 판매는 견조했지만 라이선스 사업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퀄컴 측은 이날 실적 발표 자료를 통해 “중국 일부 업체가 라이선스 계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중국 정부의 반독점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신규 라이선스 계약도 지연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퀄컴이 지나치게 높은 특허 라이선스 비용을 받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일각에선 중국 정부의 이 같은 반독점 조사가 ‘라이선스 비용 협상 카드’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퀄컴은 이 때문에 2015 회계연도 1분기 및 연간 실적 전망치를 보수적으로 제시했다. 1분기 매출 전망치는 66~72억달러, 주당 순이익 전망치는 1.18~1.30달러다. 1분기 MSM칩의 예상 출하량은 2억5000만대~2억7000만대다. 2015 회계연도 전체로는 매출 268~288억달러, 주당 순이익 5.05~5.35달러를 제시했다. 이는 증권가가 추정한 예상치에서 한참 밑도는 수치다.
스티브 몰렌코프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에서 라이선스 사업과 관련된 문제가 있지만 롱텀에볼루션(LTE) 기술 리더십을 통해 전체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퀄컴의 2014 회계연도 매출은 264억9000만달러, 순이익은 90억300만달러, 주당 순이익은 5.27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과 순이익, 주당순이익 각각 전년 대비 7%, 14%, 17% 증가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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