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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 애플’ TSMC 3분기 사상최대 실적… 20나노 매출 비중 9%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가 ‘애플 효과’에 힘입어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TSMC는 애플 아이폰6 시리즈에 탑재되는 20나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A8 칩을 파운드리 공급하는 업체다.

19일 TSMC는 3분기 매출 2090억4900만대만달러, 영업이익 1055억7800만대만달러, 순이익 763억3500만대만달러(한화 약 2조68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은 각각 28.6%, 41.6%, 46.9%나 증가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전 분기 대비로도 매출은 14.2%, 영업이익은 19.4%, 순이익은 27.9% 늘어났다.

최대 실적을 경신할 수 있었던 배경은 고부가 20나노 칩 비중이 급격하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3분기 20나노 공정 파운드리 칩이 TSMC 매출에서 차지한 비중은 9%였다. 28나노의 경우 34% 비중을 차지했다. 28나노 및 20나노로 대표되는 차세대 미세공정칩의 매출액 비중은 절반에 가까운 43%였다고 TSMC 측은 밝혔다. 이는 전 분기 비중(37%) 대비 크게 증가한 것이다. 현재 TSMC의 20나노 공정으로 생산되는 칩은 애플 아이폰6 시리즈에 탑재되는 모바일 AP인 A8과 퀄컴의 카테고리6(CAT6) 고비 9x35 모뎀칩이 있다. 주파수 묶음(CA) 기술로 최대 40MHz 대역폭에서 300Mbps 다운로드 속도를 낼 수 있는 고비 9x35 모뎀칩의 경우 한국 등 통신 인프라가 구축된 일부 국가에 출시되는 스마트폰에만 탑재된다. 따라서 TSMC의 20나노 공정 비중이 이처럼 늘어난 배경은 애플 A8 칩 생산에 따른 수혜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애플 아이폰6 시리즈의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A8 칩의 고해상도 버전인 A8X가 최근 출시된 아이패드 에어2에 탑재되면서 4분기 TSMC의 애플 수혜는 극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로라 호 TSM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 실적발표 직후 열린 컨퍼런스 콜에서 “4분기 20나노 공정의 매출 비중은 20%를 상회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매출액 전망치 역시 최대치인 2170~2200억대만달러를 제시했다.

다만 TSMC의 이 같은 최대 실적 경신 행진은 내년 후반기에는 꺾일 가능성도 있다. 애플이 10나노대 AP인 A9을 생산하기 위해 삼성전자 및 글로벌파운드리(GF) 연합의 14나노 핀펫(FinFET) 공정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기 때문이다. TSMC는 애플 물량을 받아오기 위해 퀄컴과 미디어텍 등 기존 AP 고객사의 생산용량 확대를 일부 제한했었다. 이 때문에 퀄컴 등은 UMC와 SMIC 등 다른 파운드리 업체와 신규 공급 계약을 맺었다. 실제 3분기 TSMC의 총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28나노 공정 비중(34%)은 전 분기37% 대비 소폭 줄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 물량이 끊어진 이후 기존에 떨어져나간 고객사를 다시 끌어오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CC 웨이 TSMC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16나노 핀펫 공정의 본격 양산 시기를 당초 계획(내년 3분기) 보다 앞당긴 내년 2분기 말부터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삼성전자와 GF 연합의 14나노 핀펫 공정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함인 것으로 보인다. 내년 설비투자액도 올해 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TSMC는 95~10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로라 호 CFO는 “내년 설비투자액은 100억달러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대부분 16나노 및 10나노 생산을 위해 투자될 것이라고 TSMC 측은 설명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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