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부·통신사·제조사 ‘진땀’…최양희 장관, “법 범위 내에서 가능한 조치 취할 것”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국정감사에서 여야의 질타를 받았다. 미래창조과학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삼성전자가 뭇매를 맞았다. 이들은 시행 초반 성과를 요구하는 것이 법의 취지에 맞지 않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정부 통신사 제조사의 단통법에 대한 엇박자도 드러났다.
13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미래창조과학부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여야를 막론 단통법은 주요 의제였다.
단통법은 지난 1일 시행했다. 지원금을 투명화 해 가계통신비 인하를 유도하는 것이 목표다. 지원금 대신 요금할인도 도입했다. 제조사 출고가 인하와 중고폰 활성화도 추진한다. 또 신규 및 번호이동에 집중했던 혜택을 전체 가입자로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의원들은 ▲분리고시 무산 ▲지원금 축소에 따른 통신사 수익 확대 의혹 ▲제조사의 국내 출고가 과다 책정 논란 등을 집중 질의했다.
송호창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분리고시에 대해 삼성전자 등은 영업비밀 노출 및 글로벌 경쟁력 약화를 이유로 반대했지만 분리고시를 도입치 않은 것은 모법에 반할 수 있다는 것이지 영업비밀 문제가 아니었다”라고 제조사가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상호 의원(새정치)는 “삼성전자가 분리공시 반대하는 것은 과도한 이익이라는 영업비밀이 드러날까 봐 막은 것”이라며 “미래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단통법을 대표발의한 조해진 의원새누리당)은 “제조사 입장을 반영했는데 제조사가 협력을 안 하면 분리고시를 다시 도입하는 결정을 내려야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거들었다.
미래부 최양희 장관은 “분리고시를 한다고 영업비밀이 노출되는 것은 아니라고 알고 있다”라고 동의했다. 하지만 “일단 현재 상황에서 단통법 본래 취지를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분리고시 재도입 여부에 대한 답을 흐렸다.
문병호 의원(새정치)은 “국민소득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25위 수준인데 국내 휴대폰 출고가는 세계 1위다”라며 “독과점 체제가 문제”라고 출고가 인하를 촉구했다.
이재영 의원(새누리당)은 “제조원가를 밝히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라며 “하지만 소비자가 볼 수 있는 숫자는 구매가 밖에 없는 상황에서 한국에서 정당한 가격을 내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최원식 의원(새정치)은 “삼성전자가 출고가가 높지 않다고 하는데 내역은 숨기고 말로만 하면 누가 믿겠는가”라며 “유리한 것만 원용하지 말고 공개하라”고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윤원영 SK텔레콤 마케팅부문장은 “단통법 이후 새로운 부담도 늘었다”라며 “요금인하 계획이 없는 것은 아니고 종합적으로 고려해 시간을 갖고 판단할 필요가 있다”라고 해명했다.
삼성전자 한국총괄 배경태 부사장은 “가격 부풀리지 않았다”라며 “가격은 제조원가와 제품 성능 기능 경쟁관계 판매원가 등을 고려해 시장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정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단통법 안착을 위해 시간이 필요하는 말을 반복하던 최 장관은 오후 들어 입장을 바꿨다. 최 장관은 업계 답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반응을 듣고 보니 실망스럽다”라며 “제조사 통신사 법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가능한 조치를 취하겠다”라고 약속했다.
한편 단통법 보완을 위해 요금인가제 폐지 필요성이 제기됐다. 통신사가 휴대폰 유통에서 손을 떼는 단말기 완전 자급제 도입도 떠올랐다.
홍의락 의원(새정치)는 “요금인가제를 폐지해 통신사끼리 요금경쟁을 하도록해야 한다”라며 “통신사 편에서 정책을 만드는 것이 아니냐”고 통신사가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권은희 의원(새누리당)은 “단통법이 이렇게 시행될지 몰랐다”라며 “요금인가제는 23년 전 만들어진 정책으로 현재는 담합제 비슷하게 운영되고 있다. 인가제를 신고제로 바꿔야 한다”고 통신비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요금인가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병헌 의원(새정치)은 “단통법은 긍정적 역할이 있음에도 불구 근본적 문제 해결을 하지 않아 논란이 되는 것”이라며 “요금인가제 폐지와 단말기 완전 자급제가 대안”이라고 역설했다.
최 장관은 “인가제에 대한 지적한 현상이 시장에서 일어나는 것은 알고 있다. 잘 처리하겠다”라며 “완전자급제는 수만개 유통점 문제를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답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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