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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자 취급에 뿔났다”…게이머들도 단체 행동

- 신의진 의원 홈페이지 사이트 차단돼…중독법 반대 서명 잇따라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정부 여당이 추진 중인 ‘4대 중독법’(중독·예방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에 뿔난 게이머들이 단체 행동을 불사하고 있다. 게임업체에 이어 게이머들까지 이처럼 단체 움직임을 보인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 예로 4대 중독법을 대표 발의한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 홈페이지가 지난 6일 게이머들의 비난 댓글에 시달리다 급기야 서버까지 차단되는 사태를 겪었다. 이날 오후께 신 의원의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허용된 일일 데이터 전송량이 초과돼 사이트가 차단됐다는 안내문이 뜨기도 했다.

이날 오전부터 저녁까지 네이버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10위 내 순위에 ‘게임중독법’과 ‘신의진’ 의원이 계속 오르내렸다.  

이는 같은 날 여성가족부 국정감사에 ‘리그오브레전드’(LOL)를 서비스 중인 라이엇게임즈코리아의 오진호 대표가 증인 출석한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게이머들도 중독법에 관심을 둔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처럼 게이머들이 단체 행동에 나선 사례는 본 적이 없다”며 비상한 관심을 기울였다. 한 업체 관계자는 “자신들을 중독자 취급하니 당연히 열 받은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여성가족부 국정감사 내용도 게이머들의 분노를 샀다.

이날 백재현 민주당 의원이 오진호 라이엇게임즈코리아 대표에게 “12세 이용가 게임의 이미지가 상당히 선정적”이라며 지적한 부분이 팬아트(게이머가 자발적으로 그린 패러디 이미지)였기 때문이다.

특히 ‘LOL인가 에로L인가’ 제목의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선정성 사례로 제시한 여성 캐릭터의 이미지에서 게이머의 사인(sign, 워터마크로 작용)까지 삭제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누리꾼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이 때문에 국감 현장에서는 여타 의원들이 라이엇게임즈가 제작한 이미지로 인식, 백 의원 지적에 대다수가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더욱이 오 대표까지 백 의원의 질의에 “공감한다”고 입장을 밝혀 팬아트 창작물이 라이엇게임즈가 제작, LOL에 적용된 이미지로 오인받기에 충분한 상황이었다. 이와 관련해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은 “청소년에게 유해한 부분은 방통위(방송통신위원회)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국감이 끝난 뒤 “예상치 못한 질문이었다”면서 “대응을 제대로 못해 업계와 게이머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K-IDEA, 옛 한국게임산업협회)가 주도하는 중독법 반대 서명운동에 7일 오전 8시까지 16만9600여명이 참여했다. 지난 6일 협회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등 접속자가 몰리면서 하루만에 5만명 이상이 중독법 반대서명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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