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민형기자] 정보통신기술(ICT) 전담부처 신설이 무산됨에 따라 IT업계를 비롯 보안업계와 학계에서는 다소 실망하는 분위기다. 지난 몇 년간 수많은 보안사고가 발생했기때문에 ICT 전담부처, 콘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ICT관련 정책은 MB정부 출범이후 방송통신위원회, 지식경제부, 행정안전부 등으로 분산돼 추진됐다. 그러나 이로 인해 부처간 ICT 정책 의견 조율의 실패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등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게 보안업계의 전반적인 평가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15일 ICT 전담부처 대신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전담 차관을 두고 정책을 정책을 총괄하게 된다고 발표했다.
ICT 전담차관의 역할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보안업계는 방통위, 지경부, 행안부, 교과부 등에서 기존 수행하던 ICT 기능이 통합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각 부처별로 나뉘어져있던 ICT 기능이 하나의 부처로 통합되는 것은 융합, 통합이라는 측면에서는 바람직하지만 ICT 전담부처가 아니라는 점에서 현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국내 보안업체의 한 임원은 “미래창조과학부가 ICT기능을 수행할 수도 있지만, 과학과 IT의 성격을 생각한다면 큰 시너지는 없을 것 같다”며 “특히 ICT 중에서도 규모가 작은 보안시장을 생각해 볼 때, 찬밥신세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근혜 당선인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역할을 축소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어 보안업계의 우려는 더욱 깊어진다.
박 당선인의 IT정책 공약을 살펴보면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정보통신 생태계 기반 조성’이라는 큰 항목하에 ‘개인정보보호 및 사이버 보안 관련 법‧제도 개정’이란 부분이 언급돼 있다.
박 당선인은 행안부, 방통위 등 관련부처에서 개인정보보호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오히려 시장의 혼란을 불러온다고 진단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신설로 이는 현실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개인정보보호, 사이버안보 등은 단순히 ICT 정책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화적 요소를 비롯해 다양한 부처와의 조율이 필요한 분야다. 지금까지 전담조직이 없고 각 부처별로 나뉘어져있어 충돌도 많았다.
한편 미래창조과학부의 신설로 기존 ICT 부처 산하기관이 진행하는 각종 업무들이 향후에도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보안업계에서 가장 기대를 하고 있는 부분은 SW유지보수요율과 관련된 정책이다. 지경부에서 하던 연구가 미래창조과학부로 넘어갈 경우 기존에 해왔던 것이 유야무야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지경부 관계자는 “미래창조과학부의 신설로 기존 부처들과 산하기관이 가진 ICT정책 기능이 모두 이관될 것으로 보인다.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자세한 것은 미래창조과학부 ICT전담차관의 청사진이 나와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민형 기자>kik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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