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유지기자] 국내 네트워크 통신 장비업계에서는 2013년이 아주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수요의 공백에서 기본적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특히 롱텀에볼루션(LTE) 구축이 지난해 마무리된 상황에서 무엇보다 통신업계의 대규모 투자 요인이 사라졌기 때문에 이 공백을 메울만한 대체 수요가 보이지 않는다.
이런 와중에 운영비용 절감 압박에 장비 유지보수 요율 향상은 커녕, 일부 통신사에서는 오히려 요율을 축소하거나 일부 장비 제외한다는 방침이 전해져 업체들을 놀라게 했다.
그나마 LTE 망에서 고품질의 안정적인 음성(VoLTE) 및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피코, 팸토 등과 같은 소형 기지국인 ‘스몰셀’ 구축과 더불어 트래픽을 최적화해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 적용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KT가 추진할 유선 네트워크 고도화 사업은 업체들에겐 ‘동아줄’이다. 외산과 국산 장비업체를 막론하고 관련업체 대부분이 KT 투자에 기대를 걸며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사업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업계의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통신사 회선을 임대해 사용하는 지자체·공공기관 통신망 고도화,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따른 네트워크 장비 신규 수요에도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올해 공공 시장은 국산과 외산의 최대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통합정보관리소를 비롯해 공공기관과 기업 시장에서 추진하는 데이터센터 및 IT인프라 구축·고도화 사업은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공략하는 글로벌 업체들을 중심으로 수주경쟁을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기술 측면에서 올해 네트워크 통신 장비 시장을 관통할 핵심 키워드는 ‘융합’이다.
‘올(ALL) IP’ 시대가 본격 펼쳐지면서 전송과 데이터(IP)로 나눠져 있던 네트워크 기술의 융합화가 보다 가속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융합형 장비인 캐리어이더넷을 비롯해 올해에는 보다 다양한 차세대 패킷·전송 융합 장비가 출시될 전망이다.
통신사와 공공·기업에서는 이같은 차세대 장비 검증이 활발히 이뤄지면서 도입이 한층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큰 이슈가 됐던 ‘캐리어이더넷’은 기술 표준화도 마무리됐다.
PTN(패킷전송네트워크) 등 캐리어이더넷 장비는 1~2년 전부터 통신사와 지자체 통신망에 일부 도입하기 시작했으나 출시된 장비의 종류가 다양하지 않아 시범·선도 사례에 불과했다. 앞으로 통신사 액세스, 모바일 백홀, 지자체와 기업 회선 및 통신망까지 도입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지난해 말 캐리어이더넷 BMT(테스트)를 시작한 데 이어, 올 들어 국산 장비를 주축으로 한 BMT를 준비하고 있다. LG유플러스도 캐리어이더넷 제안요청서(RFP) 발주를 앞두고 있다.
한편, 올해에는 지난해 시장 화두로 부상한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킹(SDN)’ 관련 움직임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 통신사, 인터넷 업체, 대기업 등에서 프로그래밍 가능한 SDN 기술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며, 시범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부터 이에 대한 실질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DN 커뮤니티 ‘오픈플로우코리아’가 지난해 말 국내 84개 기업·기관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올해 SDN 시장은 490억원 규모가 형성될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민간에서만 예상되는 SDN 투자규모는 290억원이다.
더욱이 3년 뒤에는 SDN 시장이 7250억원 규모로 확대, 현재의 네트워크 시장 절반 이상을 SDN이 대체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유지 기자> yj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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