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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방통위원 사퇴…행정공백·파행 불가피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회가 출범 5년만에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다. 정치적 성격이 강했던 탓에 출범 당시부터 세간의 우려를 겪던 상임위원회는 마지막도 정치적 문제 때문에 파행을 겪고 있다.

특히, 양문석 위원의 사퇴 의사 표명으로 상임위원회의 파행 운행은 불가피하게 됐다. 이미 이달 초 신용섭 위원이 EBS 사장직 도전을 위해 위원직을 내려놓았다. 불과 일주일만에 양문석 위원이 사퇴의사를 밝히는 등 상임위원들의 엑소더스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내년 ICT 정부조직 개편을 앞두고 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2기 상임위원 임기는 법적으로 1년 이상 남았지만 실질적으로는 채 반년도 남지 않았다. 대선 이후 본격적인 조직개편 논의가 들어가면 사실상 방통위는 제대로된 진흥, 규제 업무를 수행하기가 힘들어진다.

또한 종합편성 등 정치면을 장식했던 이슈들도 이제 뜸하다. 남은 것은 MBC 등 방송사 관련 이슈인데 대선을 앞두고 정책적으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굳이 상임위원 자격으로 싸울필요가 없어졌다.

신용섭 위원의 경우 구 정통부 출신으로 정치적 색채는 다른 위원에 비해 훨씬 적은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임기를 1년 이상 남겨두고 EBS 사장 도전에 나서면서 공직자 윤리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양문석 위원 역시 본인과 정당의 정치적 이해에만 몰입했을 뿐 상임위원 본연의 책무에는 소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임위원회의 합의 정신을 정면으로 위반했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신용섭 위원 사표 수리 후 며칠 만에 김대희 대통령실 방송정보통신비서관을 새 상임위원에 임명했다. 김 신임 위원은 방통위 실장 출신으로 행정공백은 최소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1기, 2기 방통위원장, 상임위원 선정시 수많았던 하마평, 잡음 등이 있었음을 감안하면 새로 온 김대희 위원의 경우 아무런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다. 행정, 정무적 능력을 떠나 실질적인 임기가 몇 달 안되기 때문이다.

양문석 위원의 사표가 수리되면 또 다른 상임위원이 내려올 전망이다. 하마평 자체도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지만 거물급이 내려오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질적으로 새로운 상임위원들이 업무에 적응할 무렵이면 방통위는 수명을 다할 것으로 보여진다. 지상파 재송신 제도, 보조금 규제, 방송법 시행령 개정 등 여전히 굵직한 현안들이 남아있지만 상임위원들의 잇단 사퇴로 행정공백 및 파행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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