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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과열경쟁 망고도화 1등 공신…하지만 곱게 볼 수 없는 이유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최근 이동통신 시장의 과열경쟁에 대해 조사에 나섬에 따라 이동통신 3사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조사 여부에 따라 최대 신규가입자 모집 3개월 정지에 경쟁 유발사업자는 가중 처벌을 받을 수 있어 올 후반기 LTE 경쟁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통사들에 애해 신규 가입자 모집 정지라는 중징계, 그리고 가중처벌까지 거론되는 이유는 출혈 경쟁이 한 두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통3사는 2010년 방통위로부터 20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데 이어 지난해에도 136억7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은 바 있다. 지난해 방통위는 한 번 더 동일사안으로 적발될 경우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최근의 보조금 경쟁은 최신형 스마트폰이 할부원가 17만원에 팔릴 정도로 상당히 뜨겁게 전개되고 있다. 이 정도면 방통위가 제시한 보조금 지급한도인 27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가입자 모집 정지라는 징계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소모전을 멈출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올해 이동통신 시장의 화두는 단연 LTE이다. 시장 만년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과감한 투자와 선제공격으로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LG유플러스의 전략은 이통시장 지형을 송두리째 바꿔놓고 있다. LTE에 소극적이었던 SK텔레콤을 시장에 끌어들였고, KT를 제치는 결과로 까지 이어졌다.  

이같은 모습은 과거 KT가 WCDMA에 올인했을 때와 비슷하다. 당시 SK텔레콤이 800MHz라는 황금주파수로 승승장구하자 KT(옛 KTF)는 3G에 올인하며 시장경쟁 상황을 바꿔놓았다. 당시 KTF는 분기 적자를 감수하고도 3G 가입자 모집을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KT 천하는 오래가지 않았다. 시장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금세 상황을 역전시켰기 때문이다. LTE 시장에서도 상황은 비슷해 보인다. LG유플러스가 치고 나갔지만 시장 1위는 여전히 SK텔레콤이다. KT가 2G 종료 지연으로 6개월 늦게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가입자 기반, 자금력 등을 감안할 때 2위 자리를 되찾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결국, 시장점유율이 바뀐 것은 없었다. 그 이전이나, 그 때나, 지금이나 5:3:2 구도는 계속 유지되고 있다.

그렇다면 과거 KT(KTF)와 지금 LG유플러스의 도전은 실패로 봐야 하는 것일까?

점유율 결과만 놓고 보면 그럴 수 있지만 경쟁환경을 바꾸었다는 점에서, 그리고 전 세계 어느 곳보다 진화된 서비스 환경을 만들었다는 측면에서 실패라고 평가할 수 없다.

KT는 주파수의 열등감을 벗어날 수 있었고 매년 죽는 소리만 했던 LG유플러스는 우리도 한 번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가입자당 매출 증가라는 성과를 얻었다.

전세계에서 가장 빨랐던 3G와 LTE 도입은 온전히 KT와 LG유플러스의 공(功)이다.

그럼에도 불구, 이통사들의 과열경쟁을 곱게만 볼 수 없는 까닭은 소비자 차별에 공감할 수 없고, 그들이 스스로 내세우고 있는 탈통신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다.

불과 며칠 사이에 수십만원을 더 지불한 소비자의 상실감을 생각한다면 그 같은 영업정책은 포기돼야 한다. 늦은 밤 대형마트에서 신선채소를 할인해서 파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또한 그리고 네트워크의 진화도 중요하지만 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더 많은 고용창출과 다른 산업의 성장을 도울 수 있는데 그러한 노력대신 가입자 유치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는 것은 국가 전체적으로 득보다 실이 많기 때문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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