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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 휘트먼 HP CEO “핵심 역량은 소프트웨어 아닌 하드웨어, 中 공략에 사활”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하드웨어 역량은 73년 역사를 가진 HP의 최대 자산”

멕 휘트먼 HP 최고경영자(CEO)는 회사의 최대 강점인 하드웨어 역량을 바탕으로 명가(名價) 재건에 나서겠다고 10일 밝혔다.

휘트먼 CEO는 이날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HP 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에 깜짝 등장해 이 같은 의지를 내비쳤다. 소프트웨어(SW) 사업을 주력으로 밀겠다며 ‘PC 사업부 매각’ 카드를 꺼내들었던 했던 레오 아포테커 전임 CEO와는 정 반대의 길을 걷겠다는 것이다.

멕 휘트먼 CEO는 “HP가 올리는 매출 가운데 70%는 하드웨어를 팔아서 나온다”며 “SW와 서비스도 물론 중요하지만 HP의 핵심 사업은 여전히 PC, 프린터, 서버, 스토리지”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누구인지, 무엇을 잘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나는 하드웨어를 등한시 했던 전임자(레오 아포테커)와는 다른 목표를 갖고 회사를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멕 휘트먼은 작년 9월 HP의 CEO로 선임됐다. 경질된 레오 아포테커 전임 CEO의 PC 사업부 매각 방안을 30일 만에 뒤집었고 스피드한 의사 결정과 관리 효율을 높이기 위해 PC와 프린터 사업부를 하나로 통합했다.

그는 “PC 사업이 HP의 중추라는 것을 알아냈고, 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통합된 PC·프린터 사업부에 더 많은 연구개발(R&D) 예산을 편성하고 공급망관리 효율화를 꾀하는 등의 방법으로 하드웨어 사업을 더 강하게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휘트먼 CEO가 주목하는 시장은 바로 중국이다. 중국은 올해 미국을 누르고 최대 소비 시장으로 등극할 전망이다. PC의 경우 전 세계 판매량 가운데 중국 지역에서 소화되는 비중은 20%에 이른다. 매년 15%씩 성장해 2014~2015년부터는 시장 규모가 미국의 두 배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는 “상하이에서 통합 PC·프린터 사업부의 신제품 론칭 행사를 갖는 것은 HP가 가진 중국 시장의 공략 의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말했다.

멕 휘트먼은 CEO로 선임된 이후 중국 지역을 자주 돌아보고 있다. 지난 4월에도 중국에 방문, 통합 PC·프린터(PPS)그룹 부문장인 토드 브레들리 수석부사장과 함께 부총리 등 정부 및 고객, 파트너사의 주요 관계자들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중국에 디자인센터를 설립해 둔 HP는 지난 1월 상하이 지역에 제품 개발을 위한 R&D 센터도 개소했다.

휘트먼 CEO는 “중국인이 원하는 제품과 디자인을 현지에서 연구하고 생산하고 판매하게 될 것”이라며 “(일부 지역에선 인적 구조조정이 있더라도) 중요한 시장인 중국에선 투자를 늘리면 늘렸지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하이(중국)=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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