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IBM에게 네트워킹은 블루오션” 한국IBM, 시스템 네트워킹 사업 본격화
디지털데일리
발행일 2012-05-08 10:42:09
- 통합시스템·랙스위치 공급 박차, 오픈플로우 스위치 공급도 준비
[디지털데일리 이유지기자] 블레이드네트워크테크놀로지를 인수한 지 1년 반여 만에 IBM의 네트워크 사업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쓰리콤을 인수한 HP가 시스코를 겨냥해 네트워크 시장에서 공세를 펼쳐온 것과는 달리 IBM은 그동안 비교적 ‘조용한’ 모습을 보여줬다. 관련업계에서는 “IBM은 블레이드서버를 통한 통합(임베디드) 네트워크 사업에 집중하고 독자 네트워크 사업을 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그랬던 IBM이 마침내 네트워킹 사업을 본격 강화하고 나섰다.
올 초 선보인 ‘오픈플로우’ 스위치와 최근 발표한 통합시스템인 ‘퓨어시스템즈’가 신호탄이다. IBM이 100년간 축적한 전문성과 노하우를 집약했다는 ‘퓨어시스템즈’의 최적화된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 통합 인프라 시스템인 ‘퓨어플렉스’에는 IBM 네트워킹 기술이 제공된다.
이미 IBM은 작년부터 ‘시스템 네트워킹’ 브랜드를 내걸고 블레이드네트워크테크놀로지 인수로 확보한 톱오브랙(ToR) 스위치 공급을 본격화했다. 블레이드서버(IBM 블레이드센터) 내 스위치 모듈 적용 비중도 이전보다 크게 늘렸다. 한국의 경우엔 80%에 달한다.
한국IBM(대표 이휘성)도 올 초부터 10GE(기가비트이더넷) 스위치 공급을 본격 시작했다. 금융사와 제조사 등을 주축으로 점차 전방위로 시장 공략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발표된 오픈플로우 스위치의 국내 공급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계속해서 네트워킹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네트워킹 사업을 강화하면서 IBM은 통합컴퓨팅시스템(UCS)과 컨버지드인프라스트럭처(CI) 기반의 플렉스네트워크로 시장 공략에 나선 시스코, HP 등과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10GE 스위치 공급 박차, 고성능·저지연·저전력 강점 부각=한국IBM은 500나노초대의 빠른 응답속도를 나타내는 고성능, 저지연(Low Latency) ToR(톱오브랙) 10GE 스위치인 G8124 장비를 시장에 적극 소개하고 있다. 우선 타깃은 관련 요구가 높은 초단타매매(High-Frequency Trading) 시장으로, 증권사 4곳의 레퍼런스도 확보했다.
이와 함께 한국IBM은 고성능, 저전력, 높은 확장성을 요구하는 데이터센터 스위치 시장 공략도 강화할 예정이다. 최근 구축이 확산되고 있는 가상데스크톱(VDI) 환경을 위한 네트워킹 솔루션으로도 적합하다는 것이 IBM의 설명이다.
IBM은 40GE 스위치도 출시했으며, 올 하반기에는 SAN과 이더넷 통합 스위치 신제품도 선보인다. 내년에는 100GE 장비도 출시할 예정이다. 가상머신과 모빌리티 통합 컴퓨팅 플랫폼 및 통합관리, 클라우드 컴퓨팅을 위한 컨버지드 패브릭 관련 투자는 지속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한국IBM 시스템 네트워킹 총괄 김현철 차장은 “IBM이 블레이드네트워크테크놀로지를 인수한 핵심이유가 서버, 스토리지 시스템과 연계·통합이 가장 뛰어나다는 점”이라며, “IBM은 상-하보다는 동-서간 트래픽 흐름이 많아지는 최근의 데이터센터 환경에 가장 적합한 네트워킹 제품군을 제공, 복잡한 네트워킹 구조와 운영관리를 단순화해 비용을 절감한다”고 설명했다.
◆오픈플로우·네트워크 가상화 주도권 확보, 국내서도 공급 준비중=IBM의 네트워킹 사업 강화는 올해 초 ‘오픈플로우’ 스위치 발표, 가상스위치 출시 소식이 이어지면서 점점 두드러졌다.
‘오픈플로우’나 소프트웨어 기반 가상스위치의 경우, 현재 네트워크 시장에서 가장 관심이 높은 분야다. 프로그래밍 가능한 네트워크, 사용자가 네트워크 통제력을 확보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킹(SDN)을 위한 업계 표준으로 추진되고 있는 ‘오픈플로우’ 지원 스위치를 IBM이 가장 먼저 발표했다.
IBM은 지난 1월 NEC와 손잡고 오픈플로우 기반 스위치와 컨트롤러 ‘콤보’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IBM의 10/40GE 랙스위치인 G8264와 NEC의 PF6800 컨트롤러가 결합된다.
향후 네트워크 시장 지각변동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되는 SDN 및 오픈플로우 지원에 발빠르게 움직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국IBM은 국내 대학을 비롯해 대형 통신사, 클라우드서비스제공업체에서 오픈플로우에 대한 관심과 요구가 높다는 점을 감안해, 오픈플로우 스위치 공급 사업을 조만간 시작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16종의 스위치 제품군에서 오픈플로우를 지원하며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 HP와의 주도권 다툼이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어 지난 2월에는 IBM은 가상화된 서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가상스위치 제품인 ‘분산형 버추얼 스위치(DVS) 5000V’도 선보였다. VM웨어 환경을 지원하는 이 가상스위치는 시스코의 ‘넥서스 1000V’와 경쟁이 된다.
◆한국IBM 시스템 네트워킹 팀 가동, 사업강화 기반 구축·확대=IBM의 네트워킹 사업 승부수는 이미 던져졌다. 한국IBM 내부에 전담팀도 구성돼 앞으로 네트워킹 관련 움직임이 더욱 활발히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본사에서는 지난 2010년 말에 블레이드네트워크테크놀로지 조직을 완전히 통합하고 시스템 앤 테크놀로지 그룹(STG) 내에 ‘시스템 네트워킹’ 조직을 출범시켰지만, 국내에서는 작년 연말에 조직 신설 및 정비를 마쳤다.
한국IBM은 지난해 5월 블레이드네트워크테크놀로지코리아 조직을 흡수하고, 내부 정비를 거쳐 연말에 시스템 네트워킹 조직을 출범했으며, 이미 시스템 네트워킹 총판도 확보하고 제품 공급을 시작했다.
현재 글로벌테크놀로지서비스(GTS) 그룹 내 메인티넌스 앤 테크니컬 서포트(MTS) 조직과 기술지원 인프라도 구축하고 있다. 오랫동안 네트워크 사업을 해온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GTS와 협력이 이뤄지면 상당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시스코와 주니퍼네트웍스와 협력관계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자체 솔루션에 힘을 얼마나 집중하게 될 지 관심이다.
김현철 차장은 “IBM은 시스템 네트워킹으로 비즈니스를 시작했다”며 “L2-L3 네트워크 사업은 시스코나 주니퍼 입장에서는 레드오션일 수 있지만 IBM에게는 잃을 게 없는 블루오션으로, 새로운 매출을 창출하게 하고 시스템 완성도를 더욱 높일 수 있게 한다”고 강조했다.
<이유지 기자> yjlee@ddaily.co.kr
Copyright ⓒ 디지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