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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편성 채널연번·공통번호 물건너가나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종합유선케이블방송사(MSO)들이 20번 이하 채널을 종합편성채널에게 배정하기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

하지만 종편들이 원하는 전국공통번호, 종편벨트를 형성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각 지역 SO별로 채널 운영이 다른데다, 지상파가 15, 17번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MSO가 주력으로 육성하는 자체채널도 있다. 여기에 일부 SO들의 경우 15~20번대 중 채널을 아예 사용할 수 없는 곳들도 있다. 전파 문제 때문에 수신이 안 돼 비워놓은 채널들도 상당수라는 것이다. 내년에 출범할 예정인 중소기업 홈쇼핑 채널도 기존 홈쇼핑 채널과 떨어뜨릴 수 없는 상황이다.

EBS, KTV, tvN 등 기존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채널들과 협상도 필요하다. 가뜩이나 tvN은 CJ가 막대한 투자비를 들여 키우는 주력 채널 중 하나다. CJ계열인 CJ헬로비전 입장에서는 남의 집 아이를 키우기 위해 공들여 키운 자기 자식을 다른 곳으로 내보내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SO들은 종편이 요구하는 전국동일번호, 종편벨트 형성은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종편들이 입장을 바꾸지 않는다면 12월 개국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케이블TV 업계는 입을 모으고 있다.

한 MSO 관계자는 “있는 번호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MSO라 하더라도 지역별 SO마다 상황이 다르고, 기존 PP들과의 채널 조정문제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기존 채널을 빼야 한다면 SO별로 나눠서 뺄 것인지 등 방식도 정해야 하는데 그것도 정해지지 않았다”며 “종편이 들어온다고 기존 채널보고 무조건 나가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라고 덧붙였다.

때문에 케이블TV 업계는 종편이 시장 진입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 하고 12월에 개국을 하려 한다면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한 것으로 보았다.

또 다른 MSO 관계자는 “종편들이 무리한 요구를 접고 들어온다면 12월 개국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라며 “각 플랫폼의 입장을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종편은 어찌됐든 특혜를 누린 것 아니냐”며 “의무재송신에 만족하고 연번, 벨트 문제에 대해서 전향적인 입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MSO 별로 입장, 채널현황 등이 다른 만큼, 일률적인 연번, 종편벨트 형성은 쉽지 않다는 것이 케이블TV 업계의 공통된 입장이다.

또 다른 MSO 관계자는 “방통위에서 종편을 선정했으니 일정정도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것이야 이해하지만 계약은 개별적으로 이뤄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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