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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를 넘어 솔루션 업체로”… 투박했던 델의 변신, 가능할까?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우리가 알고 있는 기존 델의 이미지는 좀 투박하다. 놀라운 SCM(공급망관리)전략으로 원가 혁신을 리드했고, 여기에 거칠고 직설적인 마케팅 전략까지 더해져 글로벌 PC시장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았다.

 

그런데 델의 이미지는 거기까지였다. 사람들은 그 이상의 IT혁신은 마이크로소프트나 애플, IBM, 오라클의 몫으로 알았다.

 

12일(현지시간)부터 14일까지 델 본사가 있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진행된 ‘델 월드 2011’은 과거 델에 대한 기존 관념을 깨는 좋은 기회였다. 예상치못했던 델의 미래 전략이 비교적 잘 드러났다.


행사가 시작되던 첫 날,‘새로운 델(New Dell)’이라는 단어가 마이클 델 회장의 입을 통해 흘러나왔다.

 

그는 더 이상 PC업체에 머물러 있지 않겠다는 전략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PC 사업 역시 자사의 주요 솔루션으로 계속 키워가겠다고 강조했다. 델의 엔드-투-엔드 전략에서 PC는 시작점이자 이를 완성하는 핵심 사업이기 때문이다.

주문형 컴퓨터 업체로 잘 알려진 델은 지난 27년 간 PC로 시작해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보안, 모바일 등 다양한 영역으로 손을 뻗쳐왔다.

물론 델 매출의 절반은 여전히 PC에서 나온다. 지난해(2010 회계연도) 델의 매출은 약 530억 달러(한화로 약 63조원)로, 이중 데스크톱과 노트북에서 나오는 매출이 약 55% 정도다. 여기에는 기업 고객에 공급된 부분이 다수를 차지한다. 또한 서버와 네트워킹이 약 11.3%, 스토리지가 4.2%, 서비스가 11%, 소프트웨어 및 주변기기가 약 18%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몇 년 간 델은 다수의 스토리지 업체를 포함해 서비스, 보안, 네트워크 업체들을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업체들을 꾸준히 인수해 왔다. 최근 델이 인수한 업체만 해도 9개에 달한다.

마이클 델 회장은 “기업의 컴퓨팅 환경이 변하면서 관련 시장은 델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다”이라며 “앞으로 (우리에게) 무궁무진한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것이 바로 델이 수많은 기업들의 인수합병(M&A)을 통해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늘려가는 이유다. 인수한 업체들의 성격도 다양하다. 헬스케어를 주력 사업으로 하는 IT서비스 기업인 페롯시스템즈를 비롯해 가장 최근에 인수를 완료한 네트워크 기업 포스텐, 클라우드 솔루션 업체인 부미 등이 있다. 마이클 델 회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M&A를 통해 기업 환경에 필요한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바일 시장 또한 델이 놓칠 수 없는 놓칠 수 없는 분야다. 델은 개인 소비자보다는 기업 시장에서의 모바일 비즈니스를 강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특히 내년에 출시될 윈도8 기반 태블릿과 PC 등은 기업 고객을 타겟으로 할 것임을 암시했다. 지난해 델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스마트폰과 태블릿 제품을 출시했지만 시장 반응은 그리 좋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와 관련, 마이클 델 회장은 “현재 많은 기업 고객들이 강력한 보안과 관리 기능이 탑재된 모바일 디바이스를 기다리고 있다”며 “델은 모바일부터 데이터센터까지 기업을 위한 전체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델 월드 2011’에서는 주요 글로벌 IT업체 CEO들이 참석해 새로운 델의 탄생을 지지했다. 델이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첫 번째 행사였던 만큼, 한자리에서 보기 힘든  글로벌 IT업체 CEO들이 대거 참석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스티브 발머 CEO와 인텔의 폴 오텔리니 회장, VM웨어 폴 마리츠 CEO, 세일즈포스닷컴의 마크 베니오프 CEO 등은 기조연설을 통해 향후 델과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임을 밝혔다.

델은 현재 ▲개방성(open) ▲확장성(capable) ▲합리성(affordable)이라는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표준화된 시스템과 확장성, 비용 효율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기업들이 원하는 모든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델은 인수합병 이외에도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다. 전세계에 건립하고 있는 데이터센터 및 솔루션 센터 건립이 그것이다.

앞서 델은 지난 4월 “클라우드 컴퓨팅의 수요에 발맞춰 10개의 글로벌 데이터센터 건립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1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전략에 따라 델은 오는 11월 영국 런던 근처 슬라우에 첫 데이터센터를 오픈한다. 여기에서는 클라우드 기반의 의료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전세계 주요 지역에 제품 데모나 기술 검증을 할 수 있는 솔루션 센터도 건립한다. 한국 역시 오는 12월 중으로 솔루션 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델코리아 솔루션 사업본부 김성준 전무는 “(델이) 단순히 제품 위주가 아닌 고객들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솔루션 회사로의 변신을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델 월드 2011’은 기업과 공공 부문의 주요 고객과 파트너, 미디어, 애널리스트 등 약 2000여명이 참석했으며, 12일(현지시간)부터 14일까지 3일 간 진행됐다.

<오스틴(미국)=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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