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년간 오라클 '오픈 월드' 행사 취재를 통해 래리 앨리슨 회장의 연설을 여러 차례 들었지만, 이처럼 들떠 있는 모습은 처음입니다.
그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습니다.
“오늘 저는 6년 간의 여행, 많은 노력이 들어간 거대한 엔지니어링 프로젝트 결과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나왔습니다. 오라클의 모든 애플리케이션들이 최신 기술 위에서 융합됐습니다. 퓨전 애플리케이션은 지금부터 누구나 이용할 수 있습니다.”
오라클이 6년 동안 공언해왔던 퓨전 애플리케이션 프로젝트가 완성됐음을 밝힌 것입니다.
앞서 오라클은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 SAP를 따라잡기 위해 매우 많은 업체들을 인수했습니다. 피플소프트, 시벨시스템즈, JD에드워드 등이 대표적인 회사들입니다.
이들은 각각 특정 분야에서 시장 1위를 기록하는 회사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들 각각의 경쟁력만으로는 전체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SAP를 넘어서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부분적으로 SAP보다 앞서는 모듈이 있었지만 오라클이 원한 것은 일부가 아니라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시장 전체에서 리더십을 갖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꿈을 가지고 시작된 프로젝트가 지난 2005년 발표된 ‘퓨전 애플리케이션’입니다.
오라클이 인수한 여러 애플리케이션의 장점(비즈니스 로직)을 모두 합쳐 완벽한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겠다는 포부에서 시작했습니다.
당시 오라클은 3년 안에 이를 완성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하지만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2008년에도, 2009년에도 퓨전 애플리케이션은 소개되지 않았습니다. 2010년 오라클은 퓨전 애플리케이션이 완성단계에 있다며 일부 고객사에 시범적으로 적용해 테스트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일반에게는 여전히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이토록 오랫동안 래리 앨리슨 회장의 마음을 졸이게 했던 퓨전 애플리케이션이 드디어 완성된 것입니다.
비록 3년 늦었지만 오라클의 퓨전 애플리케이션이 시장에 등장함에 따라 앞으로 이 시장이 어떻게 될 것인지도 궁금합니다.
래리 앨리슨 회장의 바람대로 과연 퓨전 애플리케이션이 기존 제품들의 장점들을 극대화했는지, 오라클이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 SAP를 넘어설 수 있을 지 앞으로 지켜봐야 할 듯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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