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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완성된 오라클의‘신무기’… SAP의 심장을 겨누다

[오라클 오픈월드 2011, 샌프란시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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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전문 미디어블로그 = 딜라이트닷넷]

5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오라클 오픈월드 2011 마지막 키노트 무대에 오른 래리 앨리슨 오라클 회장의 표정은 다소 상기돼 있었습니다.

 

지난 몇년간 오라클 '오픈 월드' 행사 취재를 통해 래리 앨리슨 회장의 연설을 여러 차례 들었지만, 이처럼 들떠 있는 모습은 처음입니다.

그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습니다.

“오늘 저는 6년 간의 여행, 많은 노력이 들어간 거대한 엔지니어링 프로젝트 결과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나왔습니다. 오라클의 모든 애플리케이션들이 최신 기술 위에서 융합됐습니다. 퓨전 애플리케이션은 지금부터 누구나 이용할 수 있습니다.”

오라클이 6년 동안 공언해왔던 퓨전 애플리케이션 프로젝트가 완성됐음을 밝힌 것입니다.

앞서 오라클은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 SAP를 따라잡기 위해 매우 많은 업체들을 인수했습니다. 피플소프트, 시벨시스템즈, JD에드워드 등이 대표적인 회사들입니다.

이들은 각각 특정 분야에서 시장 1위를 기록하는 회사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들 각각의 경쟁력만으로는 전체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SAP를 넘어서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부분적으로 SAP보다 앞서는 모듈이 있었지만 오라클이 원한 것은 일부가 아니라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시장 전체에서 리더십을 갖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꿈을 가지고 시작된 프로젝트가 지난 2005년 발표된 ‘퓨전 애플리케이션’입니다.

 

오라클이 인수한 여러 애플리케이션의 장점(비즈니스 로직)을 모두 합쳐 완벽한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겠다는 포부에서 시작했습니다.

 

당시 오라클은 3년 안에 이를 완성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하지만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2008년에도, 2009년에도 퓨전 애플리케이션은 소개되지 않았습니다. 2010년 오라클은 퓨전 애플리케이션이 완성단계에 있다며 일부 고객사에 시범적으로 적용해 테스트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일반에게는 여전히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이토록 오랫동안 래리 앨리슨 회장의 마음을 졸이게 했던 퓨전 애플리케이션이 드디어 완성된 것입니다.

비록 3년 늦었지만 오라클의 퓨전 애플리케이션이 시장에 등장함에 따라 앞으로 이 시장이 어떻게 될 것인지도 궁금합니다.

 

래리 앨리슨 회장의 바람대로 과연 퓨전 애플리케이션이 기존 제품들의 장점들을 극대화했는지, 오라클이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 SAP를 넘어설 수 있을 지 앞으로 지켜봐야 할 듯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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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흥미로운 점은 오라클 퓨전 애플리케이션 전략이 클라우드 컴퓨팅과 맞닿아 있다는 점입니다.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소개할 때가 되자 앨리슨 회장의 목소리는 더욱 들떴습니다. 한층 상기된 표정으로 그는 말했습니다.

“이제 오라클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우리는 (세일즈포스닷컴 등과는 완전히 다른 클라우드를 개발했습니다”

관객들은 큰 박수와 환호성으로 응답했습니다.
 
오라클의 클라우드 컴퓨팅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6년이라는 장시간을 투자한 퓨전 애플리케이션을 클라우드에서 제공하는 것과 세계 1위의 인프라 소프트웨어 업체로서의 장점을 살려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을 클라우드로 제공하는 것입니다.

오라클이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도, 기업들이 직접 개발한 애플리케이션도 오라클 클라우드 상에서 구동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오라클은 퓨전 애플리케이션의 고객관계관리(CRM), 인사관리(HCM), 재무관리 등을 퍼블릭 클라우드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오라클 DB나 자바 플랫폼, 데이터저장소, 보안 등을 제공하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까지 공개했습니다. 플랫폼 서비스(Platform as a Service)입니다..

오라클이 애플리케이션 이외에 DB나 애플리케이션 운영 플랫폼(자바) 서비스를 하는 것은 매우 눈길을 끄는 일입니다. 그 동안 래리 앨리슨 회장이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해 부정적인 뉘앙스의 발언을 많이 해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앨리슨 회장의 태도가 이처럼 180도 바뀜에 따라 앞으로 오라클은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서 세일즈포스닷컴이나 아마존과 정면으로 대결할 것입니다.

앨리슨 회장은 이 자리에서 최대 경쟁자인 세일즈포스닷컴에 대해 ‘가짜 클라우드’라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평소에도 경쟁사에 독설을 자주 날리는 앨리슨 회장이지만 이날 만큼 자신감 있는 어조로 얘기하는 것은 드문 일입니다.

그는 세일즈포스닷컴이 표준이 아니어서 다른 클라우드나 내부 데이터센터로 애플리케이션을 이동시킬 수 없고, 가상화 기술이 아닌 멀티-태넌시를 사용해 데이터가 위험하며, 확장성이 약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진짜 클라우드와 가짜 클라우드를 구별하는 방법은 세 가지입니다. 우선 산업 표준 기반인지아닌지 확인해야 합니다. 표준이 아니면 기업을 고착시켜 꼼짝 못하게 됩니다. 세일즈포스닷컴에는 한번 체크인하면 체크아웃 할 수 없습니다. 바퀴벌레 나오는 동네 모텔도 체크아웃을 할 수 있는데 말입니다.”

“두 번째는 가상화 환경인지, 멀티-태넌시인지 봐야 합니다. 당신의 데이터가 별도의 데이터베이스와 가상머신에 안전하게 보관돼 있는지, 아니면 경쟁사 데이터와 섞여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용량 확장이 유연한 것도 중요합니다. 세일즈포스닷컴은 용량 확장에 한계가 있습니다. 당신이 더 많은 일을 해야 할 때 더 많은 컴퓨팅 리소스를 자동적으로 얻을 수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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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발표 후반에 래리 앨리슨 회장은 직접 컴퓨터 앞에 앉아 퓨전 애플리케이션과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직접 시연하기도 했습니다.

세계 3대 소프트웨어 기업의 최고경영자이자 67세의 노신사가 돋보기 안경을 끼고 자사 제품의 기능을 일일이 설명하는 모습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그가 매출전표만 보는 경영자가 아니라 여전히 오라클 제품을 속속들이 알고 있으며, 기술전문가임을 나타내는 광경이었습니다.

[심재석기자 블로그=소프트웨어&이노베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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