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기업인 티맥스소프트는 아마 가장 많은 저작권 분쟁에 시달리는 소프트웨어 업체일 것입니다.
티맥스는 최근 인도의 타타그룹(전 호주의 FNS 인수)과의 저작권 분쟁에서 일부 패소했습니다. 법원은 티맥스가 타타그룹의 금융 업무 솔루션 뱅스(BANCS)를 일부 개작했다고 최종 확정판결 했습니다. 다만 FNS가 주장한 것처럼 티맥스가 뱅스 자체를 복제하거나 그럴 개연성은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이번 분쟁은 대법원 확정판결이 났지만 판결에 대한 관련 업체들끼리의 해석이 달라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심층분석] 티맥스vs큐로컴 분쟁, 어떻게 볼 것인가
티맥스의 저작권 분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003년에는 BEA시스템즈(오라클이 인수)와도 유사한 분쟁이 있었습니다. 당시 BEA는 티맥스의 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의 모듈 중 하나인 JTC(제우스 턱시도 커넥터)가 자사의 WTC(웹로직 턱시도 커넥터)를 베꼈다고 주장하며 소승을 제기했습니다.
이 소송은 중간에 법원의 조정으로 취하됐습니다. 당시 티맥스는 두 가지 종류의 JTC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문제가 된 모듈을 폐기하는 선에서 양측은 조정을 이뤘습니다.
법적 분쟁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오픈소스 도용 논란이 있기도 했습니다. 티맥스가 2009년 티맥스 윈도 운영체제를 공개하자 네티즌 및 일부 전문가들은 오픈소스 베낀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티맥스는 이에 대해 응용프로그램 호환 레이어 부분에서 오픈소스 프로젝트인 ‘와인’을 참조한 것은 맞지만 핵심 커널은 독자개발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최근에는 DB분야에서 ‘베끼기’ 의혹을 받기도 합니다. 티맥스의 DB 소프트웨어인 티베로 DBMS가 오라클 DB와 매우 유사하다는 의혹입니다.
사실 티베로 DBMS는 대놓고 오라클을 따라한 제품입니다. 오라클을 따라했다는 것이 오라클을 베꼈다는 것은 아닙니다. 기존 오라클 이용자들이 쉽게 티베로 DBMS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오라클과 같은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 이 회사의 전략이었습니다. 오라클만 사용하는 SQL명령도 그대로 차용했고, 사용자 환경도 오라클과 매우 유사하게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티맥스가 오라클을 베꼈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티맥스측은 “오라클 소스코드가 공개된 것이 아닌데 어떻게 도용하느냐”며 논란을 일축합니다.
이처럼 티맥스는 끊임없는 베끼기 의혹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 모든 의혹이 사실이든 사실이 아니든 회사로서는 여간 곤혹스럽지 않을 것입니다.
티맥스 이종욱 대표는 자사에 저작권 분쟁이 끊이지 않는 이유에 대해 “국내에서 유일하게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다 보니까 벌어지는 일들”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는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은 많습니다. 그들 중 글로벌 기업과 저작권 분쟁을 벌이는 기업은 많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왜 티맥스에는 이 같은 의혹이 끊이지 않는 것일까요?
티맥스가 주로 1등 제품 따라잡기라는 전략을 쓰고 있다는 점이 하나의 원인인 듯 보입니다.
티맥스를 대표하는 제품인 제우스는 BEA의 웹로직을 겨냥한 SW로 웹로직이 제공하는 기능을 좀더 싸게 제공한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티베로 DBMS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라클과 같은 수준의 제품을 오라클보다 싸게 제공하자’는 전략입니다. 티맥스 윈도 역시 MS 윈도를 겨냥한 것입니다.
이처럼 기존에 존재하는 소프트웨어와 유사한 제품으로 승부하다 보니 저작권 분쟁이 끊이지 않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티맥스가 글로벌 업체 제품 따라잡기에 주력하기 보다는 혁신적인 제품으로 그들을 선도한다면 저작권 도용 논란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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