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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정부, 유효경쟁정책 ‘폐기’…LG U+, 생존 갈림길
디지털데일리
발행일 2010-12-28 16:24:38
- 인위적 수익 보전책 사라져…양강체제 속 MVNO 육성으로 정책 선회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정부가 1997년부터 유지해 온 통신시장 유효경쟁정책을 오는 2013년 사실상 폐기한다. 유효경쟁정책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 통신 3사간 이동통신 접속료 차등을 오는 2013년까지 없애고 단일 접속료 체계로 전환키로 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모두 동일 선상에서 경쟁을 보장해 통신비 인하와 투자 확대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뜻이다.
유효경쟁정책은 이동통신 시장에서 선발사업자는 SK텔레콤을 KT와 LG유플러스보다 강력히 규제해 양사를 육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돼왔다. KT보다는 LG유플러스에 대한 배려가 컸다.
◆2013년, 통신사간 이동전화 접속료 차등 폐지=접속료는 서로 다른 통신사업자의 통신망을 상호 연결할 때 발신측 사업자가 착신측 사업자에게 지불하는 통신망 이용대가다. 예를 들어 SK텔레콤 가입자가 KT에 전화를 걸면 SK텔레콤이 KT에 접속료를 지불한다. 통신요금에 포함된 금액이다. 방통위는 2년 단위로 유무선 전화망 접속료 산정방식을 새로 정한다. 그동안 SK텔레콤에 비해 KT와 LG유플러스가 KT에 비해 LG유플러스가 높은 접속료를 받아왔다.
방통위는 2013년 단일 접속료 도입을 위해 2010년과 2011년 요율 기준을 각 사별 차이를 줄이는 것에 맞췄다. 2009년 기준 1분당 SK텔레콤 32.93원 KT 37.96원 LG유플러스 38.53원이었던 접속료는 2011년 기준 1분당 SK텔레콤 30.50원 KT 31.75원 LG유플러스 31.93원으로 변화된다.
결국 SK텔레콤은 KT와 LG유플러스에게 받을 돈은 큰 변화가 없지만 줘야 할 돈이 줄어들어 가장 큰 수혜를 보게 됐다. KT는 낼 돈도 받을 돈도 줄어든 구조다. LG유플러스는 내야할 돈은 거의 그대로인데 받을 돈이 대폭 감소했다. 2010년의 경우 SK텔레콤은 450억원의 추가 수익이 기대되며 KT는 140억원 지출, LG유플러스는 300억원 악화가 예상된다.
방통위 통신경쟁정책과 최영진 과장은 “유효경쟁정책은 접속료 단에서는 2013년이면 끝난다”라며 “이번 접속료가 적용되면 당장 LG유플러스는 내년에는 300억 정도 접속료 수익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 관련 정책 혜택 사실상 소멸=이번 방통위의 결정은 최시중 위원장 취임과 방통위 조직 발족 이후 꾸준히 제기된 유효경쟁정책 폐기 및 완전경쟁도입이라는 통신시장 경쟁구도 전환을 실현한 것이라는 평가다. 최 위원장은 공식석상에서 여러 번 “유효경쟁정책은 불합리하다”라고 지적해왔다.
방통위는 유효경쟁정책 폐기를 지난 1월1일 LG텔레콤 LG파워콤 LG데이콤 등 LG계열 통신 3사가 합쳐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것을 표면적 이유로 제시했다. 하지만 제3의 통신사를 육성해 통신비 인하 등을 추진하려던 원래 의도가 제대로 실현되지 않은 것도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LG가 후발 사업자라고 요구는 많았지만 기대만큼 통신 시장에서 통신비 인하 효과를 가져오지는 않았다”라며 “(유효경쟁정책은) 시장경제 원칙에도 맞지 않다”라고 말했다.
방통위의 유효경쟁정책 폐기에 따라 LG유플러스는 생존의 기로에 섰다.
LG유플러스의 이동통신 사업의 전신인 LG텔레콤은 지난 2006년 3G 사업을 포기해 SK텔레콤과 KT와 달리 대규모 네트워크 투자 부담을 덜었다. 상대적 투자액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SK텔레콤과 KT에 비해 높은 접속료를 받았다. LG유플러스를 살리기 위해 SK텔레콤과 KT의 가입자가 비싼 요금을 지불한 셈이다.
◆LG유플러스 연간 300억원 매출 감소=또 자체 투자보다는 SK텔레콤의 800MHz 주파수 로밍 요구 등 SK텔레콤과 KT의 네트워크를 빌려 쓰기 위한 정책 건의를 지속해왔다. 초당요금제 도입과 발신자번호표시요금 폐지 등 경쟁사가 이미 실시하고 있던 요금 인하 정책을 받아들이는 것도 제일 늦었다.
LG유플러스는 이번 유효경쟁정책 폐기로 이런 부가수익들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2010년 접속료만 따져도 300억원의 감소가 예상된다. 유무형의 정책 고려까지 감안하면 LG유플러스의 수익 감소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유효경쟁정책 폐기 시점이 2013년으로 결정돼 그나마 시간을 번 것이 위안이다.
한편 이에 따라 통신시장은 SK텔레콤과 KT의 양강구도가 더욱 굳어질 전망이다. SK텔레콤과 KT는 비용 부담이 줄어든 만큼 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LG유플러스에 대한 지원을 줄인만큼 통신비 인하를 위해 제4 통신사와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에 대한 배려의 폭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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