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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P 파일포맷공개, 한컴에 독일까 약일까

[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한글과컴퓨터가 30일 아래아한글 문서형식인 HWP의 구조를 공개한 가운데, 이번 공개가 향후 한컴 아래아한글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한컴은 지금까지 HWP 파일형식을 독점하면서 공공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부분의 공공문서는 HWP로 작성돼 이를 열람∙편집하기 위해서는 아래아한글이 필수적이다. 민간기업도 공공기관에 문서를 제공할 때나 공공기관 문서를 열람할 때는 아래아한글을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앞으로 MS 워드 등 다른 소프트웨어로도 HWP문서를 읽고 편집할 수 있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MS 오피스를 구매한 기업이 굳이 아래아한글을 구입할 필요가 없게 되는 것이다.

이는 한컴의 최대 고객인 공공기관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공공기관은 엑셀∙파워포인트 때문에 MS 오피스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MS워드로 HWP 문서를 작성할 수 있게 된다면 공공기관이 굳이 아래아한글을 구입하지 않을 가능성이 점져진다. 이런 점에서 이번 파일형식 공개는 한컴에 독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양왕성 한컴 최고기술책임자(CTO)는 “HWP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은 한글과컴퓨터이기 때문에 다른 소프트웨어서 HWP를 여는 것과 아래아한글에서 여는 것은 확실히 다를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양 CTO는 또 “공공기관은 이미 아래아한글로 수많은 작성된 수많은 서식을 보유하고 있는데,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이런 서식이 그대로 유지되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면서 “공무원들이 이런 서식을 모두 새로 만드는 수고를 하면서 다른 프로그램을 이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번 파일포맷 공개는 한컴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키고, 위험요인을 줄이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한 때 국민벤처라 불렸던 한컴이지만 최근 세계적인 ‘오픈’의 흐름을 놓쳐 ‘폐쇄적 독점기업’이라는 이미지가 생겼다. 특히 IT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안티 한컴’의 분위기가 조성됐다. 하지만 이번 파일포맷 공개로 이 같은 이미지는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국회 입법조사처 등 정부 일각에서 제기하는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됐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지난 달 23일 정부 문서를 개방형 문서 표준으로 강제하는 방안에 대한 현안보고서 작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국회입법조사처는 “HWP는 폐쇄적인 문서 포맷으로 호환성이 떨어져 국내외적으로 공동작업에 불편함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장기적 보관이 중요한 정부문서가 한글과컴퓨터의 존속여부에 좌우되는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한컴이 HWP 파일포맷을 공개하고 국가표준을 추진함에 따라 이 같은 문제제기는 더 이상 어렵게 됐다.

국회 입법조사처 김유향 팀장은 “우리의 문제제기는 한컴을 사용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개방형 표준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면서 “한컴의 행보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한컴 김영익 대표는 “한컴은 개방과 표준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동시에 ISV들과 협력하여 더 많은 SW 사용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한컴의 제품을 불편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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