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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클럭커의 계절이 온다 ⑦]오버클럭, 이젠 누구나 할 수 있다
디지털데일리
발행일 2009-10-09 11:21:57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오버클럭이 쉬워졌다’
최근 메인보드 제조사들이 내세우는 홍보 전략이다. 여러 업체가 이렇게 손쉬운 오버클럭 기능에 주력하는 이유는 오버클럭킹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지난 8월에 업체들이 앞 다퉈 출시한 P55칩셋의 메인보드에선 이러한 움직임이 한층 더해졌다. 마치 오버클럭 기능에 제품의 모든 것을 걸고 있는 듯한 모양새다. 메인보드가 오버클럭에 강하다면, 일상 용도로도 그 안정성은 충분히 입증되기에 업체들은 이제 오버클럭은 제품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입을 모은다.
CPU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오버클럭이지만, 메인보드에서 해당 기능을 지원해야 오버클럭이 가능하기 때문에 메인보드의 비중은 무엇보다 절대적이다. 따라서 오버클럭을 결정짓는 메인보드에서 소위 ‘빅3’라고 불리는 ▲아수스(www.asus.com) ▲기가바이트(www.giga-byte.com) ▲MSI(www.msi.com) 업체들이 내세우는 시장전략을 짚어보고 또 오버클럭을 위한 어떤 대외활동을 계획하고 있는지도 들어본다.

◆원클릭, 원터치로 오버클럭한다, 안정성에도 문제없어=업체들은 인텔이 최근 발표한 ‘린필드’ 프로세서를 지원하는 P55칩셋을 탑재한 메인보드를 지난 8월에 출시했다. P55칩셋의 메인보드는 10만원 중반대에서 40만원대까지 다양한 가격대에 포진하고 있는데, 이 중 20만원초반대의 제품이 현재 ‘빅3’ 업체들의 주력상품이다.
아수스의 ‘P7P55D’와 MSI의 ‘P55-GD65’는 하드웨어 기반의 오버클럭 기능으로 소비자의 이목을 끌고 있다. 해당 업체들은 기존 소프트웨어로 적용하는 오버클럭의 약점이었던 시스템 불안정성을 해소하고 유저가 보다 손쉽게 오버클럭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아수스 국내 유통업체인 에스티컴의 맹성현 홍보부 차장은 “메인보드에 오버클럭 콘트롤러를 내장했다”며 “바이오스에 들어갈 필요없이 윈도상에서 원클릭으로 오버클럭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고가 제품 중 일부는 메인보드와 직접 리모콘을 연결해 버튼 조작만으로도 간편하게 오버클럭을 할 수 있다.
MSI의 오호상 영업부 팀장은 “윈도상에서 오버클럭 할 필요도 없다”며 “부팅 전 메인보드의 버튼만 누르면 원터치로 오버클럭이 설정되고 윈도에서 즉시 빨라진 속도를 체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가바이트의 ‘P55-UD3R’은 하드웨어로 오버클럭의 모든 부분을 제어하진 않지만, 오버클럭 후 전압이 출렁거리는 문제점을 메인보드에 내장된 콘트롤러로 개선했다. 기가바이트 국내 유통업체인 제이씨현의 여인우 마케팅 차장은 “오버클럭은 원클릭으로 간편하게 할 수 있다”며 “일부 하드웨어 방식을 적용하면서, 소프트웨어 방식을 더욱 개선해 보다 안정적으로 오버클럭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오버클럭 후 시스템의 안정성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업체들은 “오버클럭을 적용해도 안정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소용없는 일이다”며 “오버클럭 후 안정성을 탄탄하게 다지는 방향으로 제품을 기획했고 향후에도 이 같은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안정성에 크게 무게를 뒀다.
◆업체들이 오버클럭 중흥 이끈다=MSI는 매년 M.O.A.(MSI Overclocking Arena)라는 오버클럭 대회를 중화권에서 개최한다. 예선을 거친 세계 각지의 오버클럭커들이 결선에 모여 자웅을 겨룬다. 국내에서도 1년에 한번 정기적으로 예선을 열어 한국대표를 뽑는다.
MSI 관계자는 “오버클럭 관련 행사나 세미나도 많이 개최할 계획”이라며 “오버클럭을 하는 방법을 의논하거나 실제 시연을 통해 오버클럭 문화의 진작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수스와 기가바이트는 국내에선 정기적으로 대회를 개최하지는 않는다. 업체들은 국내 오버클럭 여건상 오프라인 오버클럭 대회를 열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국내에선 오버클럭을 즐기기 시작한 시간이 얼마 안돼 오버클럭커층이 두텁지 않다는 설명이다.
아수스 유통업체인 에스티컴의 맹성현 홍보부 차장은 “CPU는 보통 6개월에서 1년 사이의 주기로 새로운 제품이 나온다”며 “CPU 출시주기에 맞춰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오버클럭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린필드 프로세서를 지원하는 ‘P7P55D’ 메인보드를 출시하면서, 6주간의 일정으로 오버클럭 행사를 지금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기가바이트 총판 제이씨현의 여인우 마케팅 차장도 “온라인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소규모 행사를 기획하되, 오버클럭의 노하우를 공개하는 방향으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정보를 공개해 점차 오버클럭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질 수 있게 만들고 경품행사도 여러 번 열어 사람들의 관심을 끌 생각”이라고 전했다.
◆오버클럭커들이 리더십을 가지고 인간관계를 넓혀야=웹상에서 ‘serandl78’로 활동하는 이정호씨도 여느 사람과 마찬가지로 호기심에 오버클럭을 시작했다가 지금은 국내외를 오가며 다양한 사람들과 팀을 이뤄 기록을 양산하는 하드코어 오버클럭커이다.
영어가 능통한 이정호씨는 국내외 오버클럭커들이 의견을 교환하고 팀을 이룰 수 있게 교두보의 역할을 자처했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서로 돕거나 의견교환 없이 혼자선 세계수준에 근접하는 오버클럭 기록은 이뤄내기 힘들다고 그는 답한다.
이정호씨는 “국외 오버클럭커와 팀을 이뤄 1주일간 오버클럭에 몰두해서 기록을 만든 적도 있다”며 “이처럼 같이 의견을 교환하고 서로의 노하우를 공개할 때 윈윈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세계수준에 근접하는 극한의 오버클럭을 즐기는 이들은 10명도 채 안 된다. 제각기 직장이 있기 때문에 같이 모여서 꾸준히 활동하기 힘든 국내 상황이지만, 지속적인 모임을 통해 서로의 노하우를 교환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정호씨는 “세계수준에 근접한 오버클럭커 뿐 아니라 보다 넓은 범위에서 오버클럭을 즐기는 사람들이 리더십을 가지고 사람들을 이끌며 속깊은 얘기를 꺼낼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등 인간관계를 넓히는 활동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하루에 3번 정도는 오버클럭을 문의하는 사람들의 전화나 쪽지가 온다”며 “관심과 열정은 대단하지만 정보가 없어 오버클럭을 못하는 일이 없도록, 주변 사람들과 합심해서 적극적으로 그동안 쌓은 노하우를 공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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