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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클럭커의 계절이 온다 ④]‘쿨러’로 오버클럭 한계를 넘어선다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CPU와 메인보드 그리고 메모리가 컴퓨터의 필수요소라고 한다면, 쿨러(Cooler)는 선택요소에 가깝다. 쿨러가 CPU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진 않지만, 오버클럭으로 성능의 한계치를 이끌어내고 싶은 사람에겐 쿨러는 무엇보다 필수요소가 된다.

오버클럭을 시도하면 발열은 반드시 증가한다. 뜨거워진 CPU나 메모리를 제대로 식혀주질 않으면, 컴퓨터가 멈추거나 오작동을 일으키게 되고 심지어는 부품까지 손상을 입게 된다. 그래서 오버클럭커들은 누구보다 쿨링(Cooling)에 신경을 쓴다. 또 그들은 발열을 잡는 이가 결국엔 오버클럭에 성공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쿨링(Cooling)의 방식은 크게 ‘공랭식’과 ‘수랭식’ 그리고 ‘유랭식’으로 나뉜다. 말 그대로, 공기바람으로 부품을 냉각하거나 물이나 특수냉매로 열을 식힌다. 유랭식은 비전도성인 ‘미네랄오일’에 부품을 통째로 넣은 다음, 라디에이터를 통과한 차가워진 오일을 펌프로 순환시켜 주면서 수랭식과 같은 방식으로 냉각을 시킨다. 극도의 오버클럭을 위해선, 특수냉매를 이용한 수랭식 쿨러가 보다 효과적이다.

쿨러의 종류는 ▲CPU쿨러 ▲보드브릿지쿨러 ▲메모리쿨러 ▲하드디스크쿨러 ▲시스템쿨러 ▲VGA쿨러 등 매우 다양하다. 이렇게 쿨링의 방식과 종류는 많지만 쿨러의 목적은 단 하나, 각 부품의 발열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낮추는가에 모든 쿨러업체가 목표를 같이한다. 같은 목표를 위해 업체들의 경쟁은 얼마나 치열하고 그들의 시장 전략은 또 어떻게 전개될지 알아본다.

◆공랭식 쿨러 가격↓‧성능↑, 수랭식은 극소수만 찾아=PC용 냉각장치 제조업체인 쓰리알시스템(www.3rsys.com)은 2000년 초부터 국내에 쿨러를 보급했다. 회사 측은 쿨러는 업체 간 기술경쟁이 심해, 시중에 나온 쿨러는 냉각 성능이 상향평준화가 된 상태라고 말한다.

이 회사 홍정우 마케팅 팀장은 “제품이 출시되면 오버클러커나 마니아들이 벤치마크를 하고 커뮤니티를 통해 정보를 신속하게 교환한다”며 “제품의 성능이 바로 수치로 증명되기 때문에 기술개발에 소홀히 할 수 없다”고 전했다.

현재는 금속관 내부에 작동 유체를 넣어 열전도율을 높인 히트파이프 방식이 대세가 되면서, 공랭식 쿨러의 성능이 대폭 올라갔다. 10만원 안쪽의 공랙식 쿨러의 성능이 강력해지면서 오히려 수랭식 쿨러시장을 잠식했다.

홍 팀장은 “사업 초기에 수랭식 쿨러도 제조판매를 했지만 이젠 찾는 사람도 없고 국내에선 시장성이 없다”며 “공랭식 쿨러로도 어느 정도의 오버클럭이 보장되면서, 수랭식을 쓰는 사람들은 소수의 하드코어 오버클럭커 밖에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써모랩(www.thermolab.co.kr)은 기업을 대상으로 방열솔루션과 냉각모듈 등을 제공해오다 2008년부터 PC쿨러 시장에 뛰어들었다. 출시한 제품은 3종이지만 작년 말부터 10개국에 수출하는 등 시장에서 호평을 얻고 있다.

이 회사 남창규 기획이사는 “공랭식 쿨러의 냉각 성능은 한계선에 다다랐다”며 “현 수준에서 CPU온도를 3도 더 낮추려면, 엄청난 물량투입을 감당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남 이사는 “사업 초기라 그만한 물량을 투입하기가 어렵고, 국내에서 고가 제품의 시장성도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올 10월에 대중성을 노린 1개 제품을 출시하고, 저소음을 중요시하는 추세에 따라 팬리스(Fanless) 모델도 선뵐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능한계에 다다랐지만 돌파구는 있다…‘디자인’=PC쿨러 국내업체인 ‘제로썸’과 대만업체 ‘써멀테이크’의 총판을 맡고 있는 피에스코(www.piesco.co.kr) 역시 쿨러 비중의 9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공랭식 쿨러의 성능한계를 언급했다.

이 회사 박수제 마케팅담당은 “성능이 상향평준화가 되다보니, 웬만큼 오버클럭을 하지 않고는 고가 제품을 찾을 필요도 없어졌다”며 “가격으로 승부할 중‧저가형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5만원 이상의 제품은 디자인으로 차별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담당자는 “고가 제품을 주로 취급하는 ‘써멀테이크’는 이미 디자인에 초점을 맞추고 매년 20여개에 가까운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며 “국내도 고가 제품에서 같은 방식의 해법을 찾아야 할 때”라고 밝혔다.

올해는 CPU제조사들이 새로운 프로세서를 선뵈면서, PC쿨러 업체들이 분주해졌다. 특히 쿨러업체들은 새로운 규격으로 출시된 인텔 ‘린필드’ 프로세서에 맞추기 위해 신제품이나 예전 쿨러를 바뀐 규격에 장착이 가능하도록 돕는 ‘자켓’을 내보이고 있다.

박 담당자는 “새로운 CPU가 나오면, 오버클럭 관련 시장도 같이 바빠진다”며 “올해 안에 3개 이상의 제품을 출시하고, 디자인 전문 업체와 제휴해 신제품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18일부터 시작된 85만원에 달하는 PC케이스 30대 예판이 하루 만에 마감돼 회사 측도 놀랐다”며 “이 같은 반응은 쿨링성능도 만족하면서 BMW 디자인 스튜디오와 제휴해 만든 독특한 모양새가 오버클럭커나 마니아의 구미를 당긴 것이 아니겠느냐”라고 덧붙였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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