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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기획/전원관리②] 왜 전원관리인가…전방위 피해 몰고오는 ‘전원사고’

생산중단· 데이터 손실 등 폭넓은 피해 초래

IT 붐이 한창 일어나기 시작하던 지난 1990년대 후반, 술자리에 단골도 등장하던 우스개 소리가 있다.

 

한 기업의 서버가 멈춰서는 바람에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 해결책을 모색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결국 비싼 비용을 들여 외부 전문가를 불렀는데, 알고 보니 전원 코드가 빠져 있었다는 얘기다.

 

기업의 경영활동에서 IT시스템의 역할이 중요해질수록 전원관리의 중요성이 그만큼 커지고 있다.

 

그리고 모든 시스템이 전원과 연결된 만큼 한 번의 전원사고가 가져다주는 파장 또한 막대할 수밖에 없다.

 

비단 IT시스템뿐만이 아니다. 이른 바 공장을 가동해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의 경우는 회사의 모든 업무가 사실상 마비된다는 점에서 전원관리는 모든 관리에 우선하는 필수 덕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전원사고, 기업 IT인프라에 치명타 = 안정된 전원관리를 위해 3중, 4중의 방책을 갖춰놓고 있다는 한 생산기업의 관계자는 “전원관리를 잘못해 공장이 멈춰버릴 경우 그 피해는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전원 사고가 날 경우 다시 설비를 가동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생산 중단으로 인한 매출 손실은 물론, 납기를 지키지 못한 데서 오는 신용도 하락, 전원 불안정으로 인한 설비의 훼손 등 다양한 피해를 입게 된다.

 

IT시스템의 경우도 전원 문제의 영향은 하드웨어 손상, 완전한 데이터 손실, 메인보드 과열/손상, 키보드 문제 등 생각지도 못한 여러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키그룹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의 절반이 전원 사고로 인한 시스템 다운타임 발생시 시간당 1000달러 이상의 비용을 지출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9%는 앞으로 시스템 다운타임이 발생할 시 시간당 5만 달러 이상의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특히 이 같은 수치가 2년 여 전에 조사한 결과라는 것을 감안하면, 현 시점에서 전원 사고로 인한 피해는 그 규모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될 것이라는 점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안정적인 전원인프라 관리, 기업 생산성 향상 = 전 세계에 고무벨트를 수출하고 있는 한 국내 기업 관계자는 “네트워크 관리자나 전원 관리자가 배선을 만지다가 전원을 꺼뜨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며, “전원시스템을 복구해야 하고, 예열과정을 거쳐 설비를 재가동하는 데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려 며칠씩 생산이 중단되기도 했다”고 경험을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몇 번 사고를 겪은 뒤 직원의 실수에 대비해 함부로 전원 관련 장치를 건드릴 수 없고, 전원 케이블을 완전히 독립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장치를 도입한 뒤, 이런 문제가 완전히 사라졌고 그로 인해 생산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또, 한 화학업체 IT관리자도 “공장이 24시간, 365일 내내 가동되는데, 여름철 기온이 올라가면 시스템 온도가 같이 상승해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리기도 한다”면서, “케이블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과 별개로, 어떤 경우에도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리자는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리면 CPU가 훼손되는 경우도 있는데, 중요 시스템들은 CPU 자체가 고가이기 때문에 단순히 생산을 하지 못하는 것 외에 시스템 훼손 측면에서도 피해가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데이터 손실 원인의 절반이 전원문제 = 이와 관련해 전원관리 관련 업계에서는 “아무리 좋은 생산설비를 갖추고, 고성능 IT시스템을 쓰더라도 기본적인 장애가 일어나면 속수무책”이라며, “예를 들어, 네트워크가 끊어지면 인터넷·인트라넷이 막힐 뿐이지만, 전원 공급이 끊어지면 회사가 아무 일도 할 수 없게 된다”고 전원관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어“기업 활동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전원 관리는 어떤 여타 시설의 관리 못지않게 중요시돼야 할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전원관리의 중요성은 비단 생산시설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들에게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데이터 손실이 발생하는 요인 가운데서 가장 큰 요인이 ‘전원 문제’인 것으로 분석됐다.

 

조사 결과, 데이터 손실 요인 가운데 전원 문제가 45.3%로 거의 절반에 육박했으며, 태풍 피해, 홍수/수해, 화재/폭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에러, 네트워크 정지 등 많이 거론되는 문제들은 모두 10% 미만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재철 기자> mykoreaon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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