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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은 유지, 완성도는 향상…LG엔솔·삼성SDI, '인터배터리 유럽'서 ESS 승부 [소부장박대리]

삼성SDI SBB 1.5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인터배터리 유럽 2025'에서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최신 에너지저장장치(ESS) 기술과 제품을 대거 공개하며, 차세대 전력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양사는 ESS 사업 확대라는 같은 방향성을 유지하면서도 제품 전략에선 분명한 색깔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와 비교해 눈에 띄는 변화는 없었지만, 양사는 기존 전략의 '고도화'에 주력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여전히 LFP 중심의 안전성·경제성 전략을, 삼성SDI는 고출력 UPS 및 고에너지밀도 제품 중심의 '프리미엄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양사는 유럽 현지 생산 라인 가동 시점을 구체화하거나, 제품 성능을 한층 끌어 올린 신제품을 내놓으며 기존 전략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인터배터리 유럽(InterBattery Europe) 2025'은 7일(현지시간)부터 9일까지 독일 뮌헨 '메쎄 뮌헨'에서 열린다. 유럽 최대 에너지산업 전시인 '더 스마터 E 유럽(The smarter E Europe)' 내 전시 행사 중 하나로 올해 3회째를 맞이했다.

유럽은 중국에 이어 전세계 2위 규모의 전기차 시장으로 2030년까지 ESS 시장 또한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이로 인해 배터리 산업에 매우 매력적이고 중요한 지역으로 평가된다.

이번 전시회에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중에서는 SK온을 제외하고 2개사가 참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Empower Every Possibility, Empower Whenever You Need(에너지로 세상을 깨우다, 언제 어디서나 지속 가능한 솔루션을 제공하다)'라는 슬로건 아래 유럽 현지 생산 기반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경쟁력을 대거 선보였다. 올해 말 가동 예정인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의 ESS 전용 라인을 중심으로 현지 조달 능력을 강화하고, 고안전성 장수명 LFP 셀 기반의 신제품을 다수 공개했다.

대표 제품은 JF2S 셀을 기반으로 한 20피트(ft) 컨테이너형 전력망용 ESS다. JF2S는 기존 JF1 대비 에너지 용량이 약 2.7배 향상됐으며, 최대 1만5000회의 사이클 수명을 보장해 ESS용 셀 중 최고 수준의 내구성과 성능을 갖췄다. 신제품은 모듈 간 간격을 최소화한 스택형 구조와 효율적인 수냉 시스템, 열 차단 기술을 적용해 고밀도화와 고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또한, 유럽 주택 시장을 겨냥한 소형 ESS 제품 'JF1R'도 함께 공개했다. 이 제품은 플러그 앤 플레이(Plug & Play) 방식을 채택해 단일 인력이 10분 이내 설치할 수 있으며, 고성능 셀과 독자 알고리즘 기반 SoX(잔량 추정 정확도) 기능으로 15년 품질보증이 가능하다. 추가로 AI 데이터센터용 UPS 전용 고출력 배터리 시스템도 함께 전시해 용도별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LG에너지솔루션 ESS용 LFP셀.


삼성SDI는 'InCelligent Life, Always ON'이라는 주제 아래, 고출력 UPS 배터리와 세계 최대 수준의 컨테이너형 ESS를 중심으로 제품을 구성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용 UPS 배터리 'U8A1'과 컨테이너형 ESS 'SBB 1.5'를 실물 크기로 전시하며 실사용 환경에서의 확장성과 효율성을 강조했다.

U8A1은 고출력 기술을 통해 설치 수를 줄이면서 동일 출력을 낼 수 있는 제품으로, AI 인프라 시장을 겨냥한 고성능 UPS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 실제로 U8A1이 적용된 UPS는 기존 대비 설치 면적을 약 33% 줄일 수 있다. SBB 1.5는 기존 대비 에너지 밀도를 37% 향상했으며, EDI(Enhanced Direct Injection) 기술을 적용해 모듈 단위의 화재 확산 방지 기능도 크게 강화했다.

삼성SDI는 이번 행사에서 각형 배터리를 중심으로 한 자사 ESS 전략도 부각했다. '삼성SDI 각형이 답이다'라는 구호 아래, 고에너지밀도와 열전파 차단 기능(No TP)을 갖춘 배터리를 ESS와 EV에 최적화된 솔루션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전고체 배터리,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등 차세대 기술들도 '배터리 쇼룸'에서 함께 전시됐다.

양사의 공통점은 유럽 내 배터리 생산 거점 강화를 통한 현지화 전략과, 고안전성 기술을 중심으로 한 제품 고도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유럽산 LFP 셀을 기반으로 한 대형 전력망용 ESS로 친환경 규제에 대응하며, 삼성SDI는 고출력 UPS 및 각형 중심의 ESS 제품군으로 공간효율성과 안전성에 무게를 뒀다.

한편, 두 회사는 배터리 여권 등 유럽 배터리 규제 대응 전략도 함께 소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여권 파일럿 버전과 배터리 규제 관리 시스템을 선보였으며, 삼성SDI는 카본 트러스트로부터 획득한 탄소발자국 인증 등 ESG 성과를 부각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ESS 시장은 전력망 안정화, AI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증가, 가정용 태양광 확대 등으로 구조적인 수요 증가세가 뚜렷하다"며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유럽 현지화 전략은 규제 대응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수주 경쟁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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