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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전기차 충전기 사업 3년 만에 접는다…'전략적 리밸런싱' 단행 [소부장박대리]

LG전자가 완속 전기차(EV) 충전기에 화재 예방 기술을 탑재한다. 사진은 화재 예방 기술이 탑재된 국내향 7kW 완속 충전기(EVW007SM-SK). [ⓒLG전자]
LG전자가 완속 전기차(EV) 충전기에 화재 예방 기술을 탑재한다. 사진은 화재 예방 기술이 탑재된 국내향 7kW 완속 충전기(EVW007SM-SK). [ⓒLG전자]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전기차 충전기 사업 확대를 목표로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던 LG전자가 3년 만에 철수 수순을 밟는다. 지난해까지 전시회에 신제품을 적극 선보였던 행보와 대비되는 정반대의 결정이다. 전기차 시장이 캐즘기에 접어들며 사업 리밸런싱을 통한 전략 전환이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에코솔루션(ES) 사업본부 산하 EV충전사업을 종료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충전기 제조를 담당해 온 자회사 하이비차저는 청산 절차에 돌입하며, 해당 사업을 담당하던 인력은 LG전자 내부 다른 조직으로 전환 배치된다.

LG전자는 지난 2022년 GS에너지, GS네오텍과 함께 스타트업 '애플망고'를 인수하며 전기차 충전기 사업에 진출했다. 이후 회사명은 '하이비차저'로 바뀌었고, 완속 및 급속 충전기를 중심으로 제품 라인업을 꾸려왔다. 지난해 EV트렌드코리아 등 전시회에 참가하며 충전 솔루션 홍보에 적극 나섰고, 미국 텍사스 거점에는 연간 1만2000대 생산이 가능한 제조설비까지 마련했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 둔화와 전기차 수요 정체, 가격 경쟁 심화 등 복합적인 시장 환경 변화가 발목을 잡았다. 특히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보조금 축소 우려가 확산되며 전기차 인프라 확대에도 제동이 걸렸다.

LG전자 관계자는 "EV충전사업은 지난해 ES사업본부로 이관된 이후 전략적 리밸런싱 대상에 포함됐으며, 수익성보다는 사업 환경과 포트폴리오 조정을 고려해 종료를 결정했다"며 "단기 실적 악화가 철수의 직접적인 이유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성원 전원은 다른 사업조직으로 전환 배치되고, 기존 공급처에 대한 유지보수는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는 전기차 충전기 사업 종료 이후, 에코솔루션(ES) 사업본부를 통해 HVAC(냉난방공조)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다. 향후 가정용·상업용 에어컨, 칠러, 히트펌프, 데이터센터용 냉각 솔루션 등을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며, 관련 역량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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