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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장현국 “블록체인 게임 믿음은 내가 세계 1등… 불신을 리듬으로”

넥써쓰 장현국 대표.
넥써쓰 장현국 대표.

[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역시 장현국 답다.” 장현국 대표가 넥써쓰(전 액션스퀘어)에 새둥지를 틀고 블록체인 게임 사업 전개 의지를 드러내자 업계인들이 입을 모아 한 말이다.

장 대표는 불모지로 통한 블록체인 게임 사업을 위메이드에서 10여년간 진두지휘하며 국내 게임업계와 글로벌 블록체인 게임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 인물이다. 위믹스 중심의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를 구축해 게임사들에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3제로 정책으로 공정성 강화… 시장 우려 수용해 변화“

그는 올초 넥써스 대표로 부임한 직후, ‘3제로(3zero·제로 민팅, 제로 리저브, 제로 프리라이더)’ 정책을 내세우며 블록체인 게임 사업에 빠르게 드라이브를 걸었다. 그간 외부에서 제기한 지적을 수용한 사례로, 시장을 관통하는 과제인 공정성에 방점을 찍은 정책이다.

장 대표는 제로 민팅(발행)에 대해 “코인을 초당 1개씩 발행하면 코인의 밸류가 정체되는 것 아니냐라는 비판이 있었다. 민팅은 본래 노드 운영자들에게 보상을 제공하기 위한 기제로 필수 요소는 아니다. 게스피(Gas Fee, 수수료 보상) 등 다른 대안이 존재하는 만큼, 대중이 직관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정책은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제로 리졸브(대량의 코인을 보유한 재단이 코인 가격이 상승하면 이를 매각해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자금으로 활용하는 구조)에 대해선 “프로젝트가 초반 단계를 지나 중·후반으로 접어들면 재단이 보유한 대규모 물량이 시장에 풀릴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게 된다”면서 “이는 주식 시장에서 ‘행오버(Overhang) 이슈’로 불리는 현상과 유사하게, 시장 참여자들에게 불확실성을 제공하는 요소가 된다. 타당한 지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제로 프리라이더의 경우 “높은 리스크를 감수한 투자자가 보상을 받는 것은 합리적인 측면이 있지만, 후발자는 비싼 가격에 코인을 구매해야 했다는 점에서 형평성 문제가 발생했다”며 “초기 투자자와 일반 투자자 모두에게 동일한 가격에 코인을 구매할 기회를 제공해 공정한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이는 나와 임원진들에게도 적용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향후 게임 토큰 설계에도 공정성을 반영한 정책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게임사는 넥써쓰가 제공하는 ‘크로쓰(CROSS)’라는 플랫폼 내에서 단순 토큰의 발행과 소각 룰을 정하는 역할만 수행하며, 유저들만 토큰을 보유하고 거래할 수 있도록 한다는 심산이다.

장 대표는 “과거엔 게임사가 토큰을 하나의 부가 수입원으로 활용하려는 구조였다. 하지만 이는 곧 게임 경제의 붕괴로 이어진다는 문제가 발생했다. 나아가, 게임 회사가 언젠가 토큰을 팔 것이라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짚었다.

장 대표는 이러한 일련의 원칙들이 최근 몇 년간 블록체인·크립토 업계 전반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엔 성공적인 프로젝트를 무분별하게 참고했다면, 이제는 다양한 피드백과 비판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공정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나는 코인과 관련해 어쩌면 가장 많이 고생한 사람 중 한 명”이라며 “고통스러운 과정에서 배운 게 많다. 조금 더 공정함으로 나아간다는 게 시대 정신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넥써쓰 장현국 대표가 임시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넥써쓰]
넥써쓰 장현국 대표가 임시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넥써쓰]

◆“블록체인 향한 가치관은 동일… 게임이 해답”

다만 장 대표는 시장 수요를 반영해 방향성을 수정했지만, 블록체인 게임 시장에 대한 기존 가치관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앞서 한 매체 인터뷰에서 “디파이(De-Fi)가 의미 없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잘못 전달된 것 같다”며 해명에 나섰다.

그는 “시장 초기에는 기회가 많아 디파이와 NFT(대체불가능토큰) 등 여러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병렬적으로 진행했지만, 지나치게 여러 방향으로 확장하면서 오히려 성과가 떨어지는 결과를 낳았다”며 “크로쓰가 게임 블록체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만큼, 현재는 게임과 관련된 토큰 생태계 조성에 우선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디파이를 디지털 자산을 기반한 금융이라고 정의하면서 디파이 시장이 전통 금융 시장과 유사하게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통 금융에서도 원유나 농산물 같은 실물 경제 상품보다 선물과 파생상품 시장이 훨씬 더 크듯이, 코인과 토큰을 기반으로 한 디파이 시장도 결국은 실물 거래량보다 훨씬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현재의 디파이 시장이 불안정한 구조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코인이 또 다른 코인으로 파생하는 구조가 사실상 ‘사상누각’과 다름 없다는 것이다. 장 대표는 “쓸모 있는 토큰”이 건강한 디파이 생태계 마련에 필요하다면서, 해답이 게임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게임 내 토큰은 특정한 기간 동안 실질적인 사용처가 존재하며, 일정 기간 동안 경제적 가치를 유지할 수 있다. 예컨대 특정 게임의 라이프사이클이 1년이라면, 1년간은 토큰의 움직임이 있고 이를 기반한 파생상품이 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토크노믹스 경제를 구현해 글로벌에서 흥행한 위메이드의 '나이트크로우' [ⓒ위메이드]
토크노믹스 경제를 구현해 글로벌에서 흥행한 위메이드의 '나이트크로우' [ⓒ위메이드]

◆“블록체인 게임 믿음은 내가 세계 1등… 시장 불신 신기해”

장 대표의 두터운 신뢰에 반해,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업계나 게이머 확신은 여전히 낮다. 일관된 행보를 보여온 장 대표에 대한 의구심 섞인 시선도 적지않다.

장 대표는 “2018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내 확신의 레벨은 한 번도 낮아진 적이 없었다. 오히려 더 강해졌다”며 “나보다 블록체인 게임을 믿는 사람은 어디서도 못 봤다. 믿음은 내가 전 세계 1등”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나이트크로우’는 리니지라이크 MMORPG다. 한국, 대만 외에는 흥행 사례가 없는 장르다. 글로벌 흥행은 블록체인이라 가능했던 것”이라며 “토크노믹스를 구현한 2종의 게임이 모두 큰 성과를 거뒀음에도 업계 불신이 여전하다는 게 굉장히 신기하다”고 한탄했다.

하지만 이러한 불신이 장 대표에겐 오히려 기회로 작용했다. 그는 “위메이드를 나온 1년간 블록체인 게임 시장은 정체 혹은 퇴보했다. 시장의 불신이 창업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줬다”며 “시장의 불신을 이제는 리듬으로 바꾸는 게 내가 해야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 모든 사람들이 현재 블록체인 게임을 믿고 있다면 내가 창업할 여지가 없었을 거다. 그들보다 내가 더 잘할 수는 없기 때문”이라며 “팽배한 불신의 장벽을 내가 어떻게 해소하고 넘을 수 있느냐에 따라 우리 사업의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재판관 관련한 이야기를 외부에서 말하는 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모두 다 명명백백하게 드러나지 않을까 싶다.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는 장현국이 정말 사법적으로 문제가 있었으면 창업을 했겠느냐는 반례를 제시하더라. 말이 안 되지는 않는 적절한 비유인 것 같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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