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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4 공정 '플럭스리스 본딩' 부상…하이브리드 본딩 대체 관건 [소부장반차장]

마이크론 [ⓒAFP=연합뉴스]
마이크론 [ⓒAFP=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코어 D램 적층 개수를 늘려줄 공법으로 플럭스리스 본딩이 주목받고 있다. 다가오는 6세대 HBM(HBM4)에 하이브리드 본딩을 적용하기 어려운 만큼, 기존 공법을 개선한 방식으로 이를 극복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이 HBM4 생산을 위해 플럭스리스 본딩 공법 적용을 검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중 열압착 비전도성접착필름(TC-NCF) 공법을 활용하는 미국 마이크론이 이 공법 도입을 위한 검증을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HBM은 D램 칩을 여러개 수직으로 쌓아 대역폭을 크게 높인 메모리 패키지 제품이다. 높은 대역폭과 성능을 갖추고 있어 인공지능(AI) 인프라에 활용되는 GPU와 함께 탑재되고 있다. 커지는 AI 모델 구동을 위해서는 HBM의 대역폭과 용량 확대가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서는 한정된 두께 내에 더 많은 코어 다이(Die, 개별 칩)를 쌓아야하는 것이 최대 과제로 꼽힌다.

당초 HBM4는 D램 코어 다이의 16단 적층을 위해 하이브리드 본딩 공정을 도입할 것으로 예상됐다. 칩 하단에 붙이는 마이크로범프가 두께를 늘리는 주 요인인 만큼, 마이크로범프 없이 칩의 구리패드에 직접 붙여 두께를 줄이고 전기적 성능을 높이겠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HBM용 하이브리드 본딩이 16개에 달하는 코어 다이를 나노미터(㎚) 수준으로 정렬하는 수준을 요하는 데다, 칩의 평탄도도 수 나노대를 요구하고 있어 당장 상용화가 어렵다는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이를 의식하듯 SK하이닉스도 HBM4에서 기존 매스리플로우-몰디드언더필(MR-MUF) 방식에 힘을 싣고 있다. HBM4 두께가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의 결정에 따라 775마이크로미터(㎛)로 완화된 만큼, 16단 적층 제품에서는 기존 공법을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특히 플럭스리스 본딩은 TC-NCF, 매스리플로우-몰디드언더필(MR-MUF) 등 현 공법의 방식과 같으나 두께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통상 D램 코어 다이를 접합할 때는 마이크로 범프에 플럭스(Flux)를 도포해 부착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때 사용하는 플럭스를 없애는 식으로 활용된다.

플럭스는 접합 시 품질을 떨어뜨리는 산화막을 제거하고 범프와 패드를 정확하게 정렬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돼 왔다. 하지만 칩 두께를 줄여야 하는 차세대 HBM에서 불리한 데다, 리플로우(납땜 방식 중 하나) 과정에서 가스가 발생해 공극(Void)이 생기거나 세정 시 잔여물이 남을 수 있다는 단점도 지적돼 온 바 있다. 플럭스리스 본딩이 기존 공법에 도입될 경우 두께를 줄여 칩 적층 단수를 늘리면서도 수율 문제까지 해소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마이크론이 기존 TC-NCF 공법에 플럭스리스 본딩 도입을 검토하면서 같은 방식을 활용하는 삼성전자도 이를 택할지 관심이 모인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향 HBM 납품을 고려해 온 만큼, 이 방식을 면밀히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플럭스리스 본딩 장비는 한미반도체, 홍콩 기업인 ASMPT가 주요 개발사로 꼽히고 있다. ASMPT는 플럭스리스 본딩 TCB 제품을 개발해 작년 출시한 바 있고, 한미반도체 역시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플럭스리스 본딩 장비를 개발해 출시할 계획을 내놨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본딩이 높은 난이도에 따라 당장 HBM 용도로 경쟁력을 보이기 어려운 만큼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 방식이 주로 활용될 것"이라며 "마이크론, 삼성전자 양사가 SK하이닉스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플럭스리스 본딩을 포함한 여러 개발 방식을 검토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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