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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차장보고서] SK하이닉스 'C레벨 중심' 경영전환…韓 AI 반도체 유니콘 탄생

[소부장반차장] 12월 첫째주 반도체·부품 소식 한눈에 살펴보기

반도체⋅부품 관련 정책 동향과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한 주 동안 열심히 달린 <소부장반차장>이 지난 이슈의의미를 되새기고, 차주의 새로운 동향을 연결해 보고자 주간 보고서를 올립니다. <반차장보고서>를 통해 한 주를 정리해보시길 바랍니다. <편집자주>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 [ⓒ리벨리온]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 [ⓒ리벨리온]


리벨리온-사피온코리아 합병 완료…韓 AI 반도체 유니콘 탄생

리벨리온이 사피온코리아와 합병 절차를 완료하고 '리벨리온'을 사명으로 1일 공식 출범했다고 2일 밝혔다. 지난 6월 합병 추진을 발표한 이래 약 6개월 만에 거둔 결실이다. 합병 법인의 기업가치는 약 1조3000억원으로, 국내를 대표하는 AI반도체 유니콘 기업이 됐다.

합병법인은 그동안 리벨리온을 이끌어 온 박성현 최고경영자(CEO)가 단독 대표를 맡는다. 박 대표는 MIT에서 컴퓨터공학(CSAIL) 박사를 마치고 인텔, 스페이스엑스, 모건스탠리 등 미국 실리콘밸리와 월스트리트를 모두 경험한 인공지능(AI)·시스템반도체 전문가다.

회사는 이번 합병을 AI반도체 분야 규모의 경제 달성과 시급히 이뤄져야 하는 협력 강화에 대한 산업 생태계 전반의 공감대 하에 진행했다. 이를 통해 리벨리온은 인력, 자원, 파트너십 면에서 본격적인 글로벌 경쟁이 가능한 규모로 거듭나게 됐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이번 합병으로 새로이 합류한 전략적 투자자와 사업 영역을 확대해나간다. 기존 사피온 주주였던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가 리벨리온의 성장을 지원한다. 리벨리온은 SKT와 AI데이터센터 분야 글로벌 진출을 위해 힘을 모으는 한편, 리벨리온은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일본 등 해외 시장에서 가시적 성과를 보여줄 계획이다.

또 확대된 인력 구성으로 기술 로드맵 달성을 위한 개발 효율성과 속도를 높인다. 리벨리온의 차세대 AI칩 '리벨(REBEL)'에 적용된 칩렛 기술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AI 수요에 선제 대응하는 한편, AI 오픈소스 머신러닝 라이브러리 '파이토치(PyTorch)' 생태계에서 리더십을 확보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리벨리온은 향후 3개월 간 인수 후 통합(PMI, Post-Merger Integration) 과정에 초점을 두고 조직 통합에 집중한다. 리벨리온이 보유한 스타트업 특유의 민첩성과 사피온의 탄탄한 시스템을 결합하겠다는 목표다.

삼성전자 화성 사업장. [ⓒ삼성전자]
삼성전자 화성 사업장. [ⓒ삼성전자]


반도체 장비 수급 빨간불 켜진 中...레거시 D램 반등에 '쏠린 눈'

레거시(범용) D램 가격 하락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반도체 산업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이 중국에 대한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을 제한, 장비 수급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내년 레거시 D램 시장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2일 메모리 업계에 따르면, 최근 레거시 D램 시장은 공급 과잉으로 인해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 따르면 11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월 대비 20.59% 하락한 1.35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9월 1.3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PC용 D램 제품(DDR4 8Gb 1Gx8)의 가격은 1.518달러로, 전월 대비 10.8% 줄었다. D램 가격은 올해 4월에 2.10달러로 최고점을 찍은 이후, 보합세를 유지하다 8월, 2.05달러로 집계되더니 9월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같이 레거시 가격이 조정받고 있는 것은 정부 보조금에 힘입어 생산능력을 키운 중국 업체들이 공급을 늘리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대만 정보기술(IT) 매체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중국 메모리 업체의 PC용 D램 레거시제품(DDR4 8Gb)의 지난달 평균 가격은 0.75~1달러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3대 D램 업체 제품의 절반 수준이다.

한국 메모리 기업들은 현재 HBM(고대역폭메모리),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힘을 쓰고 있긴 하나, 레거시 D램은 역시 오랫동안 핵심 수익원이었던 만큼, 중국의 공세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미⋅중국 간의 갈등이 격화,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의 제재가 본격화되면서 업계는 레거시 시장이 또 한 번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첨단 반도체뿐만 아니라, 레거시 D램 생산에 필요한 장비와 기술에 대해서도 중국으로의 수출을 제한하는 강력한 조치를 시행 중이다. 특히, 미국 상무부는 지난 10월 중국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새로운 규제 방안을 발표하며, 기존 제재를 보완하는 동시에 우회 전략을 차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18나노미터(㎚)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 플래시, 14㎚ 이하 로직 칩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에 대한 장비 수출을 제한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한국, 네덜란드, 일본 등 주요 반도체 장비 생산국들도 중국에 대한 장비 수출 제한에 동참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중국 레거시 반도체 생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국 메모리 업체들이 생산 설비를 확장하는 데 필요한 핵심 장비를 확보하기 어려워지면서, 장기적으로 레거시 D램 생산량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서다. 공급 과잉으로 인한 가격 하락세를 완화하거나, 반등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4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난강전람관에서 개최된 컴퓨텍스 2024에 참가해 36GB(기가바이트) 12단 HBM3E를 전시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4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난강전람관에서 개최된 컴퓨텍스 2024에 참가해 36GB(기가바이트) 12단 HBM3E를 전시했다.

美, HBM·반도체장비 中 수출 막는다…태풍 눈속에 빠진 韓

미국 정부가 중국의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 기술 개발을 막기 위해 추가적인 수출 통제 조치를 단행했다. 미국 및 우리나라를 포함한 제3국 등이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과 특정 첨단 반도체 장비를 중국에 판매하지 못하게 조치한 것이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2일(현지시간) HBM 및 첨단 반도체장비에 대한 수출통제 조치 개정안을 발표하고 관보에 게재했다.

이번 개정안에 따라 미국은 메모리 대역폭 밀도 2GB/s/mm2를 초과하는 사양의 D램을 수출통제 대상 품목으로 추가했다. 사실상 현재 생산 중인 모든 HBM을 통제 대상으로 하고, 이에 해당하는 제품을 미국이 지정한 무기금수국으로 수출하려면 미국 상무부의 허가가 필요하도록 했다. 단 로직칩과 함께 패키징 된 이후의 HBM은 통제되지 않으며, HBM2는 일정 조건을 만족하는 경우 허가예외 신청이 가능하다.

장비 부문에서는 현재 통제하는 29종 첨단 반도체장비에 더해 열처리·계측장비 등 24종과 이와 관련된 소프트웨어 3종을 수출통제 대상 품목으로 새롭게 추가했다. HBM과 반도체장비에 대한 통제 확대 조치는 내년 1월 1일자로 시행된다.

아울러 미국 상무부는 우려거래자 목록(Entity List)도 확대했다. 국가안보 사유로 중국에 소재한 첨단 반도체 제조시설 및 반도체장비 제조기업 등 140개 기업·기관을 우려거래자 목록에 추가했다. 대부분 중국에 있는 기업이 포함됐으나 일부 일본, 한국, 싱가포르에 있는 기업도 포함됐으며, 한국에서는 'ACM 리서치 코리아'와 '엠피리언 코리아' 2개 기업이 지정됐다. 제재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이번 목록에서 제외됐다.

상무부는 미국과 동등한 수준의 수출통제 제도를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국가에 대해서는 그 국가 기업이 반도체 장비를 중국에 수출 시 상무부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도록 했다. 주요 반도체 장비 수출국인 일본과 네덜란드를 포함한 총 33개국이 이같은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 면제국에 해당하며, 한국은 포함되지 않았다.

특히 이번 미국의 수출통제 조치에는 FDPR이 적용되면서 적용 범위의 폭이 넓어졌다. 미국 외 제3국에서 생산된 HBM·반도체 장비라도 특정 요건 해당 시 미국산 제품으로 간주돼 통제 대상이 된다.

3일 서울대 'SAISF'에서 발표를 진행하는 임의철 SK하이닉스 펠로우
3일 서울대 'SAISF'에서 발표를 진행하는 임의철 SK하이닉스 펠로우

온디바이스AI용 메모리는 'LPDDR-PIM'…삼성·SK "고객사 협업·연구개발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의 발전을 이끌 핵심 요소로 프로세싱인메모리(PIM)의 상용화를 꼽았다. 메모리 역할이 커지는 초거대언어모델(LLM) 추론 분야를 고려해볼 때, 메모리 내 효율화를 거쳐야만 정체될 우려가 있는 AI산업 발전을 지속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저전력DDR(LPDDR) 기반의 D램에 PIM을 적용한 'LPDDR-PIM' 개발 방향이 AI 시장 확대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차세대 표준인 LPDDR6에 PIM 기능 적용을 제안하는 등 다방면의 활동을 전개하는 모습이다.

임의철 SK하이닉스 펠로우는 3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제2회 서울대학교 AI 반도체 포럼(SAISF)'에서 "LLM을 중심으로 한 열풍이 일어난 이후 이 방향으로 지속할 것이냐에 대한 걱정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이 시스템이 너무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하는 탓에 서비스를 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도가 지속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LLM 기반의 생성형 AI 시스템은 사용자가 질문을 입력하면 막대한 데이터 중 유효한 내용을 찾아 출력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프로세서(xPU)가 SSD 등에 저장된 AI모델을 불러오면,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전 용량을 사용해 모델을 읽어들여 프로세서의 연산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식이다.

문제는 출력을 위한 토큰(Token)을 생성할 때마다 수억, 수십억개에 달하는 파라미터(Parameter)를 읽는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질문에 대한 답을 할 때마다 비효율적인 자원 소모 및 전력이 발생하게 되고, 서비스 비용보다 감당해야 할 데이터센터 자원·전력 소모 비용이 늘어나는 저수익 구조가 되는 것이다.

임 펠로우는 "생성형 AI 모델 사이즈가 커지면 커질수록 메모리 집중도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만약 데이터에서 적합한 토큰을 찾는 연산을 xPU나 GPU가 아닌 메모리 안에서 한다면 칩 간 데이터 이동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PIM이 생성형AI에 적합한 솔루션이라고 보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SK하이닉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SK하이닉스]

"HBM 1등 안주 안한다"…SK하이닉스 'C레벨 중심' 경영전환 조직개편

SK하이닉스가 5일 이사회를 통해 2025년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올해를 '르네상스 원년'으로 삼아 성과를 거뒀었지만, 이에 안주하지 않고 차세대 AI 반도체 등 미래 기술 선도를 위해 '강한 원팀(One Team)' 체제 구축에 중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직개편의 핵심은 신속한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하는 'C-Level' 중심 경영 체제 도입이다.

이를 위해 SK하이닉스는 ▲AI Infra(CMO) ▲미래기술연구원(CTO) ▲개발총괄(CDO) ▲양산총괄(CPO) ▲Corporate Center 등 5개 부문으로 조직을 재편했다. 각 부문은 관련 기능을 통합해 ‘One Team’ 의사결정을 강화하고, 변화하는 시장과 기술 트렌드에 민첩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곽노정 대표이사는 주요 의사결정을 C-Level 핵심 임원들과 함께 이끌며, SK하이닉스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차세대 AI 메모리 개발을 위해 '개발총괄(CDO)' 조직이 신설됐다. 해당 부문은 D램, 낸드, 솔루션 등 메모리 제품의 개발 역량을 하나로 결집해 전사적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개발총괄 책임자로는 안현 N-S Committee 담당이 사장으로 승진해 선임됐다. 안 사장은 기술, 전략, 솔루션 개발 등 핵심 보직을 두루 거쳤으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도 선임된 바 있다.

또한, 메모리 공정의 생산성을 높이고 국내외 신규 팹(Fab) 구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양산총괄(CPO)' 조직이 신설됐다. 이를 통해 공정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신규 반도체 생산시설의 고도화를 통합적 관점에서 추진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반도체 정책 및 지정학적 이슈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외교·통상 전문가들을 대외협력 조직에 배치했다. 이를 통해 주요 국가들의 반도체 정책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33명의 신규 임원을 발탁하며 세대교체도 단행했다. 이들 중 약 70%가 HBM, D램 등 차세대 반도체 기술 분야에서 선임돼 기술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했다. 회사는 성과 중심 인사를 통해 조직 내 기술 전문성을 더욱 공고히 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NRD-K 설비반입식에서 기념사를 진행한 전영현 부회장 [ⓒ삼성전자]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NRD-K 설비반입식에서 기념사를 진행한 전영현 부회장 [ⓒ삼성전자]

삼성 조직개편 방점은 '서비스'…중책 맡은 전영현 호, 단기 성과 달성에 집중

반도체 사업 위기에 직면했던 삼성전자가 정기 사장단 인사 이후 임원 인사, 조직개편안까지 확정하며 조직적 쇄신에 나섰다. 이를 위해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을 대표이사직으로 올리고 반도체 부문 전권을 맡기며 단기적인 성과 창출의 과제를 제시했고, 내부 조직 신설과 고객사와 협업을 진행한 전문가를 대거 요직에 배치하며 맞춤형 대응 전략을 짜는 분위기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4일 조직개편안을 확정하고 임원 등 구성원에게 설명회를 진행했다. 확정된 조직개편안은 이르면 2주 뒤 조직도 배치 등을 통해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번 조직개편에서 반도체 중심의 인공지능(AI)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DS부문에 AI 센터를 신설했다. 기존 최고정보책임자(CIO) 조직에서 자율 생산 체계, 데이터 활용 기술 등을 담당하던 혁신센터를 재편해 이를 DS부문 하에 둔 것이다. 신임 AI 센터장에는 송용호 메모리사업부 솔루션개발실장(부사장)이 임명됐다. 송 부사장은 메모리 기술 개발의 핵심 인물로, 이번 인사를 통해 AI 기술과 반도체의 접목을 강화하며 경쟁력 복원을 이끌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반도체 설계 부문을 담당하는 시스템LSI사업부는 박용인 사업부장 체제를 유지하되 일부 조직을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모바일(MX)사업부, 시스템반도체 부문 실적 강화를 위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리즈인 '엑시노스'의 지속성을 유지하면서도 실적 부진에 따른 쇄신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한진만 사장의 파운드리사업부장 임명으로 공석이 된 미주총괄(DSA) 담당에는 조상연 부사장이 내정됐다. 조 부사장은 삼성전자와 학계(피츠버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를 오가며 전문성을 쌓았고, 반도체연구소 SW센터장과 메모리 솔루션개발실 부사장 등을 역임한 기술 전문가다. 삼성전자는 올해 2월부터 미국 법인에서 반도체 고객사와의 계약을 담당해 온 조 부사장이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에 대비한 대미 전략 수립과 미국 내 반도체 사업 진두지휘에 적합하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조직개편을 두고 어느때보다 중요해진 주요 고객사 대응에 방점을 찍는 것으로 해석했다. 과거 삼성전자의 메모리·파운드리 사업이 자체적인 기술 초격차 및 양산 안정화에만 집중해왔다면, 오는 2025년부터는 고객사의 요구에 맞춘 제품을 적극 개발해 시장 내 입지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다.

DSA를 담당했던 한 사장이 파운드리사업부장으로 임명되고, 미국 등 주요 해외법인에서 고객사와 기술 개발·영업·대응 응대를 담당했던 인물들이 대거 중용된 것도 이와 같은 방향성을 추구하기 위한 조치라고 봤다. 엔비디아에 대한 고대역폭메모리(HBM) 납품 건이나 파운드리사업부의 수주 실패 등이 고객사의 요건과 맞지 않았던 만큼 이를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6일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는 정회식 삼양엔씨켐 대표 [ⓒ삼양엔씨켐]
6일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는 정회식 삼양엔씨켐 대표 [ⓒ삼양엔씨켐]

삼양엔씨켐 "반도체 PR 소재 제품 확대…첨단 파운드리 3사 공급 추진"

국내 반도체 포토레지스트(PR)용 원료 제조 기업인 삼양엔씨켐이 고객 다각화 및 극자외선(EUV) 등 차세대 제품 공급 확대를 추진한다. 비중을 늘려온 불화크립톤(KrF) 및 불화아르곤(ArF)용 PR 원료를 확대하는 데에 이어, 글로벌 파운드리·선단 D램 제조사 등을 대상으로 EUV PR 원료를 공급해 제품 국산화 추세를 잇겠다는 목표다.

정회식 삼양엔씨켐 대표는 6일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코스닥 기업공개(IPO) 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삼양엔씨켐은 반도체 산업에 특화된 고순도의 폴리머 합성 및 중합기술, 불순물을 제거하는 정제 능력을 갖춘 회사"라며 "이를 바탕으로 국내 뿐 아니라 미국, 일본 기업과의 신규 제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양엔씨켐은 2008년 사명 엔씨켐으로 설립된 반도체 포토레지스트(PR)용 핵심 소재 전문 기업이다. 2015년 국내 최초로 반도체 PR용 KrF 폴리머를 국산화했고, 2017년 국내 최대 규모 반도체 소재 생산 플랜트를 준공했다. 2018년부터는 일본 및 미국 내 유수의 글로벌 기업에 PR용 소재를 수출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2021년 반도체 사업 진출을 추진하던 삼양홀딩스에 인수된 바 있다.

삼양엔씨켐의 주력 제품은 반도체 PR용 폴리머(Polymer)와 광산발산제(PAG)다. 세정용 소재도 생산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는 듀폰트, 동진쎄미켐, 티오케이(TOK) 등 국내외 PR 제조사다. PR은 반도체 웨이퍼 위 회로를 형성하는 노광 공정에 활용되는 소재로, 빛에 감응해 화학적 변화를 일으켜 빛이 닿거나 닿지 않은 부분만을 남기는 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현재 회사의 주력 제품은 상대적으로 로우엔드 제품인 KrF로, 구세대 공정 및 범용 D램·200단 내외 낸드플래시 등 제조 용도로 공급하고 있다. 이밖에 선단 D램·로직반도체에 활용되는 ArF와 EUV용 소재 공급 비중을 늘리기 위한 개발 및 고객사와의 협력도 추진 중이다.

정 대표는 "PR용 원료는 양산할 때 필요한 물량이 월마다 수 톤(t)에 이르며, 이를 각 공정 신제품 개발 시기에 맞춰 납기할 수 있는 기술력 및 납기 대응력이 필요하다"며 "이에 따라 기술 진입 장벽이 매우 높고, 오랜 업력을 자랑하는 일본 업체가 대다수 과점하는 상황"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삼양엔씨켐은 올해 초부터 미국, 일본 기업들과 신규 KrF PR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상위 고객사(반도체 칩 제조사)로 향하는 양산 제품에 대한 승인을 준비 중"이라며 "작년 매출의 10% 수준이었던 ArF, EUV도 세부 전략 수립을 통해 2030년 30%까지 높이는 방향을 잡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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