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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영업이익률 50%’ 사이냅소프트, 차가운 IPO 시장 녹일까

전경헌 사이냅소프트 대표가 IPO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전경헌 사이냅소프트 대표가 IPO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최근 소프트웨어 기업들 상장 흐름이 심상치 않다. 기술력과 성장성을 인정받아 수요예측과 청약에서 흥행에 성공하며 공모가를 희망범위 상단이나 이를 초과해 확정했던 기업들이, 정작 상장 이후엔 주가 하락을 겪고 있다. 인스피언, 클로봇 등이 대표적이다. 기관투자자들 판단과 달리, 시장은 한층 더 냉정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소프트웨어 기업 사이냅소프트가 이달 19일 상장에 도전한다. 24년간 문서 처리 분야에서 기술력을 쌓아온 사이냅소프트는 문서 필터 솔루션 시장에서 95% 점유율을 자랑한다. 삼성전자, SK, 현대, LG 등 국내 주요 대기업과 정부기관 80%가 이 회사 솔루션을 사용한다.

사이냅소프트는 지난해 50.6%, 올해 상반기 기준 40.1%로 매년 40% 이상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재계약 및 유지관리 매출이 40% 이상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시스템통합(SI) 사업을 배제하고 순수 라이선스 사업에만 집중한 전략적 선택이 안정적인 수익으로 이어졌다.

최근 2~3분기 실적이 다소 주춤했지만, 이는 네이버 오피스 서비스 종료에 따른 일시적 영향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오히려 AI시대를 맞아 도큐애널라이저와 사이냅 DU LLM 등 신사업을 통한 퀀텀점프를 준비하고 있다.

연말 주식시장 전망은 엇갈린다. 미국과 중국의 소비시즌 돌입으로 수출 모멘텀이 강화될 것이란 낙관론도 있지만, 결국 실적과 금리라는 두 가지 변수가 시장을 좌우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분간 코스피 시장은 박스권에 머무를 것이란 신중론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현재 시장이 IT기업을 바라보는 시선은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코로나19 시기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IT기업들 주가가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은 이제 ‘성장성’이라는 화려한 수식어보다 실질적인 수익창출 능력에 주목하고 있다. 네이버‧카카오 같은 대형 IT 기업들조차 주가 하락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신규 상장하는 매출 100억원대 소규모 기업이 시장 신뢰를 얻기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은 오히려 숨겨진 ‘알짜’ 기업들에 기회가 될 수 있다. 실질적인 수익성과 기술력은 건전한 기업가치 평가의 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이냅소프트처럼 오랜 기간 한 분야에서 기술력을 쌓으며 수익성을 입증해 온 기업이 그 예다.

사이냅소프트 이번 상장은 현재 주식시장이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시각을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적과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라도 지금 당장은 시장의 냉정한 평가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50%에 육박하는 영업이익률과 견고한 기술력을 갖췄지만 아직 매출 규모가 크지 않은 기업이 냉랭한 투자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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