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국내 안드로이드 앱마켓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국내 어떤 정보기술(IT) 기업보다도 영향력이 큰 대(大)구글코리아가 법인세는 중소기업 수준으로 납부하고 있다. 구글이 무슨 하꼬방(はこばん·판잣집) 같은 회사냐.”
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충권 의원(국민의힘)이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 “구글플레이 인앱결제로 국내 기업에게서 높은 수수료를 강탈하고 정작 세금은 내지 않는 이런 행위가 온당하느냐”며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을 향해 이같이 질타했다.
김경훈 사장은 구글 매출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앱마켓의 국내 매출 규모를 묻는 박 의원에 “구글플레이 계약 주체가 구글코리아가 아니다 보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얼버무렸다.
과기정통부가 발표한 모바일 콘텐츠 산업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구글플레이 국내 매출액은 약 6조원에 달한다.
박 의원이 ‘구글코리아 실적에서 앱마켓 매출을 제외한 이유’를 재차 묻자, 김 사장은 “앱마켓 사업은 계약 주체가 구글코리아가 아니라 실제 서버와 운영 인력 등도 보유하지 않는다”며 “구글코리아는 광고 재판매 사업을 이끄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코리아는 광고 재판매 역할만 할 뿐, 이외 앱마켓 등 수익성이 높은 핵심사업과 무관하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한 셈이다. 김 사장은 전날인 7일 국감장에서도 작년 추정 매출(약 12조원) 대비 납부한 법인세(155억원)가 터무니없이 낮다는 지적에 대해 “구글코리아가 주로 하는 일은 국내에서 광고를 재판매하는 것으로, 성실하게 관련 매출을 신고하고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국세청은 국내에서 발생한 구글플레이 매출을 구글코리아 매출로 봐야 한다고 판단, 5000억원을 추징한 바 있다. 하지만 구글코리아는 서버(데이터센터)가 싱가포르에 있어 한국에서 발생한 핵심사업 매출 대부분도 싱가포르 소재 구글아시아퍼시픽 매출로 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박 의원은 “현행법 허점을 악용하고 있다”며 “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상도라는 게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안철현 애플코리아 부사장을 향해서도 “애플은 원가를 과대 계산해 법인세를 탈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며 “2022년 애플코리아 매출 원가율이 95% 가까이 되는데, 영업이익률은 1%밖에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23년은 매출 원가율이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본사와 비교해서 33% 정도 높다”며 애플코리아가 삼성 갤럭시와 같은 유통망을 사용하고 있지만 원가율을 높여 소비자 가격을 높였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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