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 이통통신 사업자가 출범 전부터 몸살을 앓고 있다. 이동통신 3사가 포기한 5G 28㎓ 주파수 대역을 낙찰받아 시장에 뛰어든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의 자금조달과 기술적 능력 등이 아직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주사 스테이지파이브가 수 년째 자본잠식을 겪고 있는 만큼 당장 대규모 투자유치가 어려운 데다 정부의 정책금융에만 의존할 가능성까지 제기돼 사업의 불투명성이 높아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디지털데일리>는 제4 이동통신 사업 과정에서 제기된 지적사항과 문제점을 들여다 보고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의 출범 가능성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스테이지엑스가 제4이동통신 법인 출범을 앞둔 가운데, 해외 신규 사업자 진입 성공 사례에 관심이 모아진다. 업계에선 대부분 국가에서 경쟁 촉진에 따른 가계통신비 인하 등 긍정적 효과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국내 환경에서 같은 결과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스테이지엑스는 기존 통신사가 구축한 망을 공동사용하는 ‘프리모바일’ 사례와, 온라인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혁신한 싱가포르 ‘서클스라이프’ 장점을 취한 사업 방향을 표방했다.
프랑스의 신규 이동통신 사업자인 프리모바일은 2011년 시장 진입 이후 가입자 연평균 16.7%, 매출 연평균 12.9% 성장률을 달성했다. 또 2021년 기준 가입자는 1345만명, 매출액은 약 24억 달러를 기록했다. 가입자 기준 점유율은 19.4%, 매출액 기준 점유율은 10.5%를 차지한다.
신규사업자 유입에 따른 경쟁 효과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프리모바일 진입 이후 기존 MNO의 가입자 점유율이 감소했다. 프리모바일은 2012년 시장 진입 직후 6.7% 점유율을 차지했는데, 반대로 점유율 1위였던 오렌지는 6.1%P 감소한 결과를 얻었다.
아울러 프리모바일 진입 직전 일정하게 유지되던 허핀달-허쉬만지수(HHI)도 하락했고, 사업자들의 가입자당평균매출(ARPU)도 큰폭으로 감소했다. 프랑스의 가계통신비는 기존의 3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
프리모바일은 타사 통신망을 활용해 전국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스테이지엑스와 유사하다. 스테이지엑스도 프리모바일과 같이 일부 지역에서 핫스팟을 구축한 뒤 로밍을 통해 전국망을 커버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가장 큰 차이는 프리모바일과 스테이지엑스의 모회사 역량 차이다. 프리모바일 모회사인 ‘프리’는 초고속인터넷·방송서비스 사업자로, 재무적 안정성과 함께 통신사업 경험은 물론 방송통신 결합상품 구성 역량까지 보유한 사업자였다.
반면 스테이지엑스는 대표 주관사인 스테이지파이브의 경영악화는 최근 더 심화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스테이지파이브는 지난해 매출 443억원, 영업손실 13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은 62.9%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2배 이상 확대됐다. 자본잠식 상태도 지속됐다. 이익잉여금 규모는 2022년 약 -1657억원에서 지난해 약 -1685억원으로 3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더욱이 과거 중저대역 주파수를 할당받았던 프리모바일과 달리, 스테이지엑스의 경우 투자가 많이 요구되는 5G 28㎓ 주파수를 할당받은 상황이다. 핫스팟 지역에서 28㎓ 기지국을 활용해 B2C 서비스를 어떻게 제공할 지는 스테이지엑스에게 남겨진 또다른 과제다.
앞서 기존 통신사업자들은 28㎓ 대역을 B2C에서 제대로 활용하려면 서비스가 먼저 받쳐줘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28㎓와 같은 밀리미터파 대역의 경우 전파의 회절성이 약해 장애물에 약하고 커버리지가 짧아 B2C에서 활용하기엔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28㎓ 대역 주파수를 B2C에서 활용한 사례는 많지 않다.
서클스라이프의 사례도 마찬가지다. 스테이지엑스는 서클스라이프를 따라 클라우드 기반 통신망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밝혔지만, 서클스라이프는 알뜰폰(MVNO) 사업자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 스테이지엑스가 클라우드 기반 통신망 인프라를 구축할 경우 유무선 전화 간 음성통화는 처리할 수 없다. 즉, 스테이지엑스가 자사의 통신망을 구축하지 않는 이상 기존 이통사의 통신망을 영구히 이용해야한다.
게다가 제4이통이 성공한 사례만 있는 것은 아니다. 2014년 일본의 MVNO 사업자로 출발해 2020년 4월 MNO 시장에 진입한 라쿠텐모바일은 마찬가지로 기존 MNO 대비 저렴한 요금제를 출시했지만 당시 자사망 구축 지역이 도쿄·나고야 등에 한정돼 그밖의 지역에선 로밍을 해야 했다. 이에 라쿠텐모바일의 가입자 점유율은 2.3%, 매출 점유율은 1%에 그쳤다.
이 가운데 전문가들은 제4이통 사업 영위를 위해선 해외 사업 현황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모정훈 연세대 교수는 최근 진행된 토론회에서 프랑스의 제4이통 사업자인 ‘프리모바일’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스테이지파이브는 자본잠식 상태로 자금 확보력이 의심되는 상태다. 프랑스의 좋았던 상황이 대한민국에서 그대로 펼쳐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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