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올해 미·중 무역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국가에선 우방국끼리 안정적 공급망을 구축하는 ‘프렌드쇼어링’ 움직임 심화하고 있다. 여기에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원자재 수급 불안과 물류비용 상승 역시 지속될 전망이다.
시장 불확실성 증대로 안정적 공급망 확보가 필요하게 되자 국내에선 공급망관리(SCM) 전문기업 엠로가 부상하고 있다. 엠로는 지난해 삼성SDS에 인수 완료된 코스닥 상장사다.
7일 소프트웨어 업계에 따르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공급망 리스크에 체계적으로 대응하려는 기업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기업을 둘러싼 밸류체인이 전 세계적으로 흩어져 있고,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디지털 기반 SCM 소프트웨어가 기업 내 필수 인프라로 자리매김했다.
SCM 소프트웨어는 기업 생산활동에 필요한 제품·서비스 개발부터 원자재, 부품 등 구매·조달, 새안, 물류 등을 거쳐 최종 고객에게 전달되는 전 과정을 최적화하는 솔루션이다. 이를 통해 기업 내부뿐 아니라 협력사와 유통사, 소매업체 등 기업을 둘러싼 공급망 전반에 대한 가시성을 확보할 수 있다.
시스템을 통한 객관적 데이터를 공유하고 각 단계별 성과를 측정할 수 있어 공급망 내 투명성도 증대된다. SCM 소프트웨어는 빠르고 합리적 의사결정도 지원한다. 원자재 가격과 운송시간, 판매 특성 등 공급망 프로세스 상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해주기 때문이다. 기업은 시스템 기반 견적 비교와 생산 및 재고관리 등을 통해 궁극적으로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실제 글로벌 SCM 소프트웨어 시장은 2020년 코로나19 시기 이후 성장 속도가 빨라졌다. 시장조사기관 AMR에 따르면 글로벌 SCM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시장 규모는 2020년 73억달러(한화 약 9조6000억원)에서 2030년 260억달러(약 34조원)으로 연평균 성장률이 13.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전사적자원관리(ERP)와 고객관계관리(CRM) 같이 이미 성숙 단계에 접어든 다른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과 달리, SCM 소프트웨어 시장은 이제 성장을 시작한 데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 확대 등 영향으로 그 필요성은 더 증대됐다.
SCM 소프트웨어 시장에선 아직 압도적 시장 점유율을 보유한 절대 강자가 부재한 상황이다. 점차 증가하는 기업 수요와 높은 성장성으로 SAP, 블루욘더, 쿠파, e2오픈, GEP 같은 글로벌 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관련 시장에 진입 중이다.
SCM 시장 내에선 다시 구매공급망관리(SRM), 공급망계획(SCP), 공급망실행(SCE) 등으로 나뉘는데, 엠로는 국내 SRM 시장에서 독보적 점유율을 갖고 있다. 국내에 회사 비품 등을 관리하는 간접구매(MRO) 전문기업들은 있긴 하지만, 엠로는 MRO뿐 아니라 원자재나 외주용역 서비스 등 기업 직접적인 생산활동에 필요한 공급망까지 관리하는 거의 유일한 기업이다.
엠로는 최대주주인 삼성SDS와 미국 오나인솔루션즈와 협업으로 올해 미국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엠로 구매 시스템 구축 노하우와 구매영역 특화 AI기술 역량에 삼성SDS·오나인솔루션즈 글로벌 고객 및 영업 역량을 결합해 차별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 CES2024에서 삼성SDS와 엠로는 함께 인공지능(AI) 기반 구매관리솔루션 SRM SaaS를 소개했다. AI 기술을 활용해 품목별 최적 구매 유형을 추천하고 구매요청부터 검토, 계약, 주문에 이르는 구매 프로세스를 자동화하는 구매자동화(Auto-PO) 기능을 시연했다.
엠로 측은 “예전엔 공급망관리가 단순히 ‘기업 비용 절감’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최근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기업들이 변화된 시장 환경에 빨리 적응하고 발생 가능한 리스크를 사전에 파악해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공급망관리 목적이 변화하고 있다”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공급망관리 소프트웨어 관심 또한 높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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