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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2023] 마트노조 "마트 의무휴업 평일전환, 10명 중 9명 불만족"

이동주 의원 "규제 논의할 때 근로자 목소리 반영해야"

정민정 마트산업노조위원장 [사진=국회방송]
정민정 마트산업노조위원장 [사진=국회방송]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대구와 청주를 시작으로 대형마트들이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을 추진하는 가운데, 마트 관련 종사자 대다수는 육체 피로가 더해져 불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하 산자위)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서 이동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정민정 마트산업노조 위원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에 대한 근로자들 의견을 물었다.

정민정 위원장에 따르면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엔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와 다국적 기업 코스트코, 이케아, 가전제품 전문점 하이마트, 온라인 배송 노동자 등 1만명이 가입해 있다.

정 위원장은 "10월8~9일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가장 먼저 전환된 대구 마트노조 4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4.6%인 386명이 의무휴일 평일 변경에 전혀 만족하지 못하고 원래대로 되돌려야 한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평일로 의무휴업일을 전환할 당시 회사가 직원 개인 휴무를 충분히 보장한다는 취지로 주장을 했으나 현실 그렇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조사 결과에선 응답자 85.5%(349명)가 주말 휴일이 줄어들었다고 답했고, 85.8%(350명)가 평일 변경으로 육체적 피로가 늘었다고 답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는 골목 상권 침해를 막고 마트 노동자 건강권을 보호한다는 취지로 2012년 도입됐다. 하지만 대형마트 주말 의무휴업이 전통시장 부흥 효과로 이어지지 않고 소비자 불편이 지속된다는 지적이 계속되자, 일부 지자체는 평일로 의무휴업일을 변경했다.

가장 먼저 지난 2월 대구시가, 지난 5월 청주시가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변경했다. 최근 대구시는 6개월간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 효과를 나타내는 각종 평가지표를 발표하며 대구 소매업 매출이 늘고 소비자 만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대구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 이후 대형마트 노동자 실태 설문조사 결과 [자료=마트산업노조]
대구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 이후 대형마트 노동자 실태 설문조사 결과 [자료=마트산업노조]
대구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 이후 대형마트 노동자 실태 설문조사 결과 [자료=마트산업노조]
대구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 이후 대형마트 노동자 실태 설문조사 결과 [자료=마트산업노조]

그러나 마트 종사자들은 정반대로 평일 전환 후 휴일이 줄고 육체적 피로가 증가했다는 의견을 내비친 것이다. 마트 종사자들이 느끼고 있는 노동 강도는 '하루종일 달리기하는 것처럼 숨가쁘게 일하는 것 같다'는 13점 이상이 83%에 달했다.

정 위원장은 "일요일 휴일을 보장받지 못해 발생하는 육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는 개인 생활과 가족에도 영향 미치고, 이로 인한 충돌 갈등도 심각한 수준에 놓여있다"며 "청주도 이와 다르지 않다. 마트노동자들은 갑작스럽고 일방적 추진된 평일 변경으로 일과 삶의 균형이 깨져 힘들다고 호소한다"고 부연했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대형마트 영업시간 외 온라인 배송 허용 계획에 대해 마트산업노조가 반대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의 연장선이다. 정 위원장은 "온라인 배송 노동자는 장시간 노동과 중량물로 근골격게 질환이 지금도 심각하다"며 "의무휴업일과 영업제한 시간에 온라인 배송을 한다는 건 그나마 있는 휴일마저 빼앗고 이들을 휴일근로 연장근로 내모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와 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들이 쿠팡과 비교해 불공정하다며 의무휴업 폐지를 강조하지만, 온라인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근로자 노동이 착취된다면 이는 공정한 산업전환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게 마트노조 주장이다.

이동주 의원은 "유통산업발전법에서 의무휴업과 영업제한시간은 대중소유통업 상생과 근로자 건강권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관련한 규제 논의를 할 때는 근로자들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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