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가짜뉴스’를 척결하겠다는 목표를 다시금 강조한 가운데, 야당에서 법적 근거가 없다고 질타했다. 야당은 법적 근거 미비와 더불어 가짜뉴스 정의부터 판단 주체·제재 범위 등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지만, 여당에선 방통위가 빠른 대응책을 펼칠 것을 주문하며 엇갈린 입장을 내비쳤다.
이러한 가운데, 이동관 방통위원장은 “(가짜뉴스 척결 행위가) 위법이라면 책임지겠다”고 야당 비판에 맞섰다.
10일 열린 방통위 국정감사에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정필모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방통위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언론의 가짜뉴스 보도와 관련해 행정처분에 나서겠다는 것에 대해 “허위 정보를 판단할 때 법 집행자의 통상적 해석을 통해 그 의미 내용이 객관적으로 확정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헌법재판소 위헌 판결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정필모 의원에 따르면 미국에선 언론에 비판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특정 보도가 사실 적시에 따른 명예훼손뿐만 아니라 허위사실이라도 실질적인 악의가 없으면 처벌하지 않는다.
이와 관련 정 의원은 “방통위가 언론사 보도에 대해 어떤 행위를 할 수 없게 돼 있는데도 불구, 가짜뉴스 대책팀을 꾸리고 연말까지 종합대책을 내놓겠다는 것은 명백한 위법”이라고 꼬집었다.
박완주(무소속) 의원도 “오보와 가짜뉴스 차이를 누가 판단하느냐”면서 “이에 대한 논의 판단은 신중해야 하는데 최근 방통위 대응 속도는 너무 빠르다. 가짜뉴스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나, 가짜뉴스가 무엇인지 누가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부터 같이 논의해야 한다”고 공감했다.
이에 대해 이동관 위원장은 방통위가 적법적으로 가짜뉴스 척결을 위해 행동하고 있다고 시사했다. 만약, 이러한 방통위 행보가 위법 행위로 판명난다면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설명이다.
이 위원장은 방통위 행보가 법원 판결에 위배되는 것 아니냐는 정 의원 질의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만약 방통위가 위법적이고 위헌적인 행위를 했다면 다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야당에선 방심위가 가짜뉴스를 심의하는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허숙정(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류희림 방심위원장에 “가짜뉴스가 방심위 심의 대상이라는 말은 현행법 어디에도 찾을 수 없다”며 “무슨 근거로 방통위와 함께 가짜뉴스 척결을 강조하는지, 법적 근거를 오후 중 문서화해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가짜뉴스 불똥은 포털 사업자로 튀었다. 포털에서 뉴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두현 의원은 네이버 등 포털이 국내 언론과 국민을 연결하는 통로를 독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네이버에 게재되는 뉴스는 하루 2만5000여건, 뉴스 서비스 이용자는 하루 1300만명가량이다. 한국언론재단 ‘2022 언론수용자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19세 이상 5만8936명 가운데 포털 뉴스(네이버뉴스 등) 이용률은 92.3%로 나타났고, 이들 포털뉴스 이용자의 89.7%는 네이버를 통해 뉴스를 이용한다고 답했다.
윤두현(국민의힘) 의원은 “포털뉴스가 무책임한 인용이 범람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며 윤창현(국민의힘) 의원이 기자회견한 내용이 자신이 한 것 마냥 잘못 보도된 기사가 포털에서 10여건 유통됐다는 사례를 제시했다.
이 위원장은 “방통위가 보완 입법을 강조하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것 때문”이라며 “가짜뉴스를 신속 심의하는 가짜뉴스 근절 패스트트랙 등 다양한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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