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e비즈*솔루션

[AI트랜스포메이션⑤] "대답만 잘해서 뭐해, 쓸모가 있어야지" AI 챗봇 전쟁, 새 라운드 돌입

오픈AI의 ‘챗GPT’가 시장에 소개된 이후 메타버스, AR/VR과 같은 IT신기술이 빠르게 잊혀질 정도로 생성형 AI로 대표되는 AI기술이 IT업계는 물론 일상생활까지 빠르게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AI의 폭발은 ICT 생태계는 물론 가치사슬도 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은 AI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고성능컴퓨팅, 빅데이터, 데이터 분석 능력을 더욱 고도화시키기 위한 투자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디지털데일리>는 하반기 상시 기획기사를 통해 AI시장을 조망하고 근간을 이루는 인프라 생태계와 점점 뻗어 나가는 AI 활용 전략에 대해 알아본다.

오픈AI는 지난달 9월 챗GPT에 '보고 듣고 말하는'(see, hear, speak) 기능을 새롭게 추가한다고 밝혔다. [ⓒ 오픈AI 블로그]

[디지털데일리 김보민 기자] "인공지능(AI) 판이요? 1년에 수십 번, 수백 번도 뒤집힐 것입니다."

최근 디지털데일리를 만난 AI 기업의 한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기술 성숙도가 높아지면 높아질 수록, 시장이 필요로 하는 AI 수요의 형태 또한 달라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이러한 변화는 AI 챗봇 분야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챗GPT 돌풍을 이끈 오픈AI는 물론, 빅테크와 국내 기업들까지 챗봇 기능을 고도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화두는 '쓸모 있는 챗봇'을 만드는 것이다. 기존에는 대답을 잘하는 챗봇이 인기였다면, 이제는 일상과 업무 전반에 활용할 수 있는 AI 조수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 미션명: 텍스트 한계에서 벗어나라

기업들은 AI 조수를 실현하기 위해 글자(텍스트)를 넘어 음성과 이미지로도 대화할 수 있는 챗봇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글자가 가진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다. 그동안 대부분 챗봇은 사용자들이 프롬프트에 입력한 글자 형태의 명령만 수행했지만, 이제는 '진짜 사람'처럼 소통이 가능하도록 진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오픈AI는 하반기 챗GPT의 대변화를 예고했다.

오픈AI는 사람과 음성으로 대화하는 것은 물론, 이미지를 보고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챗GPT를 선보이겠다고 발표했다. 자전거 사진과 함께 '안장 높이를 낮추고 싶어'라고 요청하면, 챗GPT가 그 방법을 알려주는 식이다. 글보다 사진으로 상황을 설명해야 하는 것이 쉬울 때 용이하게 쓰일 만한 기능이다.

이 밖에도 오픈AI는 이미지 생성 AI '달리3'를 챗GPT에 통합해, 사용자가 다른 플랫폼에 접속할 필요 없이 챗봇 명령으로 원하는 사진을 만들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오픈AI의 최대 파트너사 마이크로소프트(MS)는 자사 서비스 '빙 챗'과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에 달리3을 적용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오픈AI보다 먼저 음성 기능에 집중해온 아마존도 AI 비서 '알렉사'의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알렉사는 사용자 명령을 수행하는 것을 넘어, 실시간 대화가 가능하도록 기능이 고도화된다. 이야기, 레시피, 데이트 아이디어 등 창의적인 작업을 요청할 수도 있다.

구글은 챗봇 바드가 적용된 새 서비스 '어시스턴트 위드 바드'를 출시하기 위해 테스트 작업을 거치고 있다. 어시스턴트 위드 바드는 텍스트, 음성, 이미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자에게 여행 계획을 추천해주거나 중요한 메일을 알려줄 수 있도록 개발된다.

구글 '어시스턴트 위드 바드'는 사회관계망(SNS) 게시글에 올릴 만한 문구를 추천하거나, 확인하지 못한 중요 메일의 내용을 알려줄 수 있다. [ⓒ 구글 블로그]

◆ 급성장하는 AI 시장, 챗봇 분야 성장통은?

현재 글로벌 조사분석기관들은 AI 시장이 향후 10년 내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챗봇 시장은 개인을 넘어 비즈니스 분야에서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고객 상담 서비스, 업무 자동화, 고급 데이터 분석에 챗봇이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생성형 AI를 탑재한 기업용 챗봇 시장은 올해 54억4500만달러(약 7조3500억원)에서 2028년 154억9200만 달러(약 20조9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연평균성장률(CAGR) 23.3%에 달하는 수준이다.

챗봇을 활용하려는 주요 국가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AI 챗봇 도입에 활발한 국가는 한국, 중국, 일본, 인도, 싱가포르다. 마켓앤마켓은 보고서를 통해 "아태 지역에서 챗봇은 주요 고객 서비스 채널의 4분의 1을 차지할 전망"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AI 챗봇은 신뢰성 측면에서 아직 기능이 고도화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신 데이터로 업데이트된 언어 모델이 많지 않고, 각 국가의 특성과 문화에 특화된 AI도 여전히 개발 단계에 있다. AI 챗봇이 거짓되거나 편향된 정보를 주는 환각 현상(할루시네이션) 이슈도 여전하다.

챗봇 제작사가 자사 챗봇이 내놓은 답변에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현재 미국은 관련 내용을 담은 법안을 추진하고 있고, 한국 또한 규제를 마련 중이다.

국내 AI 업계 관계자는 "기업용 챗봇 시장은 현재 회사 내부 데이터를 학습해 업무를 효율화하는 방식으로 커지고 있다"라며 "자연어를 기반으로 학습을 마친 대화형 챗봇이 인기인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조만간 한 단계 나아간 성과 사례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디지털데일리 네이버 메인추가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