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미세화에 따라 ‘MI’ 기술 강조
업계 “낮은 국산화율, AI로 극복해야”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반도체 공정이 미세화하면서 회로 패턴을 반복적으로 그리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때 설계한 대로 형성됐는지 확인하는 게 필요하다. 따라서 MI(Measurement & Inspection) 공정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
지난 21일 박한샘 삼성전자 설비기술연구소 MI 설비개발팀 연구원(박사)은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차세대 리소그래피 학술대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MI는 쉽게 말해 계측이다. 반도체 소자의 물리적, 전기적 특성 목표가 제조 순서의 각 단계에서 제대로 충족되었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일컫는다. 완성품의 성능을 저해하거나 불량품이 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거나 찾아낸다는 의미다.
박 박사는 “반도체 공정은 하드웨어적으로 한계가 오고 있다. MI를 통한 데이터 해석으로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반도체 장비 시장에서 MI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대비 3배 확대했다. 아울러 10나노미터(nm) 이하 공정에서 MI 과정은 대폭 늘어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손영훈 삼성전자 메모리 공정기술센터 마스터는 “반도체 팹에서 MI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 늘고 있다.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셀 사이즈가 줄어들고 있는데 이에 걸맞은 MI 기술이 필요한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대표적인 MI 방식으로는 빛을 이용한 광학 계측이 있다. 광학 계측은 다시 ‘옵티컬’과 ‘전자빔(e빔)’으로 나뉜다. 옵티컬은 렌즈에 빛을 조사해 반사되는 빛을 통해 반도체 표면을 살핀다. e빔의 경우 컬럼이라는 사출기를 활용한다. e빔 장비 부품에 높은 전압을 걸어 일렉트론(전자)을 사출하는데 이 일렉트론이 반도체 웨이퍼에 부딪혀 반사된 것을 분석한다.
옵티컬과 e빔은 각각 속도, 정확성이 강점이다. 옵티컬은 한 번에 넓은 영역을 다룰 수 있는 반면 e빔은 좁지만 자세하게 볼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손 마스터는 “10나노 이하에서는 e빔을 활용해야 한다. 다만 옵티컬을 완전히 대체할 순 없고 각자 역할이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MI 고도화를 위해 부각되고 있는 것이 인공지능(AI)이다. 박 박사는 “MI는 결국 이미지 기반으로 결함(디펙)을 검사하는 것인데 짧은 시간 내 얻어서 생산성 높이는 것이 핵심”이라며 “AI가 모니터링, 데이터 수집 등 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MI에서 AI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가장 큰 이슈는 딥러닝 개선이다. 반도체 제조 관련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한 뒤 이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오차 범위를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신영훈 삼성전자 설비기술연구소 연구원(박사)은 “MI에 대해 하나하나 대응이 어렵다. 그래서 나온 것이 AI 기반 계측”이라며 “AI가 만능은 아니어서 AI를 통해 나온 정보를 잘 뽑아낼 필요가 있다. 딥러닝의 경우 1~2개 애플리케이션은 소화가 가능한 데 수가 늘면 문제가 생기는 상황이 발생한다. 개선할 부분이 많아 내부적으로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그동안 MI 설비는 KLA, 자이스 등 해외 업체가 주도해왔다. 이명준 삼성전자 설비기술연구소 MI설비개발팀 팀장은 “MI 부품 및 설비는 사실상 외산 독점이다. 장비 쪽에서는 국산화율이 5% 미만”이라며 “국내 메이저 부품사도 없고, 훌륭한 교수들은 많은데 기업과 연계가 잘 안 된다. 원천기술 개발, 산학연 협업 강화가 필수”라고 지적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파크시스템스 넥스틴 오로스테크놀로지 등 토종 장비 기업들이 MI 산업에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SK하이닉스가 투자한 스타트업인 가우스랩스는 가상계측(VM) 개념을 도입해 시설투자액(CAPEX)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노광, 식각 등 장비 규모가 크고 대당 가격이 비싸서 그렇지 MI 시장도 작지 않다”면서 “최근 후공정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MI도 그중 하나다. 전공정은 미국, 일본 등이 경쟁력을 갖춘 만큼 우리는 MI 등에서 차별화를 해야 반도체 동맹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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