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위원장 후보자가 공영방송과 포털 등 관련분야 대수술을 예고했지만 출범부터 난항을 빚고 있다.
21일 국회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는 이날 오전 10시 이동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의 건에 대한 전체회의를 열 예정이었지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만 참석한 채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앞서 과방위가 14시간에 걸쳐 진행한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여야간 치열한 공방이 계속되며 결국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한 채 끝을 맺었다. 특히 야당은 이 후보자를 향해 언론 장악 및 자녀 학교폭력 무마 의혹 등을 제기하며 압박을 가했다.
국회는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에 이 후보자 인사청문요청한을 송부한 지난 1일부터 20일 안에, 즉 21일까지 청문보고서 채택을 마쳐야 한다. 이에 과방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지만 여야 이견이 상당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논의를 이어가자는 입장이었지만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보고서 채택 합의를 못 해준다는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면 회의를 진행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 장제원 과방위원장도 이날 전체회의 개회에 동의하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민주당은 이날 국회 소회의실에 모여 이 후보자와 국민의힘을 향해 항의를 이어갔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의 자녀 학교폭력 의혹에 대한 증인 합의가 되지 않아 부르지 못했다”며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하든 후보자가 사퇴해야 한다”고 공세했다.
전일 더불어민주당 언론자유특별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어 이동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와 관련한 자료 제출 요구에 부실하게 응했다는 이유로 방통위와 국정원 등 정부 부처와 고려대, 하나고,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13개 기관을 고발할 방침도 밝혔다.
고민정 특위위원장은 “이동관 후보자는 (자신이 저지른) 위법행위에 대해 사법조치 등을 통해 법적 평가를 받아야 할 사람”이라고 주장하며 “자료제출 거부, 위증 문제를 포함해 종합적으로 법적 조치를 진행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강경한 대응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자의 임명 자체를 막을 순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회가 기한 내 보고서를 내지 않으면 대통령이 10일 이내 기간을 정해 재송부를 요청하고, 그 안에도 이송되지 않으면 곧바로 임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대통령이 3~4일 기한을 주는 것을 감안하면 이 후보자는 오는 25일 이후 방통위원장 자리에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 상임위원 중 김효재 위원(국민의힘 추천)과 김현 위원(민주당 추천)이 오는 23일 임기를 마치는 것도 빠른 임명 가능성의 근거다.
국회 관계자는 “장제원 과방위원장은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 관련) 전체회의 개회 여부에 대해 여야 협의가 이뤄지는 대로 진행하겠다고 했지만 국민의힘은 애초에 동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대로 대통령 임명으로 가는 게 가장 빠른 수순이기 때문”이라고 예측했다.
이 후보자는 6기 방통위를 통해 방송통신 분야 대수술을 예고하고 있다. 그중 공영방송이 가장 핵심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는 그간 KBS 등이 정치적으로 편향된 보도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투명성’과 ‘공정성’을 바로잡겠다는 뜻을 밝혀 왔다.
이미 방통위는 KBS·MBC의 야권 성향 이사들 해임을 추진하며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 14일 남영진 KBS 이사장과 정미정 EBS 이사가 해임됐고, 21일에는 방통위가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권태선 이사장 해임을 의결한다. 내달 11일에는 김기중 방문진 이사의 해임 청문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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