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예상을 밑돈 소비자물가지수(이하 CPI)에도 비트코인(BTC) 가격이 3만달러를 돌파하지 못했다.
11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전 9시 55분 기준 BTC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0.36% 내린 2만9458.96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앞서 7월 CPI 발표를 앞두고 BTC 가격은 꾸준이 3만달러 부근에서 횡보세를 보였다.
보통 CPI 등 지수는 금리 인상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미국 주요지수 발표 전후에는 투자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이번 미국 7월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올라 전달 3.0% 상승에서 상승폭이 확대됐다. 애초 시장 전망치였던 3.3% 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이번 수치는 시장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CPI 발표 이후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한 가능성은 한때 90%를 웃돌았다.
하지만, BTC 가격은 심리적 저항선인 3만달러 고지를 확실히 넘기지 못하고 있다.
전일 뉴욕증시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0.1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03%, 나스닥지수는 0.12% 올라 강세를 보였음에도 가상자산 시총은 큰 변화가 없었다.
보통 가상자산 시장은 미국 증시와 동조화 현상을 보여왔다. 하지만, 이 시장은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금리인상 흐름에서 다시 동결로 선회하기까지 더 확실한 시장 신호를 기다리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 다수의 시장 전문가들은 시장의 금리 동결 기대에 선을 긋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메리 데일리 총재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CPI가 대체로 예상치에 부합했다"라며 "그러나 이것은 승리가 우리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데이터 지점이 아니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더 많이 남았다"라고 언급했다.
프린서플 자산운용 시마 샤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이 옳은 방향으로 움직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높다. 이는 연준이 금리 인하에 거리를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라며 "물가상승률이 낮아지는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은 순조롭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금리인상은 위험자산 투자 선호도를 줄이기 때문에 대표적인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코인시장 유동성은 줄어든다. 따라서 금리인상이 시작됐던 지난해부터 코인 시장은 한껏 위축됐다.
향후 금리와는 별개로 시장 유동성을 키울 수 있는 호재로는 현재까지 미국 SEC의 BTC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이 꼽힌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을 비롯해 비트와이즈, 베이크, 위즈덤트리 등과 같은 주요 금융 기관 모두 BTC ETF 관련 승인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리얼비전 최고경영자(CEO)인 라울 팔은 "BTC 현물 ETF 신청이 암호화폐 시장에 유동성이 공급될 수 있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라며 "지금은 유동성이 사라진 죽은 시장이지만, BTC 현물 ETF 신청으로 새로운 자금이 시장에 유입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갤럭시디지털 마이크 노보그라츠 최고경영자(CEO)도 "블랙록의 이번 ETF 출시 가능성은 지금 BTC에 일어날 수 있는 최고의 호재"라며 "만약 출시까지 이어진다면 기관 투자자들의 시장 유입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블랙록이 지난 6월 신청한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 승인 결과에 따라 시장이 크게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SEC가 블랙록의 ETF 출시 신청을 반려한 사례는 블랙록이 상장 신청한 576건 중 단 1건뿐이다. 이에 이번 BTC 현물 ETF 승인에 대해서도 많은 관계자들이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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