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애플이 크기를 키운 ‘맥북 에어 15’를 출시했다. 전반적으로 완전히 새로운 라인업이 아니라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 ‘에어’ 시리즈 중 크기를 키운 모델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기존 M2 맥북 에어와 다르지 않아 크게 3가지 요소가 구매에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 먼저 가격, 그리고 15인치, 마지막으로 이를 통한 활용(UX)으로 압축된다.
하드웨어 성능은 에어 그대로…유니크한 화면 크기
내부적인 하드웨어 성능은 M2 기반 ‘맥북 에어 13’과 동일하다. 두 모델 모두 기본 모델을 전제로 8코어 CPU와 8코어 GPU로 구성된 애플 자체 실리콘 M2가 두뇌역할을 한다. 메모리도 8GB로 동일하다. 저장장치도 256GB SSD를 내장했다. 1080p 페이스타임 HD 전면 카메라와 터치ID를 내장한 78키 키보드, 802.11ax 규격을 지원하는 와이파이6, 블루투스 5.3, 썬더볼트/USB4 규격을 지원하는 2개의 포트 등 성능과 관여하는 하드웨어는 비슷한게 아니라 동일하다. 추가되는 옵션의 내용도 똑같다.
다만, 디스플레이를 키우면서 그에 따라 달라지는 장점들이 있다. 13인치(34.5cm)에서 15인치(38.9cm)로 늘어나면서 해상도가 2560x1664에서 2880x1864로 올랐다. 크기에 맞춰 해상도가 늘어났다는 건 단순히 기존 화면을 상하좌우 땡겨 늘렸다는게 아니라 표현할 수 있는 화면이 더 추가됐다.
예를 들어 예전 TV CF 장면 중 패널티 킥 상황에서 공을 골대로 찼을 때 오른쪽으로 휘어 들어가는 연출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화면 제한 때문에 공이 골대를 벗어나는 장면까지는 볼 수 없는데, TV 크기를 더 키워 벗어나는 장면까지 볼 수 있다는 의미로 ‘와이드’를 강조한 내용이었다. 이번 맥북 에어 15 역시도 볼 수 있는 화면이 더 늘어난 셈이다. 마치 3.5인치 아이폰4S에서 4인치 아이폰5로 넘어 갔을 때 아이콘 배열을 한 줄 더 볼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물론 크기를 키웠기 때문에 휴대성에서 손실을 볼 수 있다. 크기의 경우 맥북 에어 13이 30.41x21.5x1.13cm였으나 맥북 에어 15의 경우 34.04x23.76x1.15cm로 커졌다. 화면 크기가 커졌으니 전체 크기가 커지는 건 당연지사다.
다만, 맥북 프로 14(M2 프로 기준)와 비교한다면 최소한의 휴대성을 챙기기 위해 노력했음을 엿볼 수 있다. 맥북 프로 14는 31.26x22.12x1.55cm 크기를 갖췄다. 두께의 경우 맥북 에어 15가 0.4cm 더 얇다. 게다가 무게는 맥북 프로 14가 1.6Kg인데 비해 맥북 에어 15는 1.51Kg이다. 크기는 키웠지만 두께와 무게 면에서는 탁월한 디자인을 보여준다.
맥북 에어 15가 주는 3가지 킬링 포인트
15인치 크기에 따른 킬링 포인트는 총 3가지다. 우선적으로 맥북 라인업에 없는 크기다. 애플은 맥북 에어 라인업을 11인치, 13인치로 늘려왔고, 맥북 프로의 경우 기존 13인치를 대체하는 14인치를 가져온데 이어 기존 크기인 16인치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노치 디자인 등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면서 전면 대비 화면비는 점차 커지긴 했으나 더 큰 화면을 요구하는 사용자들은 머리를 싸메고 고민에 빠졌다.
일단 13인치를 벗어나 14인치로 넘어가고자 한다면 대안이 ‘맥북 프로’ 밖에 없다. 문제는 가격인데 맥북 에어 수준의 하드웨어만으로도 충분한 경우 맥북 프로로 넘어갈 이유가 없다. 맥북 에어 13의 가격은 기본모델의 경우 159만원, 맥북 프로 14의 기본모델 가격이 무려 279만원이다. 120만원이나 더 줘야만 13인치에서 14인치로 늘어난 디스플레이를 경험할 수 있다. 한마디로 수지가 안맞는다.
만약 하드웨어는 차지하더라도 더 큰 화면의 맥북을 쓰고자 한다면 이 대안 역시 맥북 프로 16인치밖에 없다. 가격은 349만원. 190만원을 더 줘야 13인치에서 16인치로 늘어난다.
그래서 ‘맥북 에어 15’는 애플 맥북 생태계에서는 유니크한 상품이다. 적당한 성능을 요구하면서도 화면을 좀 더 키워 쓰고자 하는 사용자들에게는 가성비가 괜찮은 상품이 되는 셈이다. 더 큰 화면을 요구한다는 건 때로는 데스크톱 없이 집안에서 또는 휴대하면서 쓰길 원하는 고객들이 선택하는 경우가 있는데, 맥OS를 쓰는 사용자라면 그간 없었던 새로운 대안을 얻은 것이나 다름 없다. 게다가 120만원, 190만원을 더 주는 것이 아니라 30만원을 추가 지불하면 이용 가능한 선택지다. 맥북 에어 15인치의 기본 모델 가격은 189만원이다.
맥북에 없던 새로운 15인치 디스플레이 크기와, 맥북 프로 14 대비 더 얇고 가벼운 휴대성을 갖췄다는데 첫번째 킬링 포인트가 있다면, 다음은 단순 크기만 늘린 것이 아니라 그에 따른 사용자경험(UX)을 챙겼다는 점이다. 크기가 커지면서 본판에 여유분을 알뜰하게 챙겨 넣었다. 그 중 하나가 '포스 캔슬링 우퍼를 탑재한 하이파이 6 스피커 사운드 시스템’이다. 기존 에어 라인업은 4개의 와이드 스트레오 사운드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지만 맥북 에어 15는 프로에서 적용했던 사운드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왔다.
스치듯 지나갈 수도 있겠으나 마우스 없이 트랙패드로 맥북을 컨트롤하는 사용자라면 반길만한 요소도 주목된다. 본판의 크기가 커지면서 트랙패드의 크기도 커졌다. 좀 더 커진 트랙패드를 미끄러지듯 사용하다보면 당시는 느낄 수 없다가도 다시 13인치나 14인치로 넘어가면 크기가 주는 매력의 정도를 알 수 있다.
마지막 킬링 포인트는 노트북에서 빠질 수 없는 전력효율성이다. 사실 이 부분에서 애플의 고집스러움을 읽을 수 있다. 애플 맥북 에어 15와 13 모델의 전력사용시간이 동일하기 때문이다. 무선 인터넷 최대 15시간, 애플TV 동영상 재생 최대 18시간 가량을 사용할 수 있다. 전력 효율의 경우 디스플레이 크기가 클 수록 떨어지기 마련인데 13과 15인치 모델이 동일하다는 건 15인치의 배터리가 물리적으로 확장됐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그 확장의 정도를 굳이 13인치와 15인치를 동일하게 떨어지게 만들었다는 것. 정말이지 고집스럽다.
맥북 생태계에 없었던 새로운 포트폴리오. 그것도 고객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줄 수 있는 제품이 등장했다는 점 자체가 환영할만한 일이다. 그것도 애플에게는 엔트리급에 해당되는 ‘에어’ 라인업에서 크기를 늘리면서도 프로 대비 낮은 가격대를 채택한 것도 고무적이다. 그간 애플이 지적받았던 에어와 프로의 중간다리를 만들어준 것 역시 너무 늦었다고 표현할 정도로 반긴다.
다만, 이왕지사 크기를 늘렸다면 확장성을 고려해 포트까지도 배려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 큰 크기에 비례해 두개의 UBS-C 포트 이외에도 추가되는 USB-C 포트 또는 HDMI, 하물며 SD카드 슬롯이라도 하나 더 달아줬다면 좀 더 차별화되지 않았을까 한다.
맥북 에어 15의 등장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볼 제품으로는 유일하게 터치바를 품고 있는 ‘맥북 프로 13’인듯 하다. 가격을 179만원으로 조정하면서 맥북 에어 15 대비 더 저렴해지기는 했으나 ‘프로’ 라인업으로서 자존심도 상항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성능에서도 살짝 뒤떨어진다. 애플이 새로운 생산라인을 가동했기에 당분간 15인치 모델은 지속적으로 나올 공산이 크다. 그렇다면 이후 애플의 에어 라인업은 13/15인치, 프로 라인업은 14/16인치로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 또는 OLED 패널 도입에 따른 라인업 분화 역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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