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모든 산업의 중추에 소프트웨어(SW)가 활용되고 있다. 전사적자원관리(ERP)와 같이 거의 모든 산업군에서 공통으로 사용하는 SW부터 컴퓨터지원설계(CAD)나 오피스 SW 등 갖가지 형태로 제공되고 있다.
전통적인 방식의 SW는 CD와 같은 저장매체에 담겨져 판매됐다. 그리고 인터넷의 발달 이후에는 웹사이트를 통해 제품을 다운로드받는 형태로 바뀌었다. 이처럼 전달되는 방식은 달라졌지만 SW를 PC나 모바일 등 기기에 설치해 사용한다는 기본 방정식은 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몇년 전부터는 이런 SW 사용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도 이뤄지는 중이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의 전환이다.
22일 <디지털데일리>는 ‘SaaS 고도화 전략 콘퍼런스: 애플리케이션 리빌딩, SaaS로의 여정’ 세미나를 개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의 김단호 인터넷진흥과 과장이 첫 발표자로 나서서 최근 SW 산업의 동향과 SaaS 육성을 위한 국내 정책 방향을 소개했다.
김 단장은 “전 세계적으로 SW 이용 패러다임이 자체 구축 방식에서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으로 변하는 중이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의 발달이 SaaS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AI 챗봇이나 데이터 분석, 나아가 인공위성 제어와 같은 혁신 서비스에도 SaaS가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보기술(IT)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전 세계 SaaS 시장은 2019년 187조원에서 2021년 292.2조원으로 급성장했다. 2024년까지 396.7조원으로, 연평균 16.2%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SW 시장 중 SaaS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23.8%에서 2021년 32.2%로 8.4%포인트(p) 상승했다.
김 단장은 마이크로소프트(MS), 어도비와 같은 전통적인 SW 기업들이 SaaS로 전환했다는 점, 또 고객관계관리(CRM) 솔루션 기업 세일즈포스나 이커머스 플랫폼 기업 쇼피파이 등 SaaS로 급성장했다는 점 등에 주목했다.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글로벌 SaaS 시장에 비해 국내 SaaS 시장의 성장은 다소 미흡하다. 2021년 기준 국내 SaaS 전체 시장은 1조2400억원 정도로 평가된다. 전체 SW 시장 중 SaaS가 차지하는 비중은 17.7%가량으로, 32.2%인 글로벌 시장 평균 대비 14.5%p 낮다.
그는 “국내 SW 기업의 SaaS 전환은 글로벌에 비해 뒤처져 있다. 한글과컴퓨터, 더존비즈온, 안랩 등 경쟁력 있는 주요 SW 기업이 SaaS로 전환했고, 센드버드나 스윗, 두들린 같은 SaaS 스타트업들이 활약하고 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스러운 부분”이라며 다소 저조한 SW 산업의 SaaS 전환율을 지적했다.
과기정통부는 SaaS 전환율이 낮은 배경으로 공공 시장에서의 낮은 SaaS 도입율을 꼬집었다. 공공 입장에서는 원하는 조건을 만족하는 SaaS가 없다 보니 구축형 SW를 선호하고, 기업 입장에서는 SaaS를 개발하더라도 이를 사줄지 불분명하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투자하기 어렵다는 것이 SaaS 시장 성장의 발목을 잡는다는 설명이다.
이와 같은 국산 SaaS의 부재는 서비스형 인프라(IaaS)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과기정통부의 진단이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국산 SaaS의 66.1%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같은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CSP)의 인프라상에서 제공된다. 지난 연말기준 글로벌 CSP의 마켓플레이스에 등록된 SaaS는 2만6732개로, 국내 CSP 249개 대비 100배 이상이다.
과기정통부는 인터넷만 이용할 수 있으면 전 세계 어디서든 제품을 이용할 수 있는 SaaS의 특성상 해외 진출에 유리한 만큼 국내 SW 기업이 SaaS로 전환하도록 장려하는 중이다. 이를 위해 공공 부문에서 민간 클라우드 서비스를 적극 도입하고, 기업들의 SW를 SaaS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관련 인력 및 제도 개선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김 단장은 “현 정부는 국정과제로 SaaS 중심 생태계 조성, 공공 부문의 민간 클라우드 우선 이용이라는 방향성을 제시한 바 있다. 2021년 1102개였던 SaaS 기업을 2026년에 1만개 이상으로 확대하고, 67개에 불과한 공공 SaaS도 대폭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SaaS 기업이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으로부터 저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정책금융도 마련했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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