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양원모 기자]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하청업체 직원들이 퇴거를 빌미로 행복주택 입주자에게 금품을 요구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11일 온라인 커뮤니티 웃긴대학에는 'LH 직원이 짭짤하게 돈 버는 법'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6년 차 신혼부부라는 글쓴이는 "나처럼 무지해 LH 직원에게 부당하게 돈을 뜯기는 피해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며 글을 쓴다"며 최근 LH 행복주택 퇴거 과정에서 겪은 황당한 경험을 소개했다.
행복주택은 LH가 청년, 신혼부부 등에게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하는 공공 임대주택이다. LH 소유이므로 퇴거할 때는 LH 하청 관리업체 직원의 점검을 받아야 하는데, 글쓴이 부부는 이삿날 당일 LH 직원에게 갑작스럽게 "오늘 퇴거가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일부 공간에 곰팡이가 있으니 원상 복구를 해놓고 나가라는 것이었다.
글쓴이에 따르면 이 직원은 "1시간을 줄 테니, 청소를 해놓으라"며 자리를 뜬 뒤 정확히 1시간 후 돌아와 주변을 둘러보고는 "이 상태로는 안 된다. 퇴거가 어렵다"며 난색을 보였다. 이에 글쓴이가 무릎이라도 꿇으며 빌려고 하던 차, 직원은 "비용 청구로 대신하겠다"며 순순히 퇴거를 허가해줬다.
이후 새 아파트에서 짐 정리를 하던 글쓴이는 청소비, 잃어버린 부품비로 13만8000원을 입금해달라는 LH 직원 문자를 받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입금 계좌명이 LH 등이 아닌 퇴거 점검에 동행했던 젊은 직원으로 돼 있었다는 것.
행복주택을 나갈 때는 퇴거 이후 하자 확인에 대비해 보증금에서 60만원을 제외하고 나중에 돌려준다. 이에 수상함을 느낀 글쓴이는 LH 홈페이지를 통해 민원을 넣었고, 민원 담당자에게 "1000원이라도 개인 통장으로 받는 경우는 없어야 한다"며 얼마 뒤 13만 8000원을 돌려받았다고 한다.
글쓴이에 따르면 아파트 측은 입금받은 13만8000원으로 청소 인력을 부르려고 했지만, 생각보다 비싸서 직접 곰팡이를 지웠다고 한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글쓴이에게 전화로 "앞으로 다신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며 사과했고, LH도 글쓴이에게 "해당 직원에게 다신 이런 일이 없도록 주의를 줬다. 죄송하다"는 뜻을 밝혀왔다고 한다.
글쓴이는 "속으로 '징계도 없이?'라고 생각했지만,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생각해 그냥 알겠습니다, 하고 전화를 끊었다"며 "LH 임대아파트는 사회적 약자, 연로한 분들이 많은데 저처럼 압박이 들어오면 돈을 보낼 수밖에 없겠더라"라고 적었다.
이어 "일반 회사였으면 당장 잘리고 고소도 가능한 상황인데, 그냥 주의 주는 정도로 끝나서 '이래서 공무원 하는 건가' 싶었다"며 "그 사람들 지금까지 얼마나 이런 식으로 벌었는지 모르겠는데, 같은 식구까지 넘어가는 것 같아서 어이가 좀 없었다"고 덧붙였다.
네티즌들은 "뉴스에 나올 일"이라며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목소리 높였다. 한 네티즌은 "LH에 민원이 들어간 이상, (하청)업체 용역 계약이 달려 있는 문제라 경중에 따라 조치가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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