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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인싸] 엉뚱·솔직함으로 신입사원 다독이는 ‘도구리’…어디서 왔니?

오른쪽부터 엔씨 캐릭터스튜디오실 브랜드마케팅팀 권요진 팀장, 조소윤 팀원
오른쪽부터 엔씨 캐릭터스튜디오실 브랜드마케팅팀 권요진 팀장, 조소윤 팀원

[디지털데일리 오병훈 기자] “엉망진창 막내여도 괜찮아, 귀여우면 됐지!”

게임사 엔씨소프트(이하 엔씨) 브랜드 캐릭터 ‘도구리’가 전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엉뚱, 솔직한 모습들로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내딛은 2030 청년 세대에게 공감과 위로를 건네는 것이다. 예컨대, 직장 상사 지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음에도 “네 알겠습니다!”라며 당차게 대답하는 도구리 모습은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직장 생활 속 상황을 상기시킨다.

친근한 외모에 유쾌한 표어로 대중들 관심을 모은 도구리는 어떻게 탄생하게 됐을까? <디지털데일리>는 지난 2021년부터 도구리 기획에 참여해 온 권요진 엔씨 캐릭터스튜디오실 브랜드마케팅팀 팀장을 만나 도구리 탄생 비화를 들어봤다.

도구리 탄생은 한 엔씨 임직원이 사내 게시판에 올린 게시물에서 시작됐다. 지난 2020년 엔씨 사내 게시판에는 ‘리니지2M 속 너구리 몬스터를 캐릭터로 만들어 달라’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은 많은 임직원 호응과 관심을 받았으며, 이내 새로운 브랜드 캐릭터 제작을 고민 중이던 캐릭터스튜디오실 직원들에게까지 전해졌다.

권 팀장은 “당시 새로운 브랜드 캐릭터 연구를 위해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내고 폐기하기를 반복하던 시기였다”며 “어떤 캐릭터를 만들지 고민하던 중 해당 게시물을 보게 됐다”고 회상했다.

오른쪽부터 권요진 팀장, 조소윤 팀원
오른쪽부터 권요진 팀장, 조소윤 팀원

도구리는 엔씨 대표 게임 ‘리니지2M’에 등장하는 몬스터 ‘도둑 너구리’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도둑 너구리는 힘든 상황에서도 희망으로 가득 찬 ‘뉴비(Newbie)’ 콘셉트 몬스터다. 이에 따라 도구리는 본래 도둑 너구리 몬스터 캐릭터 특성을 살려 뉴비를 대변하는 캐릭터로 설계됐다.

권 팀장은 “회사가 보유한 캐릭터 지식재산권(IP)을 재해석해 완전히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겠다는 목표가 있었다”며 “도둑 너구리는 리니지2M에서 나왔지만 도구리는 리니지2M을 모르는 사람도 좋아하는 캐릭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도구리 콘셉트는 출시된 이후로도 수정 과정을 거쳤다. 처음 시작은 뉴비를 대변하는 캐릭터였지만, 콘텐츠 타기팅을 구체화하기 위해 뉴비 중에서도 신입사원을 대표하는 콘셉트로 바뀌게 됐다.

권 팀장은 “도구리를 접하는 사람들에게 ‘뉴비’라는 콘셉트가 조금 막연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고, 이에 조금 더 콘셉트를 명확하게 좁히게 됐다”며 “도구리를 통해 제작되는 여러 콘텐츠 후보 중 ‘직장 생활 뉴비 신입사원’으로 콘셉트가 수정됐다”고 전했다.

도구리 콘셉트가 신입사원인 만큼, 콘텐츠 제작 과정에는 브랜드마케팅팀 막내 사원 의견이 적극 반영된다. 조소윤 캐릭터스튜디오실 브랜드마케팅팀 팀원은 “막내사원이던 당시 제작하게 된 콘텐츠 ‘도구리 생존 유형 테스트’는 이용자 선택에 따라 도구리가 직장생활을 이어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당시 심리 테스트 ‘MBTI’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재밌게 작업에 임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엔씨는 도구리 출시 이후 각종 관련 굿즈를 선보인 바 있다. 가장 인기가 많았던 굿즈로는 도구리가 그려진 티셔츠다. 앞으로는 “넵! 알겠습니다”라고 답변하며 자신있어 하는 도구리 모습이 담겼지만, 뒤로는 “모르겄는디”하며 어리둥절해 하는 도구리를 마주할 수 있다.

오른쪽부터 권요진 팀장, 조소윤 팀원
오른쪽부터 권요진 팀장, 조소윤 팀원

조 팀원은 “해당 티셔츠는 지금도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지속적으로 회자가 되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며 “새롭게 선보인 티셔츠도 1주일만에 품절됐으며, 티셔츠 외에도 도구리 캐릭터가 그려진 펜도 인기가 많은 편”이라고 전했다.

권 팀장은 “이용자 참여형 굿즈를 제작하기 위해 최근 진행 중인 팝업스토어에서 도구리 신용카드 디자인 시안 투표도 진행했다”며 “이용자 의견을 반영한 디자인으로 연내 출시 예정이며, 현재 여러 카드사와 제작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엔씨는 도구리를 주인공으로 삼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콘텐츠도 다양하게 생산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신입사원 도구리 일상을 담은 웹툰, 밈(MEME) 등 콘텐츠를 연재 중이다. 유튜브 채널에서는 ‘도구리 오리지널스’ ‘도구리 브이로그’ 등 영상 시리즈도 선보이며 캐릭터 세계관을 구축하는 중이다.

권 팀장은 “도구리 콘텐츠는 주로 퇴근길 시간에 업데이트되는 경우가 많다”며 “직장인들이 퇴근길에 도구리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보며 웃었으면 좋겠다. 도구리가 작은 공감을 줄 수 있는 그런 캐릭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엔씨는 오는 16일까지 삼성 코엑스몰에서 ‘도구리 오피스 막내사원 오리엔테이션’ 팝업스토어를 개최한다. 팝업스토어에는 도구리 모습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을 비롯해 도구리가 그려진 스티커를 붙이거나, 핀 배지를 제작하는 등 체험 공간 등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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